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려대학교 FC엘리제와 연세대학교 W킥스의 자체 정기전 경기 장면. 올해는 이 경기의 무대가 목동으로 옮겨진다.

[SPORTS KU=글 차재민 기자, 사진 SPORTS KU DB/ KUBIZ 제공] 모두의 축제 정기고연전(이하 정기전)의 그라운드가 여성들에게도 열린다. 하지만 모든 종목에서 아마추어 팀들의 경기가 열리는 것은 어려워졌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이하 고려대, 연세대)의 대학스포츠 최고의 축제인 정기전에서는 양교의 5개 운동부 (야구, 아이스하키, 농구, 럭비, 축구) 엘리트 선수들이 맞붙는 정식 경기 외에 아마추어 경기도 열린다. 매년 아마추어 정기전 대표 선발전을 겸한 교내 대회에서 우승한 양교의 동아리들이 정식 경기 시작 전 오프닝 경기로 정식 경기와 똑같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쳐왔다. 올해는 이 아마추어 정기전에 새로운 종목이 시도된다. 바로 여자축구이다. 올해 정기전 주최인 연세대 측에서 경기를 제안하고 고려대에서 이를 수용함에 따라 개최가 합의됐다.

그동안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정기전에 여자 선수가 팀의 일원으로 출전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정기전 공식 행사로 순수 여성 경기가 편성된 것은 지난 60여년의 정기전 역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여자축구 경기는 현재로서는 단발성 이벤트 경기다. 하지만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양교의 여학생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 고려대는 엘리트 여자축구부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 경기를 시작으로 향후 정기전에 여성스포츠가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아마추어 여자축구 경기는 정기전 둘째 날 (9월 7일) 목동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럭비 경기와 양교 방송제가 끝난 후 축구 경기에 앞서 전후반 15분씩 치러질 예정이다. 양교를 대표해 참가하는 팀은 고려대 여자축구 동아리 FC엘리제와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킥스이다.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자체적으로 친선전을 개최해 온 두 동아리는 이번 정기전을 통해 그 무대를 더 확정하게 됐다. 두 팀이 올해 7월 한국대학여자축구클럽연맹에서 발표한 여자축구 동아리 랭킹에서 각각 3위와 1위를 차지한 아마추어 여자축구의 강호인 만큼 정기전의 이름값에 맞는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FC엘리제의 이보경(체교17)은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여자축구를 처음 볼 것을 생각하니 떨리고 설렌다. 열심히 준비할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각오를 전했다.

여자축구가 추가된 반면 아마추어 야구 경기는 지난 2016년 이후로 3년 연속 무산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15년과 2016 정기전 당시에는 잠실야구장에서 개회식에 앞서 아마추어 야구 경기가 치러졌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장소 대관과 경기 시간 문제로 야구 동아리들은 정기전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야구 경기 장소가 잠실운동장에서 목동운동장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아마추어 야구 경기 개최를 위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아마추어 야구 경기에는 고려대에서는 경영대 야구동아리 KUBIZ가, 연세대에서는 중앙동아리 연세이글스가 양교 선발전 우승 팀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이었다. 두 동아리 학생들은 경기 무산에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KUBIZ의 감독 이준희(경영15)는 “동아리원 모두가 아마추어 정기전을 목표로 고대컵에서 최선을 다했고 우승을 차지해 정기전을 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허무하게 경기가 무산되어 아쉽다”며 “첫 날 개회식에 앞서 경기를 치르면 시간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승패에 상관 없이 아마추어 정신으로 최선을 다할 학생들을 위해 꼭 경기가 치러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8월 12일자 정정: 아마추어 럭비 경기 역시 연세대 측의 참가인원 미달로 인해 취소 결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