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정기전 잠실 축구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 뱃노래를 기억하는가? 우리학교 축구부는 고연전 역사상 최초 ‘전승 우승’에 마지막 점을 찍었다. 그야말로 감격의 순간이었다. 작년 축구부의 승리는 정기전 5연승의 기대를 좌절시킨 2013년 패배를 설욕하는 순간이었기에 그 짜릿함은 더욱 강렬했다. (2009승 2010승 2011승 2012승 2013 패 2014승) 올해 우리학교 축구부는 그 감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축구부 서동원 감독(체교 92)은 “기대한 만큼 잘해주고 있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 축구부 상반기 성적표, “역시”

축구부의 상반기 성적은 초반의 불안함을 뛰어넘으며 역시 기대했던 바를 져버리지 않았다. 초반에는 춘계연맹전 한양대와의 경기에서 안타깝게 조기탈락하면서 (PK 4:5)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동원 감독은 “기존에 주로 3월에 열렸던 춘계연맹전이 2월에 열리면서 충분히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준비기반이 충분했다면 좋은 경기로 이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초반 모두의 걱정을 비웃듯 우리학교 축구부는 다시 이빨을 드러내며 연승행진을 이어나갔다. 1:0 스코어로 숭실대를 제치고 서울특별시장기 축구대회 승기를 가져왔는가 하면 추계연맹전에는 ‘27년만의 우승’을 거머쥐면서 우리학교 축구부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특히나 추계연맹전 결승에서는 3:2 스코어로 ‘연세대’와의 짜릿한 한 판 승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클 것이다. 현재 U리그 성적 11승 2무 1패로 3권역 2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학교 축구부는 최근 권역 1위 인천대와 경기장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2:0 깔끔한 무실점 승리. 남은 것은 정기전뿐이다. 우리 축구부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환상의 호흡, 최강 공격 라인

명준재-김건희-허용준 트로이카

명준재-김건희-허용준으로 이뤄지는 공격라인은 자타공인 최강 네임밸류다. 서동원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대로만 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진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명준재 (체교13, FW)

주로 왼쪽에서 ‘윙 포워드’ 역할로 플레이하는 명준재 선수는 팀의 구심점 역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아무리 철벽같은 수비가 버티고 있더라도 ‘침투하는 드리블’로 진영을 뚫고 들어가는 능력이 명준재 선수의 강점이다. 명준재 선수는 침투 움직임은 언제나 관중들에게 속시원한 응원을 가능케 해준다. 지난 추계연맹전 첫 경기에서(VS홍익대 3:0 승) 명준재 선수는 홍익대 수비진을 차단하고 골문까지 쇄도해 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리의 쐐기 골을 박았다. 잠실 주경기장에서도 명준재 선수의 돌파 움직임을 기대해보자.

김건희 (체교14, FW)

대학 축구계에서 김건희를 모르면 간첩. 입학 전부터 고려대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일명 골 폭격기로 불리는 김건희 선수 매 경기에서 그의 환상 드리블과 골장면으로 상대팀 선수도 놀라게 한다. 추계연맹 결승전(VS연세대 3:2 승)에서도 김건희는 능숙하게 볼센스를 발휘하여 우승에 한몫 했다. 평소엔 장난끼 많은 그가 경기장 안에만 들어서면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것이 그만의 특징이다. 김건희 선수는 작년 AFC-19 출전으로 정기전에 뛰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경기가 그의 ‘첫’ 고연전이다. 김건희 선수는 “처음뛰는 고연전인데 지게 된다면 평생 한이 될 것 같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내비쳤다.

허용준 (체교12, FW)

2014 고연전 울려 퍼진 승리의 뱃노래, 그 한 가운데에는 허용준 선수가 있었다. 멀티골을 기록하며 2-0 승리로 이끈 허용준 선수는 이제 4학년으로 마지막 고연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허용준 선수는 추계연맹전에서만 총 4골을 기록하면서 득점왕 자리를 꿰찼으며 결승에서는 교체 투입된 지 10분만에 김건희 선수를 도와 2-1 역전에 기여한 에이스 선수이다. 득점왕 허용준 선수가 이번에도 ‘연세대 킬러’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끈끈한 플레이로 밀어붙여라

우리학교 축구부의 특징은 ‘패스 플레이’다. 서동원 감독은 “공격적으로는 조합플레이를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우리팀의 장점”이라며 우리학교의 팀 전술을 강조했다. 환상적인 조합플레이의 기저에는 선수들의 끈끈한 뭉침과 패스 플레이가 있다. 주장 이민규(체교12, MF) 선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팀은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바르셀로나 축구랑 비슷한 것 같아요”

연세대의 세트피스 상황을 막아라

올 시즌 연세대와 2번의 비정기전에서 총 7골이 터졌다. 7월 17일에 추계연맹전 예선전 1:1 무승부와 결승전 3:2 승리. 3골의 실점 모두 연세대의 세트피스 상황으로부터 터졌다. 특히나 결승에서의 2골은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서동원 감독은 “어떻게든 연세대에 코너킥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트플레이에서는 킥을 차는 선수들의 능력이 가장 중요시된다. 연세대는 킥커로 나서는 선수들의 기량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특히나 연세대 최준기(연세대 13, DF) 선수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에 득점에 일조하고 있다. 고려대 명준재 선수는 "최준기는 내가 아는 수비수 중에 가장 잘하는 선수“라며 최준기 선수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세대는 최준기 선수 외에도 한승규(연세대 15, MF) 전주현(연세대 15, MF) 황기욱(연세대 15, MF) 등 15학번 새내기들이 크게 활약하고 있는 팀이다.

목표는 5:0, 완벽한 승리를 기대하라

주장 이민규 선수가 ‘목표 스코어가 몇이냐’는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감독님은 5:0이라고 하시는데 그건 좀 무리일 것도 같고(웃음)”

선수들의 완벽한 승리에 대한 목마름은 그 누구보다도 간절해보였다. 추계연맹전 이후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은 최상으로 치솟았다. 서동원 감독은 “선수들의 단결을 위해 단합대회를 다녀왔다”며 “밤새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더욱 단단히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모든 것은 준비되었다. 선수들은 이제 경기장으로 박차고 나갈 때다. 언제나 그랬듯이 준비된 그들의 승리!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그들에 대한 신뢰와 응원이다.

강은 기자(qamis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