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의 임기가 절반이 지났다. ‘빛나는 당신, 이어진 우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별:자리’는 △월별 교육제도 개선 △합리적 등록금 인하 △본교 통합 어플리케이션 도입 등을 약속했다.

지난 반년 간의 행보와 공약 이행에 대해 학생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본지는 5월 26일부터 9일간 ‘총학생회 중간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단과대와 학년, 성별 비율을 고려해 안암캠퍼스 597명을 표본으로 설정했다.

사회참여, 과일 판매 사업 만족도 높아
안암총학의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5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사회참여(3.26점), 복지(3.22점)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안암총학의 상반기 활동 중 학생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분야는 사회참여였다. 안암총학은 세월호 참사 2주기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선언 등 다양한 연대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활발한 사회참여 활동을 보여 왔다. 일부 학생들은 현 안암총학이 학내 활동보다 사회참여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대부분의 경우 총학생회답게 정치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생들은 안암총학의 복지 활동을 두 번째로 높게 평가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특히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사였다며 과일 판매 사업에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과일 판매 사업에 의문을 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에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과일 판매는 생활협동조합 발족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지적된 소통 문제
안암총학의 상반기 활동 중 소통 분야는 5점 만점에 2.52점으로 평가 영역 중 가장 좋지 못한 평가를 얻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안암총학의 소통 태도에 큰 불만을 표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작년 총학과 마찬가지로 소통 창구가 온라인에만 치우쳐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현 안암총학이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전기전자공학부의 한 학생은 “2009년도부터 총학생회 활동을 지켜봤는데 올해 총학생회는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공약 진행 상황이나 결과에 대한 보고가 미비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내사회에 깊은 관심을 표현한 미디어학부 4학년 학생은 “학생들에게 정책 진행 상황 보고나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공약 진행 상황이나 결과에 대한 보고가 약하다는 의견은 인정하고, 내부적으로도 피드백을 받았다”며 “1학기 전체 활동에 대해 리플렛을 기본으로, 웹 자보나 오프라인 자보 형태로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공약이행률에 대한 지적도
일부 학생은 안암총학의 공약이행률이 낮다며 공약이행을 촉구했다. 안암총학은 작년 선거에서 △과반별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청구를 통한 합리적 등록금 인하 △드랍제도 부활, 수강신청제도 개선 등 매달 하나씩 8개 교육제도개선 △본교 통합 어플리케이션 도입 △생활비장학금 신설 △자취방, 알바 프로젝트의 5대 핵심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한 학기가 지난 현재 본교 통합 어플리케이션 도입, 교육제도개선 등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선본시절 별:자리는 3월에 드랍제도 부활, 4월에 이중전공/융합전공 합리화, 5월에 대형강의개선/전임교원확충을 약속했지만 바뀐 것은 없다. 이화평(생명대 식자경12) 씨는 “3월 드랍제도 부활 공약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 공약이 시행되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국제학부 1학년 학생은 ‘총학생회’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로 ‘실패’를 꼽으며 “많은 공약이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통합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전산처와 협조하며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 달에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1차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별 교육제도에 대해서는 “교육권리찾기운동을 진행하며 전반적인 계획이 수정됐고 앞으로 교육정책국을 중심으로 교육관련 의제를 지속적으로 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금 문제 해결에 중점 둬야
학생들이 안암총학이 남은 임기동안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고 응답한 공약은 과반별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청구를 통한 합리적 등록금 인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 39.8%가 남은 임기동안 등록금 인하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으며, 교육제도개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응답한 학생도 36.4%에 달했다. ‘통합 어플리케이션 도입(10.0%)’, ‘자취방, 알바 프로젝트(6.0%)’, ‘생활비장학금 신설(5.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학내이슈 역시 등록금 문제이기 때문이다. 응답자 42.8%가 등록금 문제에 가장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고 답했다. 공과대 4학년 학생은 “공과대는 실험실습비로 인해 다른 단과대보다 등록금이 높은데, 정작 장비는 노후해 그 사용내역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승준 등록금심의위원회 대응특별위원장은 “방학기간에 학과별 실습비 사용내역을 들고 각 단과대운영위원회를 방문해 학과회장들에게 학과장 면담을 부탁할 예정이고 그 결과를 수합해 또 다른 대응을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산 자료 분석 등 작업을 미리 해 내년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조금 더 탄탄한 논리로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입학금, 법인전입금 등에 대한 의제도 환기해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지지와 칭찬을 해주신 분들, 펜을 들어서 쓴 소리를 적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내부적으로 남은 1학기와 방학동안 진행했던 사업, 진행할 사업, 내세웠던 공약 등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심기문, 이지연 기자  news@ku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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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본지는 48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가 임기를 시작한 후부터 게재한 대자보, 결의문에 사용된 어휘를 분석해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18개의 대자보와 결의문에서 총 30443자, 7027단어를 조사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우리(153회)’였으며, 학생(92회), 대학(85회), 학교(62회), 교육(54회), 등록금(46회)이 뒤를 이었다.
그래픽 | 유민지, 김범석 기자  사진 | 서동재 기자

사진2: 그래픽 | 김선희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00:3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