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에서 워낙 큰 경기를 저희 선수들이 이기다 보니까, (이제는)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서 정기전에 대한 큰 걱정은 없습니다.” 이종현 (체교 13, C)

승률 100%. 우리 학교 농구부는 올해 16전 전승으로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하지 않고 2016 남자 대학농구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3년째 우승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종현 선수는 MVP와 블록상을 나란히 수상했고, 강병수 코치는 지도자상을 받으며 우리 학교 농구부의 위상을 떨쳤다. 정기전 전적에서도 5연승으로 질주하고 있다. 대학리그 막강 전적에 이어 정기전 최초 6연승이라는 타이틀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대학리그 무패 행진, ‘무적’ 고려대

우리 학교 농구부는 지난 6일 경희대학교를 꺾고 올해 대학농구리그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벌써 3년째다. 7월엔 이종현과 강상재(체교 13, F)가 나란히 부상을 당해 팀이 흔들릴까 우려도 있었지만 2016 KCC 프로-아마최강전에서 박준영(체교 15, F)과 박정현(체교 16, C)이 그 공백을 확실히 메웠다. 프로팀 삼성과의 경기였음에도 박빙 83-80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내주었고, 박준영과 박정현이 차례대로 19점 6리바운드와 15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두 선수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각광 받은 만큼 우리학교 농구부 트윈타워의 공백을 메꾸고 있다. 특히 2016 대학농구리그 한양대전에서 박준영은 맹활약하며 20득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양 팀에서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보여줬다.

팀의 높이를 담당했던 이종현과 강상재가 빠지며 강병수 코치는 김낙현(체교 14, G)과 최성모(체교 13, G)에게도 주목했다. 최성모는 “윗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빠져서, 앞선에서 공격적인 저와 (김)낙현이가 흐름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코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두 선수는 고학년으로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고 김낙현(체교 14, G)은 특히 지난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연세대와의 준결승에서 폭발적인 득점까지 선보였다. 매 쿼터 6점 이상씩 성공하며 35점을 올렸다. 최성모 또한 동작이 빨라 돌파 공격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학교 농구는 골밑 포스트가 강해 선수들이 골밑에 밀집돼있어 드라이브 인을 칠 때 어려움도 있지만 그만큼 가드 듀오 김낙현과 최성모의 활약이 기대되는 정기전이다.

여기에 정희원(체교13, F)의 정확한 외곽포를 갖추어 팀의 전술을 완성시킨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득점 169점을 기록했고 시원한 3점포를 자랑한다. 팀내에서 3점슛 시도 횟수도 압도적인 1위이다. 3학년 때는 부상으로 힘든 시기도 겪었지만 외곽과 수비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선배 문성곤(체교12, F)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 학교 농구부는 정기전 농구 5연승, 남녀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최초 전승 우승 2회(2014, 2016)라는 명예를 안으며 전성기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법. 김낙현은 “정기전 6연승이라는 타이틀이 부담되긴 하지만 형들이 다 이기고 졸업한 만큼 꼭 이기고 나가야 된다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연세대는 16전 15승 1패로, 비정기 고연전에서 1패의 고배를 마시고 대학농구리그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3월 17일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는 특히 강상재의 활약이 돋보였고, 29점 12 리바운드를 기록해 접전 끝에 76-72로 우리 학교가 개막전이자 비정기 고연전 경기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압도적인 격차… 그러나 방심하기엔 일러

우리 학교 농구부가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연세대 또한 빈틈을 노리며 계속해서 추격해오고 있다. 우리 학교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라이벌이라 할 수 있다. 우리 학교가 골 밑 플레이가 강하다면, 연세대는 속공과 외곽에서 하는 공격이 뛰어나다. 이에 관해 박준영(체교 15, F)은 “우리는 조직적 농구를 하고, 연세대는 자유로운 농구를 한다”고 덧붙였다.

코트 전 방위에서 활약을 펼쳐온 최준용(연세대 13, F)이 연세대 농구부의 분위기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피로골절 진단을 받게 되면서 정기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현재 미지수다. 그는 내외곽을 모두 어우르고 슛, 리바운드와 스피드 모두 최상급인 올라운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그가 빠지는 연세대는 이종현이 없는 고려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고려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핵심 선발 라인업은 허훈-천기범-안영준-박인태-김경원일 것으로 보인다.

허훈(연세대 14, G)은 과감한 돌파력과 안정적인 패스, 그리고 높은 슈팅 정확도로 인정받고 있다. 연세대 공격의 핵심 가드로서 대학 농구리그 평균 득점은 작년 대비 4점이나 오른 1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3점 슛 성공률에서도 올해 대학농구리그 상반기에서 50개 이상 던진 선수 중 성공률 부문에서 당당히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상재(체교 13, F)는 한 매체에서 “(허훈을) 압박하면서 활동 범위를 줄여야 연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훈은 최근 두 차례 정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이번 정기전에서는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는 한 매체에서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다. 연패를 끊을 기회다.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나 뛰어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낙현 선수(체교 14, G)에게 지난 MBC배 4강전에서 35득점이나 허용한 것을 보면 허훈의 빈틈을 노리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세대의 득점 의존도는 최준용-허훈에게 쏠려 있다. 소수에 의존한 플레이는 자칫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법이다. 연세대의 편중된 공격을 줄이는 데 가장 주축이 되는 선수들은 천기범(연세대 13, G)과 안영준(연세대 14, F)이다. 천기범은 연이은 부상과 부족한 슈팅 능력으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작년보다 평균 득점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프로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력한 4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매체에서 그는 “고려대에게는 절대로 질 수 없다”고 밝히며 정기전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각오를 보였다. 안영준의 경우 아직 가시적으로 보이는 변화는 없지만 아시아 퍼시픽 챌린지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강력한 득점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 또한, 2016 대학농구리그에서도 팀 내에서 유일하게 매 쿼터 득점했다. 안정적으로 달리고 있는 이 두 선수의 공격 본능이 연세대의 거침없는 도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외에도 연세대의 센터에서 활약을 보일 박인태(연세대 13, C)와 김경원(연세대 16, C)이 주목된다. 센터라인에서 이종현 선수를 대적할 만한 선수는 박인태(연세대 13, C) 선수이다. 이종현 선수와 몇 차례의 경기에서 밀렸지만, 자신의 약점인 2점 슛 성공률을 보완한다면 이종현이 출전하지 못하는 실정에서 팀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최준용의 빈자리를 메울만한 선수로 꼽히는 김경원(연세대 16, C)은 고려대의 슈퍼 루키로 평가 받는 박정현의 라이벌이다. 그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14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활약했다. 아직 리바운드나 스피드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탄탄한 수비를 뒷받침할 선수다.

연세대는 최근 몇 년간의 정기전에서 많이 굶주려왔다. 또한, 지난 3월 MBC배에서 고려대에 이겨본 경험이 있으므로 정기전에서 이를 악물고 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려대의 위력적인 골 밑 공격과 탄탄한 조직력은 고려대의 선두를 막을 수는 없다. 한 팀에서 다섯 명 정도의 선수들밖에 뛰지 않기 때문에 그 팀의 분위기나 팀워크는 경기의 전반적인 승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경기 내내 연세대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고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힘겨운 부상, 그리고 극복… 그들의 이야기

지난 7월, 이종현(체교 13, C)이 오른쪽 발등 피로골절을 진단받았다. 남자농구 대표팀으로써 참가한 3회 윌리엄 존스컵 필리핀전을 앞두고 훈련하던 도중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강상재(체교 13, F)도 족저근막염 진단 받아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됐다. 우리 학교 농구부의 트윈타워인 이종현, 강상재가 같은 시기에 부상당해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정기전 출전 여부에 대해 학우들의 관심이 쏠렸다.

고려대 농구부 주장 이종현 선수. 탁월한 집중력으로 고려대가 무패행진할 수 있도록 한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로 팀을 체계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견비하고 있다. 국가대표 센터 자리로도 활약했고, NBA에서 비미국인 94년생 48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하는 선수이다. 하지만, 지난 7월 25일 대만 뉴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제38회 윌리엄 존스컵 훈련 도중 발등이 골절되어 귀국하게 되었다. 검사 결과, 계속된 훈련과 경기로 오른쪽 발등에 무리가 쌓여 부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선수는 ”뼈가 부러졌기 때문에 딱히 재활하고 있다기보다 쉬고 있다”며 ”생각보다 (뼈가) 잘 안 붙어서 다시 운동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강상재 선수는 팀 내 가장 점수를 잘 내는 노련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견실하고 차분한 플레이를 하는 포워드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8월 16일 그는 만성 족저근막염을 판정받아 그 이후로 대학농구리그 경기에 전혀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족저근막염이란 발가락과 발뒤꿈치를 이어주는 섬유띠에 염증이 생긴 질병이다. 앓게 되면 발가락으로 땅을 디딜 수도, 발뒤꿈치를 들어 올릴 수도 없게 되어 보행에 치명적이다. 강상재는 “족저근막염 같은 경우엔 부상을 한 번 당하게 되면 만성으로 가져가야 하는 질병이라서 완벽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참고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이 있었음에도 강상재는 “훈련 기간 동안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돕고, 회복할 수 있게 치료도 열심히 하면서 틈틈이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최근 부상을 극복하며 정기전을 위한 훈련을 재개했다. 훈련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발을 다쳤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동작과 스피드에 주력해야 하며, 만성 질병인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몸을 관리해야 한다.


이번 정기전에서 고대 농구부의 가장 큰 과제는 주장 이종현의 공백을 메꿀 수 있을 만큼 조직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트윈타워 강상재 이종현의 높이로 골밑 포스트가 절대적으로 우세했던 우리학교 농구부에서 주장이 빠지면서 윗선이라는 강점을 놓칠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후배 선수들의 역할과 철저한 팀워크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두 선수의 부재에도 대학농구리그에서 전승 우승한 것을 보아 올해 정기전에서도 승리의 뱃노래를 기대해본다.

김민성 기자 (immskim97@naver.com)
송자현 기자 (jahyunsong72@naver.com)
최정민 기자 (karen971021@gmail.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6 01: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