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봄은 나만 빼놓고 왔나봐.”

“주변에 보면 나 빼고 다 연애하더라. 이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솔로도 오래 하니까 가면 갈수록 점점 관성 붙는 것 같다.”

2013년 5월, 이제는 그야말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완연한 봄이 다가왔다. 하늘은 푸르게 높아가고, 앙상했던 나무들도 연녹색 이파리를 피워가며 싱그러움을 뽐내는 이 계절. 창밖으로 펼쳐진 꽃들, 그 위로 부서지는 햇빛에 반짝거리는 세상….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 그 따사로운 한때에 한껏 파묻혀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헌 짚신도 짝이 있는데….

비록 애인이 없는 것이 어제 오늘에서야 생긴 고민거리는 아닐지라도, 아무리 솔로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해도 이 따뜻하고 푸른 봄을 혼자 지내야 하는 것은 새삼스레 가혹한 일처럼 여겨지곤 한다. 이는 특정인만의 고민은 아닐 터. 모든 솔로를 위한 해결책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온·오프라인 상담소를 운영하며 연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러브멘토 제니(본명 방희정·37)씨. 직업명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아무래도 연애 때문에 외로운 사람들이 꼭 필요로 하는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날이 좋던 4월 말 어느 날, 이대역 앞 상담소에서 그녀를 만났다.

Q. 러브멘토 혹은 연애카운슬러라는 직업을 생소하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 직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A. 러브멘토란 직업이 한국에 생겨나기 시작한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2·30대 젊은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사랑, 연애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좌절을 겪고 관계맺음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조언 및 코칭을 통하여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Q. 좀 특별한 일처럼 여겨지는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A. 나 자신도 오랫동안 한 사람을 짝사랑했던 경험이 있다. 연애에 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벌써 6년째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연애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나 공감이 되고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심리와 남녀관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많은 분들을 코칭해 드리다 보니 이 일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됐다.

연애 상담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는 일이라는 제니씨. 제니씨에게 우리가 가장 흔히 궁금해 하는 연애 관련된 질문들을 몇 가지 던져봤다. 연애를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Q. 성격도, 외모도 딱히 흠잡을 데 없고 연애할 마음도 가득한데 남자/여자친구가 안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왜 안 생기는 걸까?

A. 세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있지 않은 경우. 이런 경우는 동아리든 미팅, 소개팅이든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가 본인을 오픈시킬 것을 권한다. 두 번째로는 인상이 차가운 경우. 이런 경우는 아무리 외적으로 뛰어나다 하더라도 상대로 하여금 본인에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성관계도 인간관계다. 밝은 표정을 유지하고 눈을 맞추며 대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경우. 자신의 매력을 모른다면 이성을 만날 때 부족해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한없이 위축되고, 긴장하게 된다. 본인의 매력이 무엇이고, 꿈은 무엇인지, 또 장점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Q. 올해는 꼭 솔로를 탈출하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솔로탈출을 위해 이것만은 꼭 명심하자!

A. 먼저 질문에 대한 답과 일맥상통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매력에 대해 잘 아는 것. 내 매력을 알고 내 자신이 당당해야만 상대도 우리의 매력을 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또 그 장점들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친해지다 보면 솔로 탈출은 눈 앞에 와 있을 것이다.

Q. 설레는 마음으로 소개팅을 앞두고 있을 학우들을 위해 한 마디. 소개팅에서 필승하는 비결, 이게 핵심이다!

A. 편한 마음으로 소개팅에 나가실 것을 권해드린다. “오늘은 반드시 남자/여자친구를 만들겠다!”하는 마음으로 소개팅에 나간다면 열에 아홉은 혼자 돌아올 것이다. 그저 대화를 많이 하고 편하게 교감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너무 한 사람이 대화를 이어나가게 하지 말고, 서로에게 집중하고 물 흐르듯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경청하는 것이니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도중 도중에 열심히 듣고 있다는 제스쳐와 눈빛을 보내면 좋다.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면 헤어질 때 함께해서 즐거웠음을 알려주고, 살짝 다음 기약을 언급해 보는 것도 좋다.

Q.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봤다. “연애를 하면 예뻐진다는데, 예뻐야 연애를 하지!”. 아무래도 외모가 우리 사회에서 너무 중요시되다 보니 연애에 있어 외모 때문에 자신감을 잃는 학우분들도 종종 있다. 외모가 연애의 전부는 아닐텐데.

A. 이성적 끌림은 시각적인 면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분명 외모는 중요하다. 하지만 외모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자꾸 접하다보면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와 분위기다. 분명 외모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본인의 매력을 찾는 일이다. 상담을 요청하신 분들 중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별로인 외모를 갖춘 그녀를, 이유도 모르겠지만 너무나 사랑한다”. 외모가 떨어진다고 너무 의기소침하지 말고, 본인의 매력을 찾아 가꾸어 나간다면 여러분도 ‘그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연애를 시작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매력 포인트를 파악할 것’이 될 듯하다. 본인의 매력포인트를 잘 파악해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거기에서 자신감을 얻는다면 연애를 시작하는 데 있어 좋은 바탕이 될 것 같다. 그럼 다음 단계. 이렇게 힘들게 시작된 연애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Q. 연애를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좋은 연인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될 것 같다. 좋은 연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A. 간혹 상대를 너무 사랑한다는 명목 하에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연애를 하더라도 내 안의 중심은 바로 내가 돼야 한다. 다른 누군가가 내 안에 들어가 있어 나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집착이 되기도 하고 결국은 이별에 이르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남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를 발전시키는 삶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상대를 만난다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Q. 좋은 연애란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지?

A. 정서적 교감과 육체적 교감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정서적 부분만 강조된다면 이성적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육체적 부분만 강조된다면 육체적 욕구만 채운 이후 관계가 시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인이라는 이름하에 사생활을 너무 간섭한다거나 혹은 너무 상대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말했다. 없다가도 생기는 것이 연인이라고. 또, 사실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렇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 인연이지 않은가? 혹시 모를 일이니 아직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나 빼고 찾아왔던 봄이 어느 샌가 다 지나가 버렸다‘하고 당신이 탄식의 한숨을 내쉴 때 즈음, 슬며시 또 다른 봄이 찾아올지 모르니.

이지용 기자(yy507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