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자가 없다’ 고려대, 무패행진 계속

‘대학 최강’이란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준 한 해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농구부는 2015 대학농구리그 14연승, 제31회 MBC배 경산시 전국대학농구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홀로 질주하고 있다. 지난 해 짜릿한 역전승으로 정기전 4연승을 이뤄낸 우리학교 농구부, 올해도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고연전 농구 최초의 5연승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대학농구리그 기록지. 전반적인 기록이 앞서나 리바운드와 자유투 등에서 연세대가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 (9월 13일 기준)

막강 전력 고려대, 5년 연속 포효할까?

올해 고려대는 그야말로 물샐 틈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엽(체교12, G)과 최성모(체교13, G)가 지키고 있는 앞선부터 골밑까지 빈틈이 없다.이종현(체교13, C)과 강상재(체교13, F)의 트윈타워는 이승현(체교11, F)의 공백을 완벽하게 채우며 올해 역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드래프트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문성곤(체교12, F)역시 공수 양면에서 활발하게 뛰며 고무공 같은 탄력을 보여주고 있고 최성모는 빠른 발로 팀에 스피드를 더해준다. 그리고 주장 이동엽이 이들을 안정적으로 조율한다.

벤치에는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는 식스맨들이 대기하고 있다. 최근 많은 경기에 출장해 한껏 기량이 올라온 김낙현(체교14, G)은 수준급의 돌파력과 안정적인 슈팅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폭격기’ 전현우(체교15, F)도 신입생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투입되는 경기마다 활약하고 있고, 이외에도 정희원(체교13, F), 장태빈(체교15, G)등이 있다.

그러나 전력이 앞선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정기전 중 가장 분위기를 많이 타는 종목이 농구이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당일 연세대의 압박수비와 심적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는지가 우리학교 농구부의 가장 큰 숙제다. 이민형(체육 84) 감독은 “2011년도에 모두가 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겼다. 올해는 반대로, 모두가 이길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질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자만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할 것임을 밝혔다.

신촌골 ‘참새’들 연패의 사슬 끊을 수 있을까

연세대학교는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에서 고려대 패한 뒤 이어진 경희대와의 경기에서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골밑을 단단하게 지켜주던 김준일(체교11, 서울삼성)이 졸업한데 이어 좋은 슛감을 보이던 허웅(스레12, 원주동부)마저도 프로 조기 진출로 팀을 떠나면서 팀의 공백을 쉽사리 채우지 못하고 있다. 팀의 주장인 정성호(체교12, F)는 올해 정기전 출전이 처음으로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준용(체교13, F)이 공수 양면에서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 최준용이 경기 후반까지 버티지 못하면, 팀의 경기력 또한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고려대에 전력이 많이 뒤처지는 건 아니다. 농구대통령 허재의 차남인 허훈(스레14, G)은 지난 8월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본인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현 KBL최고의 가드라고 평가받는 양동근과의 매치업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허훈은 영양가 만점의 패스와 폭팔적인 득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박인태(스레13, C)도 최근 골밑에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최준용, 안영준(스레14, F), 정성호를 앞세운 포워드진 역시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다. 9월 8일(화)열린 대학농구 리그에서는 중앙대를 74:59로 격파했다. 은희석(상경96) 감독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후반기 상승세를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INTERVIEW]

이민형 감독 인터뷰

올해 고려대의 전력이 막강하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 앞선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이 더 부담이다. 높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작전을 쓰고 외곽에서 슛 찬스를 많이 잡아서 외곽 득점이 많아지면 손쉬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복병은 그 날 컨디션이다. 슛 컨디션이나 상대팀 수비 전략의 변화 같은 것을 얼마큼 능동적으로 대처 하냐는 것이 숙제다.

고려대 농구부의 강점은?

강점은 성실함. 성실함이 결국 개개인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스타 플레이어라고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계발을 했기 때문에 팀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이승현 선수의 공백을 강상재가 충분히 매꾸었다. 특히 최성모 선수와 김낙현 선수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본다. 이종현 선수도 3학년이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팀이 한결 업그레이드 됐다고 생각한다.

이동엽 선수 인터뷰

고연전 결과를 예측해 본다면?

우리가 무조건 이길 것 같고 10점에서 15점으로 이길 것 같다. 고려대가 연세대보다 10점 정도 낫다고 생각한다. 농구에서 두 자릿수 점수 차라는 것은 굉장히 큰 점수 차다.

고려대 농구부의 약점은?

우리학교 농구부는 대학에서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 중에 방심 아닌 방심이 가끔씩 나온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문성곤 선수 인터뷰

마지막 정기전, 기분이 어떤지.

1학년 때 정기전 기억이 난다. 그때는 힘들다 힘들다 했는데, 벌서 마지막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이 재밌는 경기가 마지막이라니 아쉽기도 하고,부담감도 많이 된다. 이기는 자보다 지키는 자가 더 부담이 큰 것 같다. 졸업하는 학년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현재 몸 컨디션은?

발목 부상이 있어서 9월 초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그래도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요즘 명상을 하고 있다.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서“내 자신을 믿자.”라고 생각한다. 다치는 동작을 떠올리면서‘안 다친다’고 머리 속에 세뇌시킨다

정희영 기자 (heeyoung031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