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대호[大虎]가 되기 위한 마지막 승부





                                                                          글 송승엽 기자 l 사진 Sportsku db / 점프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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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에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大虎]에서 포수역을 맡은 최민식은 이렇게 얘기한다. "어디를 가든 산군님들은 건드리는게 아니여" 그의 말대로 산군은 도전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두려움 그 자체다. 도전=죽음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있는 한 라이벌들은 산군에게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



공수를 병행한 최강자, 고려대학교 농구부

올해의 고려대학교(이상 고려대)는 앞서 언급한 산군에 가장 적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학농구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BC배 등 굵직굵직한 대회의 우승컵을 안암골로 가져왔다. 이렇게 결과만 놓고 본다면 감이 안올 수 있으므로 기록을 통해 살펴보겠다. 올해 대학농구 정규 리그에서 고려대의 팀기록은 평균 득점 86.56점(1위), 실점 66.06점(3위)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랭킹 최상위를 자랑한다. 공격 성공률을 구성하는 요소인 2점슛과 3점슛 성공률은 56.48%, 31.20%로 모두 1위였다. 공격 성공률을 구성하는 요소인 2점슛과 3점슛 성공률은 56.48%, 31.20%로 모두 1위였다. 평균 득점과 슛 성공률만 두고 이들을 평가한다면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하는 동시에 가장 안정적인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는 팀인 것이다.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수비 부분이다. 실점률 3위를 기록하는 토대가 된 스틸과 블록에서는 각 9.31(3위)개,3.44(2위)를 기록했다. 이는 선수 개개인의 수비 실력도 실력이지만 고려대의 주특기인 3-2드롭 존 디펜스의 효과가 매우 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경기 중 나오는 고려대의 스틸이나 블록은 상대가 존 내부로 들어와 공격을 펼치는 과정, 특히 세트오펜스 상황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리바운드 43.56(3위) 또한 강상재(체교13, F)(202cm)-이종현(체교13, C)(205cm)과 같이 제공권이 뛰어난 빅맨이 골밑에 위치하고 있어 타 팀보다 리바운드를 비교적 쉽게 따낼 수 있다. 또 이동엽(체교12), 최성모(체교13, G), 정희원(체교13, F) 등 앞선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이들이 빅맨보다 리바운드를 많이 따낸 경기는 심심치 않게 나온다.  



개인기량과 경험의 팀, 신협 상무 농구단

신협 상무 농구단(이상 상무)은 국군체육부대와 KBL D리그에 소속된 프로농구단으로서 현역 KBL 선수들 중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선수들이 입대하여 팀을 구성한다. 선발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본인의 팀 내에서 어느정도 입지가 있고 즉시 전력감으로 뛸 수 있을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뽑다보니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다. 다만 선수가 최대로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이 현역 군인 복무기간(현재 1년 9개월)이므로 이들이 전역하면 다른 선수로 자리를 채워넣어야 하고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팀웍을 맞추는 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농구대잔치에 참가한 상무는 예선에서부터 상대를 2~30점차< 예선 건국대(87-43) 동국대(103-71)>로 꺾고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또한 박빙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연세대학교(이상 연세대)마저 69-60으로 가뿐히 꺾으며 결승에 안착, 고려대를 만나게 되었다. 안정적으로 볼을 공급해주는 김시래와 언제라도 슛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는 차바위와 이관희의 조합은 상대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들의 뒤를 변기훈과 이대성, 박래훈 등 든든한 교체 자원이 받쳐준다. 골밑에는 최진수와 김승원, 김상규 등이 있다. 특히 '병장' 최진수는 상무 공격의 핵이다. 골밑과 내 외곽을 넘나드는 유연한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그는 프로 아마 최강전에서부터 시작된 폼의 상승세를 농구대잔치까지 그대로 끌어오고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절호의 기회인 이번 대회이기에 사력을 다해 고려대의 뒷 선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 포인트와 유의사항

승리경험이 있는 상대, 그러나..

고려대와 신협 상무는 올해 8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한차례 맞붙었던 적이 있다. 지난 4월 신병들을 받은 신협 상무는 8월 해당 대회에 참가하여 우승을 노렸지만 첫 경기였던 8강에서 고려대에게 79-64로 패배했다. 해당 경기에서 전반전에서부터 고려대에 완전히 흐름을 내준 상무는 후반에 부정확한 슛을 남발하며 고려대에 쉬운 승리를 내주었다. 이 경기에서 이종현과 강상재는 39점 21리바운드를 합작하며 상무의 골밑을 완전히 압살했다. 최진수가 16점 10리바운드, 변기훈이 11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돌이킬 순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문성곤과 이호영(이상 체교12), 이동엽이 프로에 진출하면서 각 포지션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걸출한 신인인 박정현(입학예정, C)를 수혈하면서 골밑의 빈자리를 메꿨지만 앞선에는 별다른 영입이 없었다. 가드 김낙현(체교14, G)의 성장과 플로어 리더로서 입지를 다진 최성모가 이동엽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것은 호재지만 이번 대회에서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은 장태빈(체교15, G)이외에 뚜렷한 교체 멤버가 없다는 것은 불안요소다. 어제(27일) 상무와 준결승전을 치른 연세대 또한 허 훈(연세대14, G)과 천기범(연세대13, G)의 출전시간 배분 실패로 고전했고 대안으로 나온 김 훈(연세대15, G)이 상무의 거친 수비에 번번히 볼을 내주며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고려대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상무의 맞춤형 전술

앞서 언급한 상무와 연세대와의 준결승전에서 상무는 초반부터 최준용(연세대13, F)에게 박스 원을 시도했다. 한때 앞서나가기도 했던 연세대는 차바위와 이대성, 최진수 등이 번갈아가면서 최준용을 압박하자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고 결국 주도권을 내주었다. 최준용 이외에도 공격을 풀어나갈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중요한 순간에 그에게 의존하는 상황에 맞추어진 전술을 내놓은 것이다. 이 외에도 돌파를 선호하는 허 훈이나 돌파 후 A패스를 자주 내주는 천기범이 볼을 잡았을 때 파울로 동작을 강력하게 끊어내거나, 슛이나 공격을 내줄만한 상황에서 투 타임 디펜스를 계속적으로 시도하는 등의 모습은 상대의 전술을 읽고 그에 맞춘 심리적 압박을 주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노련한 플레이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늘 결승전에서도 강상재나 이종현에게 박스 원을 보내고 최성모에게 강한 파울로 압박을 시도하는 등의 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이러한 상대의 수에 맞춰진 플레이를 벗어나 자신있게 플레이를 시도하는 방법으로 이를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존 디펜스 안으로, 앞선 싸움이 핵심포인트  

수비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고려대학교는 존 디펜스, 특히 3-2 드롭존을 사용했을 때 상대팀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들의 장점인 스틸과 블락이 이루어지기 가장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역설하면 고려대학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상대팀을 존 수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굿 디펜스다. 수비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고려대학교는 존 디펜스, 특히 3-2 드롭존을 사용했을 때 상대팀에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들의 장점인 스틸과 블락이 이루어지기 가장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역설하면 고려대학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상대팀을 존 수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굿 디펜스다. 실제로 두 팀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맞붙었을 때 상대가 지역 수비에 매우 고전했고 그것이 승리요인으로 이어졌기에 평소보다 조금 더 상대를 압박하고 귀찮게 할 필요가 있다.

농구대잔치에서 살펴본 이관희와 차바위는 공격성공률이 높고 기복이 크게 없다. 특히 한 수 아래라고 평가받는 대학선수들과 경기에서는 그러한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이들의 벼락같은 3점슛은 오늘 연세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2Q에만 11점을 꽂아넣은 변기훈도 출격 대기중이다. 이들과 매치해야 할 김낙현과 최성모로서는 부담감이 제법 커졌다. 실제로 내일 경기는 뒷선 싸움보다는 앞선의 공방전에 관심이 더욱 쏠린다. 뒷선을 살펴보면 5번 포지션에서 경기를 뛰는 김승원은 골밑에 특화된 정통센터로 커트-인이나 백도어 플레이에 능숙하다. 전주고와 연세대 시절 그의 투박하지만 결정력있는 포스트 플레이는 고려대의 골칫거리였다. 지난 경기에서도 많은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동료에게 빈 공간을 내주는 영리한 플레이를 몇번씩 펼친 바 있다. 최진수는 유연함과 신장을 이용한 플레이로 이들을 압박할 것이다. 3번과 4번을 넘나들며 플레이하므로 공격에서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이종현과 강상재가 이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견제하느냐가 핵심포인트가 될 것이다.


트로피의 의미, 상대는 분명 달라졌다

상무는 이번 농구대잔치에서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했다. 개개인 기량에 의존하면서 쉬운 실수를 저지르던 지난번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훈재감독은 경험이 풍부하고 여러번 팀을 구성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다. 어떻게 하면 단기간내에 이들을 조직력있는 팀으로 묶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과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끈끈하게 짜여진 조직적인 농구를 보여주고 있는 상무는 2015년 D리그 1차대회와 전국체육대회우승을 원동력으로 다시 한번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두 팀 모두 이번 대회 우승에 의미가 있다. 고려대는 지난 2012년 이종현이 입학한 뒤 농구대잔치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이 후 3년동안 결승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했다. 대학 무대를 말 그대로 제패한 이번 시즌에 맞이한 농구대잔치는 고려대가 아마추어 무대라는 큰 산에서 진정한 산군이자 대호[大虎]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다. 과연 이승현(체교11)과 이동엽이 주장으로서 못 이루고 갔던 꿈을 이종현이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무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된다면 2013년, 2014년에 이어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명실공히 이 대회의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 두 팀 모두 트로피를 차지해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1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