▲ 박명삼 연구소장이 '과학으로 만드는 아름다움, 화장품'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명삼 연구소장은 이과대 학생들이 공부하는 전공 학문이 화장품 분야에 쓰인다며 강연의 운을 뗐다. 그는 ‘O/W’, ‘W/O’, ‘W/O/W’ 용어를 언급하며 화장품 원리를 설명했다. 이 용어는 화장품을 이루는 핵심 성분인 물과 오일이 어떤 식으로 섞여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O/W’는 물 입자 안에 오일이 섞이는 것이고, ‘W/O’는 오일 안에 물이 섞여있며, ‘W/O/W’는 입자가 더 세밀하게 섞여있는 것이다. 그는 “물과 오일은 분리될 수밖에 없는데, 그 분리되는 시간들을 어떻게 늦출 수 있는가가 화장품 기술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물과 오일처럼 서로 잘 섞이지 않는 성분을 섞이게 하는 걸 유화라고 하고, 잘 섞이게 만드는 것을 계면활성제라고 하는데, 유화 기술이 즉 화장품 기술력이라는 것이다.
박명삼 연구소장은 오일이나 물 자체는 투명한데, 로션이나 크림은 백색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화장품에 숨어있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원래 물과 오일을 각각 보면 투명하지만, 입자들의 크기가 400나노 이상이 되면 표면에서 빛이 산란돼 하얗게 보이는 것”이라며 “입자들을 400~700나노 가시광선 내에서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색상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색조 화장품의 ‘살색’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사람의 피부색을 이루는 성분에는 헤모글로빈, 카로틴, 멜라닌이 있는데 이 성분들의 색상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헤모글로빈은 빨간색, 카로틴은 갈색, 멜라닌은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색조화장품의 ‘살색’도 빨간색, 노란색, 갈색을 이용해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이 쉬워보이는 분야지만, 이렇게 많은 과학이 숨어져 있는 결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명삼 연구소장은 화장품 시장의 현황을 짚으며 화장품 업계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2014년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52조 원 규모이지만, 아직 화장품을 사용하는 지역은 주요 도시에 한정돼 있어 앞으로는 몇백조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며 “화장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이고 기술집약적이기에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냈다.
글·사진│강수환 기자 swa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4 1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