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문은 1면의 배치가 좋았다. ‘염재호 총장에게 듣는 고려대의 청사진’에서 염 총장의 사진 구도와 배경, 글자 색, 인용구가 전체적인 1면과 잘 어울린다. ‘뛰어넘은 게이트, 넘어버린 양심의 선’ 기사와 ‘취업과 학문 사이에 흔들리는’ ‘대학구조조정’ 기사를 1면에 배치한 것도 중요한 1면 감 기사가 제대로 배치돼 있어 좋다. 학생들이 하나스퀘어 플립게이트를 뛰어 넘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도 역동적이다.

이번호는 4면의 ‘오늘 밤에도 그들의 일거리는 쌓여간다’ 기사가 좋았다. 우선 새벽부터 미화원 A씨와 동행해 하루를 관찰한 점이 좋았다. 품을 팔았다는 느낌이 든다. 미화원 분들의 멘트를 사용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기자가 직접 따라가 보이는 모습을 그림 그리듯이 보여줘 ‘얼마나 힘든지’ 굳이 기자가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독자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했다. 특히 젓갈과 물김치를 반찬 삼아 한 끼를 때운다거나, 쓰레기봉투 끝으로 액체가 흘러내린다거나 하는 모습을 서술한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기자회견, 인터뷰 내용보다 이런 담담한 어조로 그리듯 보여준 기사가 더 설득력 있다. 끊임없이 읽었다. 지금 미화노동자 분들이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아래 사이드 기사로 써 줬는데 탑 기사를 읽고 사이드를 읽으니 이해도 잘 되고 설득력 있다) 시의성 있는 좋은 기사였다고 본다.

반면 10, 11면의 ‘떨어질 때마다 제 삶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요’ 기사나 12, 13면의 ‘당신은 지금 그대로도 예쁘거든요’ 기사는 부족했다. 전자는 대학생 취업 고충을 잘 집어낸 글이라 공감이 됐다. 비상경 계열 학생이 토로할 수 있는 고충, 청년을 ‘달관세대’라 표현한 일부 일간지 표현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다만 ‘대기업 선호할 수밖에 없어’ 소제목에서 ‘꿈이 없다’라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걸 강조하는 ‘취업 비결은 직무적합성과 뻔뻔함’ 기사와 내용상 조금 부딪히는 것 같다. 또한 기사를 읽다보면 청년 세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동시에 다른 기획으로 뽑을 수 있을 법해 보이는 여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온다. ‘꿈이 없다’, ‘비상경계열’ 등. 이를 이 기사 내부에서 설명해주거나 방어해 주거나, 혹은 비판하거나 하는 내용이 덧붙여졌으면 좋았을 거라고 보는데 단순 인터뷰 취합 내용으로 기사를 구성한 게 아쉽다. 결국 기사를 읽으며 든 생각은 청년실 문제와 사회에서 청년을 비판하는 내용들이 ‘아주 부풀려진 것만은 아니다’다. 이는 2번에 쓴 내용과도 연결되는데, 결국 ‘꿈이 없어진’ 청년이 많아진 이유 등을 기사 내부적으로 짚었다면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고 기획을 키울 수 있었을 거라 본다. 후자는 조금 단편적인 부분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사례를 여러 개 모아 기사를 키웠으면 더 좋았을 거라 본다.

전체적으로 기획이 좋아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많았다. 기사를 정리하려는 기자의 노력도 엿보였고, 기획기사들의 경우 문제의식을 가지려 노력한 기사가 많이 보였다. 다만, (기사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취재원이 익명 처리된 기사가 많아 신뢰성이 조금 떨어졌다. 정리하려는 노력은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방대한 내용의 정보가 기사에 들어가 정리가 잘 안 돼 읽기 힘든 기사도 많았다.


조유미(문과대 노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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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2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