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조치원역으로 가는 셔틀버스 안. 만석인 버스 통로엔 입석으로 탑승한 학생들이 꽉 들어차있다.
세종캠퍼스 학교-조치원역 간 셔틀버스가 입석으로 운행돼 학생들의 안전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오후 9시 57분까지 셔틀버스는 하루에 120차례 왕복 운행된다. 그중에서도 많은 학생이 몰리는 시간은 1교시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전, 점심시간, 오후에 수업이 끝나는 시간대다. 이 시간대마다 셔틀버스는 좌석 수를 초과해 입석으로 운영된다. 영업용 시내버스와는 달리, 셔틀버스에는 입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나 봉이 없어, 사고가 났을 시 그 위험도는 더 크다.
셔틀버스가 입석으로 운행되는 데에는 학생들의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 입석으로 승차를 하는 학생들은 기차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캐리어를 끌고 입석으로 승차한 권수현(인문대 영문14) 씨는 “서서 가야해서 위험하긴 하지만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입석으로라도 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는 학생들의 요구로 입석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기사는 “입석으로 학생들을 더 태우는 건 우리도 싫다”며 “좌석이 다 차서 태우지 않으면 기차 시간을 놓친다고 학생들이 오히려 화를 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상 이는 위법 행위에 해당된다. 법무법인 ‘정립’ 고현종 변호사는 “일반버스에 해당하는 학교 셔틀버스의 경우 일반도로 운행 시 승차정원의 110%를 초과하여 학생들을 승차시킬 수 없다”며 “예컨대 학교 셔틀버스 승차정원이 45인인 경우 49인을 초과하여 학생들을 승차시켜 운행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캠퍼스 학생복지팀은 셔틀버스가 입석으로 운행되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는 반응이다. 학생복지팀 최재현 과장은 “셔틀버스 입석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이와 관련된 민원이나 불만이 들어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입석 승차에 거부감을 느끼진 않지만 학생 수요에 비해 버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강기득(과기대 디스플레이07) 씨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많은데, 배차는 그에 비해 적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도연(공공행정12) 씨는 “셔틀버스가 부족해 많은 학생들이 입석으로 승차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지속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안전을 위해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증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코리아투어 박진수 사장은 “입석으로 운행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증차와 관련된 문제는 학교 측과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코리아투어와 2014년 9월 입찰을 통해 2년 계약을 했기에 증차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재현 과장은 “증차를 위해선 필요한 운행횟수나 학생들의 이용현황 등을 충분히 파악해야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건설도시국 교통과 측은 “일반도로에서 일반버스의 입석 행위가 안전에 문제가 있지만, 학생과 학교의 편의를 생각해 아직까지는 조치를 취하고 있진 않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 입장에서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강수환 기자 swa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05:1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