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호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고려대학교가 역사와 함께 했던 110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방향에 대한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이번 호가 되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표지에 있는 고려대학교의 역사와 현재의 역동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사진은 신문을 보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두말 할 나위 없이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았던 기사는 8면 기획기사 ‘대학, 지식창출과 비판적 지성의 역할을’이다. 대학교는 현재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정녕 나아가야할 길을 알고 변화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학본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혁을 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대학은 취업학원이 아니라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녕 이들이 모두 참여한 공론의 장에서 대학이 나아가야할, 지향해야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고대 신문이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 기사가 더욱 많은 독자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토론하는 데에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2면 보도기사 ‘성북구청의 눈치보기로 지연되는 개운산 기숙사 신축’의 경우는 객관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기사를 쓴 후에 지면에 올리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할 점은 과연 객관적인 기사가 작성되었는가의 여부이다. 여론형성의 기능은 우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 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는 다소간 편중된 의견이 실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숙사를 원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고려대학교학생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쓰여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을 채로 일부 원룸업자들이 반대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기사의 객관성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기사인 것 같다.

이번 호에서 굳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고대신문이 스스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고심한 흔적은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교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좋지만, 1775호 까지 , 그 간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대신문이 지속될 수 있었던 역사의 세월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기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24면의 신문을 다 읽을 때까지 그러한 고민을 찾기는 힘들어 보였다. 다음 호에서는 학내언론의 미래가 곧 그 학교의 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 더 학내신문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번 독자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하경호(경영대 경영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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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3 19: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