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고 있는 지식인이 아니라 지성과 감성을 겸비하고 도덕성까지 갖춘, 스스로 사고하고 풍부한 암묵지(暗默知)를 가진 지성인을 양성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 염재호 총장(총장 후보 공약집 중 일부)

  염재호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대학 Crimson College(가칭)(이하 미래대학) 설립안이 2일 발표됐다. 미래대학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홍기창(생명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미래대학 실현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설립취지와 새로운 교육방식에 있어선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 미래대학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속도가 이전의 산업혁명보다 훨씬 빠르다. 이제 대학교육은 급변하는 미래에 잘 적응하며 자신의 꿈을 개척하는 선도자(first-mover)를 키워내야 한다. 미래대학은 개척·도전 정신을 갖춘 협력적 융합형 인재를 뽑아 양성하고자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요체는 바로 융합이다. 하나의 학문만으로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데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방면에 특출한 다빈치형 인재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재능을 키워 서로 협력하며 탐구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대학 내에서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통해 급변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과감히 도전하고 선도하는 학생을 키우고자 한다.”

- 비전을 실현하는데 기존 학사제도가 아닌 새로운 학사조직을 신설하는 이유는
  “먼저 현재 우리의 중등교육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정답교육으로 획일화된 인재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우리 대학들도 중등교육의 연장 선상에서 주입식 정답교육을 탈피하지 못하며 또한 전공 간 장벽도 높다. 그렇다고 기존 교육체제가 전부 잘못되고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획일화된 중등교육 속에서 급변하는 사회를 선도할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 내에 새로운 교육방식이 필요하다.”

- 새로운 인재 선발 기준과 교육방식의 특징은
  “성적 중심의 입학 제도를 깨뜨려 보려 한다. 대학은 ‘찾아가는 전형’으로 능동적으로 인재를 찾으면서, 다면심층 평가와 그룹 문제해결 활동 중심의 협력적 문제해결 역량평가를 인재 선발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에서 미래대학만의 인재 선발 프로그램을 연구할 것이며, 이것이 성공한다면 입시 위주의 획일화된 중등교육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창의 교육을 받는다. 무(無)학과 무(無)전공으로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꿈을 찾고 자신만의 학문을 설계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교수와 1대 1 매칭의 철저한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해 주제 중심의 강의와 토론식 문제해결중심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학생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만 끝나선 안 된다. 내실 있는 현장 경험도 병행해야 한다. 기업과 연계해 해당 기업이 처한 현실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 재정확보와 등록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재정운영에 독립채산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전문가에게 자문해 신입생 인원이 약 140~150명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등록금은 1인당 한 학기에 750만원으로 책정됐다. 혁신적인 교육방식 도입과 다양한 경험을 키우는데 고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준비단계에서 SK, NHN, 구글 코리아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관심을 두고 있다. 미래대학이 설립인가 단계에 돌입하면 더 많은 기업의 지원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배려대상 학생 장학금 제도와 후원 기업의 재정 지원을 통해 입학과정에서 기회 균등 보장과 재학생의 학비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

- 미래대학 추진위원회의 향후 계획과 일정은
  “미래대학 추진위원회의 역할은 2018년 설립을 목표로 미래대학의 교육목표와 내용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에 대해 제안서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발표된 미래대학 설립안이 최종본이 아니다. 앞으로 학교본부가 행정절차에 따라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어 학내외적으로 다양한 층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해당 설립안의 재검토와 수정을 거칠 것이다. 학내 구성원들은 미래대학 설립안을 숙지해 향후 계획된 토론회에서 가감 없이 의견을 개진해주면 좋겠다.”

글 | 김태우 기자  god@kunews.ac.kr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4 15:5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