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평의원 선출규정이 개정된 후 처음으로, 27일 본교에서 대학평의원회(의장=김일수 명예교수, 평의원회)가 열렸다. 이번 제 2차 평의원회에서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추천위) 위원 추천이 주로 논의됐다. 이번 평의원회에서 학생평의원은 평의원회 구조 개선과 학생 추천 개방이사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본교 기획팀은 학생평의원의 요구가 평의원회 내부에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음 제 3차 평의원회는 4월 28일 본교의 2014년 결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다.

제2차 평의원회 구성과 내용은

평의원회는 사립학교법 제26조에 따라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설치된 심의기구다. 이번 평의원회는 개방이사 선임 대상자를 법인에 추천하는 비상설기구인 개방이사추천위원회(추천위)에 교우 1명과 교수 1명을 추천위원으로 선정했다. 추천위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법인, 본교, 고려사이버대, 법인소속 고등학교 등에서 선정한 추천위원 9명으로 구성돼 법인이 선임하고자 하는 개방이사 대상인원의 2배수를 법인에 추천하는 기능을 한다. 개방이사는 추천위의 추천인 명단을 토대로 법인이 이사로 선임한 외부인사를 뜻하며,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 정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그들은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회는 2007년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방이사제를 도입했지만, 본교 법인은 지금껏 개방이사를 선임한 적이 없다. 박원익 대학원총학생회장은 “뒤늦게나마 본교에서도 개방이사제가 시행되는 것을 환영한다”며 “개방이사가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 강사들의 목소리도 대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평의원회는 교원평의원이 위촉되지 않은 채 열렸던 2014년 4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열린 평의원회다. 평의원회 개회가 늦어진 이유는 교원평의원 선출방법을 두고 학교 본부와 교수의회간의 갈등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4일 관련 규정이 교원평의원의 선출을 교수의회가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개정되면서 이번 평의원회에는 교원평의원이 참석했다. 평의원회에서 간사를 맡은 김동조 기획팀 과장은 “이번 평의원회는 교원평의원이 참여해 완전한 모습을 이뤘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본교 평의원회는 운영규정에 따라 13명의 평의원으로 구성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평의원회에는 개인 사정으로 1명의 교원평의원이 사퇴하고 2명의 교원 평의원이 불참했다. 평의원회에 참석한 평의원은 △서창록(국제대학원) 교수 △이진한(이과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교원평의원 2명, △박정기 기획팀장 △김재년 직원노조지부장 직원평의원 2명, △박원익 대학원총학생회장 △서재우 안암총학생회장 학생평의원 2명, △김종빈(법학과 67학번) 교우 △구본홍(정치외교학과 68학번) 교우 교우평의원 2명, △김일수(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자강산업 민남규 회장 대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평의원 2명 총 10명이다.

학생추천 개방이사제 주장 제기

학생평의원은 이번 평의원회에서 △학생평의원 증수 △학생추천 개방이사제 도입을 요구했다. 서재우 안암총학생회장은 “본교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총 2만 5천 명으로 학내 절대다수를 이루는데도 학생평의원 수가 2명에 불과한 것은 대표성과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대학의 예결산을 심의하는 평의원회에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교 기획팀은 평의원회의 구성은 법인 정관에서 규정하는 만큼 학생평의원의 주장은 법인 정관의 수정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동조 과장은 “평의원회가 해당 정관에 대해 직접적인 개정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평의원회 내부에서 학생평의원의 증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법인에 정관 개정을 요청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학생평의원은 이번 평의원회에서 본교의 학생추천 개방이사제 도입도 요구했다. 안암총학생회(회장=서재우, 안암총학)와 대학원총학생회(회장=박원익, 원총)가 ‘학생추천 개방이사 후보선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 선거인단이 뽑은 최종 1인의 후보자를 법인의 개방이사로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평의원회 내부 추천위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개방이사제와 차이가 있다. 원총은 학생추천 개방이사제가 도입된다면 법인 이사회 내부에서 학생의 의견이 반영돼 투명한 대학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원익 원총회장은 “현재 본교 학생대표들은 등록금 등 대학운영 사안에 대한 심의만 할 수 있을 뿐 의결권은 없다”며 “학생추천 개방이사제의 도입을 통해 법인 이사회가 민주적 대학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학생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본교 기획팀은 해당 내용 역시 평의원회 내부에서 논의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동조 과장은 “개방이사 선임에 대해선 평의원회가 실질적으론 아무런 관여도 할 수 없다”며 “평의원회는 추천위에 들어가는 위원만 추천할 뿐 추천위는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cona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03: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