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하나씩 쥐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거의 모든 대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캠퍼스 생활에서 스마트기기는 더 이상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학교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우리학교의 와이파이, 어떤 상태일까?

우리학교 내 와이파이 이용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왔다. 2012년에는 학우들의 불만이 커지자 총학생회가 나서서 무선AP장치가 부실한 곳을 직접 조사, 3G 공유기를 추가 설치한 바가 있고 무선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학교에서 약 4000만원을 들여 노후한 무선접속장치가 많았던 국제관, 아산이학관, 공학관에 무선AP장치를 추가, 교체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교체 작업을 했지만 학우들은 반응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박예은(미디어 13)학우는 “나아진 것 같기는 하지만, 학교 와이파이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서 주로 데이터를 쓰게 된다”고 말했고, 김지영(의예 13)학우는 “우리학교 와이파이는 조금 느리기도 하고 인터넷 연결이 잘 되다가 갑자기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문제점1. 잦은 끊김 현상

우리학교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때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잦은 끊김 현상이다. 처음에는 인터넷 접속이 잘 되다가 중간중간 연결이 끊겨 인터넷 강의 등을 보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70명 이상의 대 강의실과 열람실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낮 시간에 인터넷이 끊기는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문제점2. 우리학교 무선 인터넷 속도는 ‘글쎄’

우리학교 무선 인터넷 속도는 과연 얼마나 될까. 기자가 직접 우리학교 강의실이 많은 건물과 열람실을 중심으로 총 23개 건물의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무선 인터넷 속도측정 어플리케이션 BENCHBEE(벤치비)를 이용하여 각각 다운로드 속도와 업로드 속도를 기록했다. 문과캠퍼스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1.2mbps, 업로드 속도는 4.61mbps이고 이과캠퍼스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 5.3mbps, 업로드 속도 1.18mbps를 기록해 문과캠퍼스의 무선 인터넷 속도가 이과캠퍼스보다 더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미디어관의 다운로드 속도가 14.8mbps, 업로드 속도가 5.41mbps인데에 반해, 창의관의 다운로드 속도는 1.22mbps, 업로드 속도는 1.50mbps를 기록해 건물 간의 속도 차이도 눈에 띄었다. 학교 전체 평균 무선인터넷은 다운로드 속도 8.97mbps, 업로드 속도 3.67mbps로 집계됐다. 보통 10mps이상이 되면 인터넷 속도가 크게 나쁘지 않은 상태다. 측정 결과, 교내 무선 인터넷 속도 평균은 10mbps에 좀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볼 때, 속도는 느린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느린 속도, 끊김 현상 그 이유는?

우선, 끊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동시접속자수 초과’가 가장 큰 이유이다. 우리 학교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는 사용자가 AP(Access Point)를 통해 우리학교 학생임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학교 서버에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무선AP장치 하나당 이용 가능한 접속자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인원이 접속하게 되면 무선AP장치가 자동적으로 모든 사용자를 차단하게 된다. 현재 이 무선AP장치 하나당 이용 가능한 접속자수는 이론상으로 최대 50명 정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적은 인원으로도 끊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80명 이상의 대 강의실이나 열람실 같은 많은 사람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곳에서는 끊기는 일이 쉽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핫스팟의 이용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는데, 고출력 핫스팟의 경우에는 무선AP장치의 전파에 혼선을 주어 이 같은 현상을 발생시킨다.

학내 무선 인터넷 속도에 대해서는 교내 무선 인터넷을 담당하는 전산운영부도 “현재 속도라면 간단한 인터넷 검색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대용량 파일을 받거나 동영상을 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학교 내부 서버에는 KT와 LG 두 회선이 설치 되어 있다. 학교가 매달 사용료를 내면 각각 이 두 회선이 우리학교 네트워크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든다. 즉, 학내 무선인터넷 속도는 이 두 회선이 지원하는 속도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KT와 LG 두 회선이 지원하는 무선 네트워크 총량은 2Gbps. 이 용량이 우리학교가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용량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양한 무선 단말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사용자수가 많아지면서 2Gbps의 네트워크 양이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전산운영부 송유현 주임은 “요즘 유선보다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용자의 수요가 무선 네트워크 총량을 점차 초과하는 상태이다”고 하며 “앞으로 무선 사용용량을 개선하기 위해 예산팀과 논의할 문제이다”고 전했다.

무선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교내 무선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것이라고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무선네트워크 사용량과 무선AP장치의 개수를 ‘늘림’과 동시에 이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 건물이 더 생겨나고 와이파이 사용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무선 사용량 자체의 개선이 없이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어렵다. 또한 한 기기당 동시 접속자수가 초과하지 않도록 무선AP장치를 충분히 늘리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한정 무선AP장치를 늘리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한 공간 안에 너무 많은 공유기를 설치하면 오히려 전파간섭때문에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선AP장치를 어느정도 확보한 이후에는, 이용자도 전파에 혼선을 줄 수 있는 핫스팟 사용 자제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두 기기 중에 하나만 와이파이 사용하기 등의 ‘질’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올해 우리학교 무선 인터넷 개선 작업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4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확보되어 개선이 필요한 곳의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창의관의 무선랜 개선작업은 확정된 상태이다. 또한, 총학생회도 교내 와이파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 교육복지국장 이상진씨는 “조사를 하겠지만 공유기 숫자는 충분하다는 답변을 들어서 올해에는 교내 와이파이를 효율적으로 쓰자는 취지의 캠페인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2014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환경에서 학교가 원활한 무선 네트워크 기반을 제공하는 일은 하나의 교육권 보장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인프라 개선을 위해 학교와 학생 모두 노력한다면 앞으로 조금 더 ‘스마트’한 캠퍼스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