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이런저런 사건들로 떠들석하다. 심심치않게 언론에서 우리학교의 이름이 언급되고 많은 학우들도 길을 걷다 친구들에게 “학교가 너무 뒤숭숭하지 않아?”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럴 때 일수록 한 발짝 멈춰 서서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해보아야 하지는 않을까. 오늘의 집중취재는 많은 학우들이 궁금해하는 한대련 가입 인준에 관해서이다.

- 전학대회에서의 한대련 가입 인준

 지난 4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즉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의 21세기 한국 대학생 연합 가입이 인준되었다. 총학생회의 안건은 먼저 총학생회에서 안건에 대한 설명을 진행한 후에 전학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진행한다. 대의원들은 각 단과대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뿐만 아니라 등록절차를 통해 선거로 선출된 각 과와 반의 대표자들도 대의원을 자격을 갖는다. 이 날, 전학대회에서는 총 53명의 대의원이 한대련 가입 인준 안건에 대한 논의와 의결을 진행했는데 이 의결에서 32명의 대의원이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고 15명이 반대했으며 6명의 대의원이 기권했다. 따라서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가 참석하였고 그 중 과반수가 찬성한 안건은 인준이 된다는 회칙아래 한대련 가입이 인준되었다. 

 주목해야할 사실은 당시 전학대회에서 이 가입 인준에 대한 열띤 토론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총학생회의 한대련 가입 인준에 대한 안건 설명 이후 원안에 대한 찬반토론은 찬성 의견을 말한 이후 다른 대의원이 그에 반발하는 반대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반대의견을 말한 대의원은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반대 의견이 거의 없는 가운데 논의가 진행되었고 가입에 대한 질문과 ‘이런 점을 조심했으면 좋겠다.’정도의 이견정도가 있었을 뿐 대다수의 대의원들이 한대련 가입에 찬성의견을 표했다. 안건에 대해 찬성의견을 말했던 법대 A반 회장 유태양씨는 한대련 가입에 대한 찬성발언으로 “대학생 연합조직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사회, 전국 단위의 해결을 위해서는 꼭 한대련에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으로서 사회의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목소리를 내는 창구로서 어떠한 결집된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 대의원들의 생각이었다.

- 한대련에 대해 알지 못한 학우들 

 이런 전학대회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안건이 통과된 이후 이 안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고려대학교에 다니는 재학생 100명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2명의 학우들이 전학대회에서의 안건 인준 이전에 한대련이라는 단체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이중 19명은 안건이 통과된 지금도 한대련이라는 단체에 대해 알지 못하며 우리학교 총학생회의 가입 사실조차 몰랐다고 답했다.

 총학생회 측에서 지난 3월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1700여명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66%의 학우들이 한대련 가입에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하지만 이 설문조사결과에 이견을 가지는 학우들이 매우 많다. 총학생회 측은 이 설문조사는 과방, 도서관, 강의실 등을 찾아가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진행한 것으로 천칠백 학우의 의견을 직접 발로 뛰며 들었다고 설명했으나 정확한 표본을 궁금해하는 학우들이 많다. 이런 학우들의 주장은 표본이 일부 운동 성향을 지닌 단체에 치중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경대학 05학번 정진호군은 “사실 설문조사 등의 방식은 능동적인 참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학교 총학생회의 정책이나 운동에 관심이 있는 일부 학우들에게 치중될 수 있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학우들은 표본이 공정하게 산출되었을지라도 한대련이라는 단체에 대해 많은 학우들이 전혀 알고 있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설문조사는 의미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는 문과대학 09학번 김모 학우는 “설문조사지라며 나누어 주시는 것을 받았는데 대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한국대학생연합회 가입에 대해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이 쓰여 있어 한대련이 무슨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대학생을 대표하는 단체인가보다 라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찬성 표시를 했다.”라고 말했다.

- 어떤 단체인지 알지 못한 채 가입한 한대련

 한대련이라는 단체는 정확히 말하면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을 뜻하며 전국에 있는 대학 총학생회들이 모여 대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만든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하나로 연대하여 사회의 문제점들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며 다양한 요구를 실현해 나아가자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등록금문제해결과 청년실업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운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한대련을 운동권으로 보고 비판하시는 줄 안다.”며, “그러나 학우들의 불편과 고민을 해결하고자 그를 대변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입견과 편협한 색깔론보다는 ‘대학생 연합조직’을 표방하는 조직 내에서 우리의 대학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함께’ 힘쓴다는 취지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공청회에서 말했다.

 하지만 많은 학우들이 한대련이라는 단체 가입 자체를 비판하기보다도 총학생회에서 단체 가입 이전에 학우들에게 단체 가입에 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총학생회에서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이전에 학우들에게 한대련이 어떠한 단체이고 어떠한 성향을 지닌 단체인지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4월 3일 타이거플라자 앞에서 오후 12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한대련 가입 관련 공청회는 일반 학우들에게 한대련이 어떠한 단체인지 홍보하고 알리기에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공과대학 08학번 정현우 학우는 “공청회가 열리는 것에 대한 홍보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며 “공청회에 갈만큼 관심이 있는 학우들은 이미 한대련이 어떤 단체인지 잘 알고 있었을 텐데 그보다는 전혀 한대련에 대해 모르고 있는 다수의 일반학우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활동비 지급에 대해 모르고 찬성했다

 또한 한대련 활동비에 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대련에 가입할 경우 학기부터 총학생회 예산의 0.8%를 한대련에 활동 회비로 지급하게 된다는 회칙에 따라 한 학기 총학생회에 지원되는 1억여 원에서 각 단과대 학생회 예산을 제외한 총학생회의 순수 활동비가 약 50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40만원 상당의 금액이다. 또한 이 외에도 총학생회는 서울지역대학생연합에 학생회비를 내는 학생 당 200원씩, 북부지구대학생연합에 위와 마찬가지로 총학생회 활동비예산의 0.4%(약 20만원)를 지불해야한다. 많은 학우들은 총학생회에서 이러한 활동비 지급 사실에 대해 대다수의 학우들이 모르고 설문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우리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학우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명의 학우 중 76.37%에 해당하는 학우들이 분담금을 낸다는 사실을 몰랐고, 전학대회에서 통과되었더라도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고파스의 많은 이들은 한대련 가입에 대한 입장을 떠나, 총학생회가 그동안 학우들에게 실질적인 한대련 활동 회비 문제를 알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며, 이것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어떤 단체에 가입하든지 활동 회비를 내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며, 회비라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학우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고, 한대련은 실제로 농활, 5.18 광주 역사기행을 비롯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며, “회비를 내는 것은 한대련의 일원으로서 이에 대해 일정부분 분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우들은 한대련이 어떤 단체인지 또한 그 단체의 가입을 통해 학우들이 어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생명공학부 07학번 강모씨는 “생명대는 내가 신입생이었을 때부터 한대련 소속이었으나 이를 통해 어떤 학우들의 이익을 쟁취하였다고 느낀 적이 없다. 운동이 꼭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회비를 사용하는 만큼 학생들이 몸소 느낄 수 있는 어떠한 실질적인 편리와 이익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련 가입이 인준된 지금, 교내는 여전히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총학생회와 학우들간의 소통의 문제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학우들이 한대련 가입이라는 이 후 지금의 총학이 선거 때 “운동권 비권 구분 없이 학우들을 위한 총학이 되겠다.”고 했던 공약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학우들에게 실질적인 이익과 편리를 제공하기 보다는 운동에만 너무 힘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학우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총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