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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기획]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여성혐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쟁점기획]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 여성혐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대학원신문
등록일 : 2013-10-16 13:04:34 | 글번호 : 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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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기획]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여성혐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최근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43)가 여성 비하적 게시물을 규제할 대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일이 있다. 페이스북이 여성 혐오 · 성차별적 콘텐츠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특히 성(性)에 관한 혐오 발언을 가려내고 삭제할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여성과 행동, 미디어'(WMA) 등 여성단체들은 최근 페이스북이 성폭력에 관한 모욕적 게시물을 방조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전개해왔는데, 그는 여성 혐오 게시물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지침을 개선해 법률 전문가나 여성단체 등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온라인 상에서의 여성 혐오 담론 유통의 양상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일베, 여성 혐오 담론 확산의 메카

한국에서는 최근 특정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여성 혐오 관련 게시물들이 급증하기 시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 비하, 호남 비하, 외국인 노동자 비하 관련 게시글들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경우가 바로 그에 해당한다. 과거에도 특정 여성이나 여성 집단에 대한 마녀사냥식 '○○녀' 색출 작업이 이어졌지만, 일베의 경우 '김치녀/보슬아치/보슬년'이라는 용어로 대변되는 한국 여성 전반에 대한 혐오 담론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래머 이준행이 2011년 7월 19일부터 2013년 5월 24일까지 2년 동안 일베의 46,174개개 게시물을 자동 분석한 《일베리포트》에 따르면, 일베에서 '씨발, 존나'(5,417건)에 이어 가장 많이 언급한 주제어는 '여자'(4,321건)이다. 해당 사이트에서 욕설이 관습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여성 혐오가 이들을 결속시키는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일베의 경우 이용자가 성별을 밝히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일베는 사실상 호모소셜한 남성적 공간으로 기능하며 유저들 모두는 남성이라는 상징적 성별을 획득하고 있다. 일베 유저들은 이른바 '산업화' 과정을 통해 여성 혐오 담론을 비롯한 자신들의 문화와 사고를 여타의 커뮤니티나 온라인 사이트로 유포하고 있는데, 내용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사회적 파급력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베에서 발견되는 여성 혐오는 온라인 공간의 여성 혐오의 역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여성가족부-유명 페미니스트-한국여성 일반 혐오

일베 유저들의 여성 혐오 담론은 일정 부분 피해자 담론에 기초하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 여성은 사회적 약자라기보다는 실존적 경쟁의 대상으로 각인된다. 윤보라(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에 따르면, 온라인에서의 여성 혐오의 범주화는 '여성가족부-유명 페미니스트-한국여성 일반'이라는 순환 구조를 통해 완성된다. 2001년 출범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온라인상에서 국가의 행정기관으로서 공과를 평가받기보다는 '이기적인 한국 여성'이라는 범주가 지니는 부정적 조항들이 응축된 상징물이 된다.

성평등을 제도화하기 위해 여가부가 입안한 정책들은 거센 사회적 저항에 직면하면서, 국가 정책에 의한 '남성 역차별' 담론이 본격화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1999년 군가산점 폐지 논란은 여성 혐오 담론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현실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분노가 여성 혐오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여가부를 비롯한 유명 페미니스트들이 공격의 대상이 되고, 기성 언론은 사회적 여론이 여성 혐오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것을 방치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조장하게 된다.


여성 혐오, 남성의 자기 혐오

문제는 여성 혐오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이면에는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남성의 자기 혐오가 은폐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질서가 만연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느끼는 소외와 박탈감을 사실상 여성 혐오라는 엉뚱한 분출구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박권일에 따르면, 이들을 움직이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상상적 착취'이다. 당연히 받을 몫을 나보다 자격도 능력도 없는 '내부의 타자'에게 빼앗겼다는 박탈감이 이들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들을 실제로 착취하고 배제하는 주체는 자본과 국가이지만, 이들의 분노는 손쉬운 대상인 여성에게로 향한다.

오늘날의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만연한 여성 혐오는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사회가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타자화하고 특정 범주로 표상하면서 해소하려고 하는 불안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수의 여성 혐오 담론 게시글을 올리는 유저들을 여성 혐오자로 낙인 찍는 것은 역설적으로 단지 한 마리의 속죄양을 원하는 것인지 모른다. 차별과 혐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이다.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서 평범한 시민의 다수가 여성 혐오 담론을 내면화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울려야 할 때다.

선민서 기자 minseo@korea.ac.kr



댓글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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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이치고파페사이고 2013-10-21 19:51:44
대학원신문은 일반 원생들이 돌아가며 쓰나요?


댓글 2 대학원신문 2013-10-22 08:29:14
대학원생 기자들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주로 기사를 쓰구요.
그 외에 일반 원우들이나 평론가 등 여러 필진들이 칼럼, 신문평 및 연재글을 작성합니다.

대학원신문사는 원우들의 원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efferus@gmail.com으로 칼럼이나 신문평을 보내실 수 있고, 채택되신 분들께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댓글 3 라면뿔다 2013-10-27 00:42:54
재미있네요. 잘읽었습니다. 결국에는 자기협오를 가진이가 자신에게 분노를 내뱉지 못한채 사회적으로 약한 여자들에게 돌린다는 거군요.


댓글 4 가나다람 2013-10-28 09:30:32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진중권씨가 여성 혐오에 대해 트위터에서 쓴 글도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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