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투어,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요? 

  우리나라 관광 산업이 점차 발달하면서 주요 도시에서 관광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 ‘시티투어’라는 도시 관광 코스를 내놓고 있다. 시티 투어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은 시티 투어 전용 버스를 타고 도시 내 주요 관광지들을 둘러볼 수 있다. 관광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시티 투어 프로그램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지만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The HOANS에서 짚어보았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내일로(RAIL路)’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일로 여행은 만 25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으로 기차 자유석·입석을 일주일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가능하다. 주로 방학 때 많은 학우들이 내일로 여행을 이용해 전국 일주를 하는 계획을 많이 세우고 있다. 내일로 덕에 각 도시를 편히 여행할 수 있게 되면서 각 도시별 시티 투어도 대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시티 투어는 보통 도시의 명소들을 관광 코스로 정해 버스로 코스 순환 관광을 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현재 국내에는 총 43개 지방자치단체가 153개의 시티투어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 예로 서울 시티 투어는 경복궁, 창덕궁을 포함한 고궁과 서울 타워, 인사동, 대학로, 남대문 등 주요 관광지를 순환한다. 도시에 따라 맞춤형 투어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대전광역시는 맞춤형 투어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투어 프로그램은 지자체에서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관광 수입과 이미지 개선 등의 효과가 창출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티 투어가 이용자의 편의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용자들은 시티 투어에 대한 홍보가 도시마다 편차가 심하며 어떤 곳은 만족할 만큼의 소개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한국 관광 공사는 애초에 각 도시의 시티 투어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담은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나 현재는 홈페이지가 폐쇄된 상태이다. 따라서 시민들은 도시 홈페이지마다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아야 한다. 더구나 대구광역시 같은 경우에는 일반 시티투어버스와 2층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곳이 다르고 홈페이지도 따로 있어 사용자들이 관련 정보를 얻는데 헛갈리기 쉽다.

  또한 지자체에서 임의로 정한 코스 운영과 배차 간격에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정작 유명한 관광지에는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고 하수 종말 처리장과 같은 기피 장소를 코스로 채택하고 있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광양시는 지자체 당국조차 시티 투어 참여를 해보지 않고 운영하면서 코스 운영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배차 간격에 있어서도 지역마다 여러 불만이 터진다. 전라북도 순환 투어 버스는 배차 간격이 2시간이나 돼 관광객들이 한 장소 관광을 마치고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되는 불편이 있었다. 배차 간격이 길지 않더라도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관광객들이 당황하는 일도 있었다. 최 모(이화여대 10) 씨는 “서울 시티 투어 버스를 타는데 홈페이지에서는 배차 간격이 30분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길었다. 도심이라 차가 막히는 것은 이해하지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는 투어는 비교적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외국어 안내도 시행되고 있으며 시설에 대한 설명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강남 시티 투어에서 외국인 한복 입기 행사를 벌이고 부산 시티 투어에서 ‘찾아가는 외국인 관광’을 제시하듯이 좋은 예시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외국어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최소한의 도우미조차 배치하지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대구 주요 관광지를 찾은 외국인은 모두 32만1천804명인데 이들 중 시티투어를 이용한 외국인은 1만1천64명으로 약 3.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시티 투어가 외국인에게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관광객에게 만족을 주는 시티 투어도 많다. 부산 시티 투어는 한국 관광 공사가 진행한 전국 시티 투어 관광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경주와 서울이 그 뒤를 이었다. 높은 친절도와 문화유산 답사 면에서 관광객들은 만족하며 좋은 점수를 주었다. 전국의 많은 시티 투어들이 관광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자체 당국에서 시티투어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코스 정립, 시간의 정확성 등을 포함한 내실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관광 산업이 산업의 주축으로 떠오른 요즘 대학생들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임하는 여행에서 도시의 좋은 인상만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가연 기자 greenrkdus@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