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 복무기간 조정을 놓고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안보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다시 24개월로 환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단축 당시 목표와는 달리 정부 예산도 개혁안을 시행하는데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방부는 기존 정책을 수정해 군 복무기간을 21개월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단축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역병 10만 명을 더 보유하는 것이 핵위협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 복무기간 조정의 찬반과 관련 없이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전(前) 정부 때 결정한 중요 사항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꾸려는 것은 문제다. 이후 정부의 정책 수립에 좋지 못한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정부가 정책을 이반하는 과정에서 거쳤던 국민 설득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든 성인 남성은 원칙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군 복무기간 문제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그만큼 포퓰리즘이 발현하기 쉬운 영역이고 선거의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일관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선거철마다 군 복무기간에 대한 공약들이 남발될 수도 있다. 2년 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노 대통령이 약속한 사병 복무기간 18개월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는 공약을 다시 내놓지 않을까 의문이다.

  군 복무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젊은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이다. 하지만 입대를 앞둔 개개인과 그를 기다리는 주위사람들의 입장에 서면 복무기간은 매우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군 복무 중에는 학업이나 사회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병역의무를 마치는 시기에 맞춰 인생 설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복무 기간과 관련된 많은 논의와 의견들이 오고 가는 지금이 국민적 합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복무기간의 적정선에 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그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들도 병역 대상자들도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