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는 교무처장과의 면담 후 교무처가 구상한 학사운영규정 개정안을 공개했다. 개정안에는 학생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사제도, 강의 시간표, 휴학제도가 포함 돼 있어 학내에서 논란이 뜨겁다. 교무처는 발표된 개정안은 확정이 아니며 면담, 토론 회 등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학사운영규정, 어떻게 개정되나
  학사제도에서 재수강 제도와 성적표기 방법이 변화될 전망이다. 이는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2017학년도 1학기 이후 최초 이수 한 교과목부터 적용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안에 따르면 재수강 제도의 경우 △과목당 1회에 제한 △재수강 시 취득 가능 최고학점 A에서 B+로 변경 △재수강 가능학점 제한 철폐(기존 C+) △최고성적이 아닌 최종취득 학점을 공식 성적으로 인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단, 졸업필수 교과목은 재수강 횟 수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성적증명서에 F학점도 이수학점으로 포 함된다. 재수강으로 없어진 F학점을 제외한 모든 F학점이 평점 계산에 반영될 계획이다. 본교는 현재 이수학점을 기준으로 성적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어 F학점이 평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내용·절차상의 문제 제기돼
  10월 17일 해당 내용이 공개된 이후 학생 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와 페이스북에 질문과 우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정경대 후문에는 학사운영규정 개정안과 관련된 대자보도 붙었다. 2일 열린 총장과 재학생과의 대화에서도 염재호 총장과 박만섭 교무처장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학사 개정안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선 현 재수강 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입장과 내용에 반대하는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수강 정정 상황을 개선하지 않은 채 재수강 제도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민지영(정경대 행정14) 씨는 “현재 본교에는 드롭제도가 없고 수강 정정 기간도 짧지 않냐”며 “이런 상황에서 재수강 제도를 강화하게 되면 학생들의 수강권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2일 총장과 재학생의 대화에서 박만섭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수강신청 제도를 개선하고 드롭제도를 부활시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답했다.

  시간표 개정안에 대해선 학생들은 시간 표조정에 앞서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희석 정경대 회장은 “현재 기숙사 입주율이 11.35%로 2016년 수도권 대학 기숙사 수용률인 15%를 밑도는 수치”라며 “장거리 통학생들을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시간표를 개정하는 것은 학교의 무책임함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휴학 개정안에 대한 반박도 제기됐다. 이낙준(공과대 화공생명14) 씨는 “휴학 사유 가 아무에게도 말하기 싫은 개인적인 사유 일 수 있다”며 “면담을 해야 하는 것은 학교가 휴학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이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이 면담 과정에서 일방적인 입장을 제시하면서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됐다. 논의 제시가 아니라 통보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학사제도 개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쓴 이지응(문과대 철학11) 씨는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하지만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정안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안건 제시 후 시행 예정 학기까지 기간이 짧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학사제도와 휴학제도의 경우에는 다음학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정돼 사실상 논의 시간이 두 달 정도다. 박 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총장과의 대화에서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 동안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이 학칙 개정이 통과된 선례가 있다”며 “이러한 선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추가 논의 진행될 예정
  10월 26일 진행된 재면담에서 안암총학 은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학생들의 의견을 교무처에 전달했다.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에는 총 4792명의 학생이 응답했다. 설문 결과 학사 제도, 강의 시간표, 휴학 제도에 대한 반대 응답률이 각각 61.7%, 92.6%, 83.5%를 기록했다. 이에 교무처는 학교 측 입장문을 근거 자료와 함께 배포할 계획이다. 일방적으로 사안을 처리할 생각이 없으며 학생회와 다시 논의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에 의하면 10월 26일 재면담 이후 현재까지 추후 면담은 예정돼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세훈 회장은 “개정안에 대한 총학의 대응은 중앙집행위원 회를 통해 지속해서 논의 중이다”라며 “학생들이 동의할 수 없는 개정안 통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서주희, 장우선 기자  press@kunews.ac.kr
그래픽 | 김나영 기자 me0@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5 03: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