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심의위원회에 대한 입장차이

오한수(본교 특수전문대학원 연합 총학생회 의장)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 대한 학교와 학생간의 입장은 분명히 엇갈린다. 학교 측은 외부로 보이는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학생은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 및 동결 등에 대한 강한 입장을 보이려 한다. 예를 들면 학교는 등록금 인상을 위한 요소를 나열한다. 이를테면 학교의 시설 및 임금 등 다양한 부분의 인상요인을 고려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시각이나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은 사회적인 시각과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반영을 요구한다. 이것이 등심위를 파행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등심위의 구성

등심위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학교 측 6명, 학생 측 6명 외부인사 1명. 학교 측 인원은 기획예산처장(위원장),학생처장,세종기획예산처장,의무기획처장,노동조합,기획예산팀장 등 6명, 학생 측은 인원은 안암총학생회장, 일반대학원총학생회장, 특수전문대학원의장, 사범대학교회장, 의대회장, 세종총학생회장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외부인사 1명으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1명, 학생 측 간사 1명, 학교 측 간사 1명으로 구성된다. 위 구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안암총학생회장(당연직), 일반대학원총학생회장(당연직), 세종총학생회장(당연직)이고 나머지는 추천직이다. 그러나 2013년 등심위에서 특수전문대학원은 당연직으로 바뀌어 2014년부터는 추천직이 아닌 당연직으로 구성된다. 외부인사 및 노동조합은 총장 추전으로 1인씩 포함된 것이다.

등심위의 쟁점

한해의 등록금을 책정하는 주요한 기구인 만큼 다양하고도 치열한 쟁점이 존재한다. 학교 측은 교육의 질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등록금이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시설에 대한 교체 및 투자, 직원들 임금에 대한 상승은 전체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은 다르다. 이미 높아 질대로 높아진 등록금은 교육적 가치를 부정하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학의 기업화는 학생 개개인을 고려대학교 발전의 요소로 보는 것이 아닌, 자본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우선일까? 학교가 주장하는 교육의 질? 교육의 질은 과연 따져볼 수 있을까? 어느 지방대학의 낙후된 시설이 고려대학교의 선진화된 시설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가정이 잘못되었다. 어느 대학의 시설이 고려대학의 교육의 질보다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반대로 고려대학교 교육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이 개인당 한 학기 등록금 적개는 수십만 원에서 많으면 백만 원을 넘어서는 비교 대조를 통해 결론이 날 수 있는 것일까? 절대로 따져볼 수 없다. 그렇기에 학교 측은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등록금 상승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의 가치는 어떠한가? 자유, 정의, 진리는 분명 교육 질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교육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이념이다. 학교는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 실업문제와 사회적 빈부격차의 심화 등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 청년들에게 고통을 주는 아니 그들의 가정까지 빈곤으로 몰아넣는 등록금 문제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을까? 무조건 등록금을 올려야만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목적아래, 우리나라 사립학교의 대부분이 등록금을 올려왔다.

등심위의 결론

이번 등심위는 최종 학부 1% 인하, 특수전문대학원 동결, 일반대학원 2% 인상으로 결론 내렸다. 물론 이러한 결론이 학생들의 동의를 받아 이뤄진 것은 아니다. 최종 6차까지 진행된 과정과 파행 속에서 학교 측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에 본 필자 특수전문대학원연합총학생회 의장은 해당 결정에 사인을 했고, 안암총학생회장, 일반대학원총학생회장, 안암중앙운영위원회, 세종총학생회장은 사인을 하지 않았다. 본 필자가 사인을 한 이유는 명확하다. 특수전문대학원 동결은 예상외의 선전이었기 때문이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의 특수전문대학원이 대부분 2~3% 인상되었다. 이에 특수전문대학원 동결에 사인하지 않을 명분이 없었다. 또한 기존에 없던 특수전문대학원 학우들의 의료공제혜택까지 약속받았기 때문에 사인거부의 명분이 약했다. 그렇다고 학내 교육투쟁을 외곽에서만 바라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특수전문대학원은 2012년 학내를 교육투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특수대학원 및 전문대학원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발로 학내 교육투쟁이 이뤄졌고 이에 연합이 결성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대학원은 국가지원의 사각지대

학부의 등록금을 동결 혹은 인하 할 경우 국고장학보조금 6000억 원이 지급된다. 국가에서는 등록금 동결 및 인하를 장려하기 위해 위와 같은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학원에는 위와 같은 혜택과 지원이 없다. 학교는 학부에서의 동결과 인하에 따른 손해를 대학원 등록금 인상으로 메우려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대학원총학생회연합회는 등록금인하의 사각지대인 대학원을 사회적인 관심사로 끌어올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논쟁이 우선일까? 진실규명이 우선일까? 학교 측이 제시한 다양한 예산액 및 자료들, 과연 그것을 믿고 진행해야하는 것일까? 학교 측은 해당 근거를 가지고 등록금을 올리고자 한다. 그러니 자료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다. 또한 국가 기관 감사원 등에서는 등록금 인하의 여자가 대략 10% 남짓 하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는 감사원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학교는 국가 자료를 믿을 수 없고, 학생은 학교의 자료를 믿을 수 없고. 그러다보니 끝없이 대립하게 된다. 등록금, 사회적으로 너무도 큰 이슈와 파장을 낳는 단어다. 어느 누구도 쉽게 물러 날 수 없는 실정, 해답은 이제 없는 것일까? 내년에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올해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 누구도 답을 내지 못한다면 국가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선거 때 가장 큰 이슈로 나왔던 반값등록금 을 조속히 실현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