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남은 총학 임기

마무리 급한 총학 공약

2학기의 시작으로 2012학년도 총학생회의 임기가 절반 이상 지나갔다. 내건 공약을 이행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고대신문이 안암총학생회(회장=박종찬, 안암총학) ‘고대공감대’가 내건 공약 중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공약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점검기준은 △공약 진행 상황 △공약 지연 원인 △제시된 기간 내 시행 가능성이다.

다섯 달이나 지연된 ‘총학어플’

안암총학은 총학어플 ‘iKU’를 20일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시했다. 처음 제시했던 ‘1학기 개강과 동시 배포’보다 5달 가량 늦었다. 안암총학이 밝힌 어플 게시 지연 이유는 △푸시(알림) 기능 제작 등의 기술적 어려움 △청춘카드 등 우선순위 공약의 실현 △제작비 절감을 위한 총학생회의 자체 제작 때문이다. 공개된 ‘iKU’엔 학교 관련 소식, 톡 기능, 총학 활동 보고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공개된 총학어플엔 셔틀버스 위치검색을 위한 GPS가 탑재되지 않았다. 박종찬 학생회장은 “iKU 어플 게시 후 업데이트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iKU 활용법 △청춘카드 △긴급전화 메뉴의 접속 오류 문제에 대한 기술적 보완도 필요하다.

또 iOS의 앱스토어엔 아직 iKU 어플이 게시되지 않았다. 앱스토어의 어플 게시 최종 단계인 개발자 계정 등록 절차가 안드로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박종찬 학생회장은 “앱스토어 어플 게시는 9월 3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흡연부스’ 행정 절차 거쳐 시범 설치 눈앞에

안암총학은 흡연부스 설치를 위해 KT&G와 2월부터 협의했지만 KT&G가 설치비 지원을 거절했다. 결국 교비 지원을 통해 설치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안암총학은 9월 내 완공을 공언했지만 시설부와 학생복지부 간 부스 설치 위치 논의 과정 등 학교 행정 절차 때문에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사업 주무 부처인 시설부가 흡연부스 제작 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 선정을 포함한 행정적 논의가 끝나면 부스 설치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흡연부스 한 대를 제작하는 기간은 10일~13일 정도다. 시설부 조기찬 주임은 “빠른 설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어서 이번 학기 내 부스 시범 설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림슨 스타’ 프로젝트

소액 기부 활성화를 통한 장학금 확충의 취지로 고안된 크림슨 스타 프로젝트는 전면 백지화된 상태다. 안암총학은 학기 초부터 약 4개월에 걸쳐 교우회와 지속적 협의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교우회는 이를 부인했다. 박종찬 학생회장은 “2월부터 5월까지 교우회와 지속적 협의를 했으나 교우회가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교우회 관계자는 “교우의 장학금 기부 참여를 확대시키려는 취지엔 공감한다”며 “하지만 이를 논의한 적도, 못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공약 시행이 좌절된 이유에 대한 양 측의 견해도 엇갈렸다. 안암총학은 “교우 중 소액 기부자에 한해 교우회비를 면제해달라는 제안을 했지만 교우회 측에서 난색을 표했다”며 “교우회비를 내면 교우회 이사라는 명예직을 주는데 이것이 교우회의 거액 기부를 이끌어내는 주요 요인이라 면제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우회칙과 교우회 임원제도에 교우회비를 냈을 때 교우회 이사 자리를 준다는 조항은 없다.

안암총학은 대안으로 교우 장학금 사이트인 ‘크림슨 스타 닷컴’ 운영과 ‘장학금 포털 사이트’ 신설 및 사이트 내 ‘소액 기부 교우 장학금’ 코너 개설 등을 제시했다. 크림슨 스타 닷컴은 9월 첫째 주 경에 오픈할 예정이며, 장학금 포털 사이트는 총학과 학교 간 3차례 면담이 이뤄졌다. 박종찬 학생회장은 “신설 사이트를 통해 소액 기부를 한 교우와 학생 간 연결을 시도할 것”이라며 “사이트는 총학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고연전, 교우회보, 고파스,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식선불카드’는 T머니로 대체 논의 중

안암총학은 학식선불카드 공약이 백지화됨에 따라 ‘T머니 결제 서비스’로의 대체를 논의 중이다. 안암총학은 계산 대기 시간을 절약하고 각종 혜택 서비스가 포함된 ‘학식선불카드’ 제작을 추진했다. 그러나 해킹을 통한 잔고 조작 등의 보안 문제 때문에 공약이 전면 무효화됐다. 대안으로 ‘학식 쿠폰제도’를 도입하려 했으나 이 역시 백지화됐다. 쿠폰 운영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기존 카페테리아 방식을 세트메뉴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안암총학은 현재 ‘T머니 결제 서비스’에 대해 후생복지부, 학관 식당 업체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안암총학과 자연계 생활관 학생식당 업체와 31일 면담을 하며 추후 산학관, 국제관 식당과 논의할 예정이다.

안암총학은 ‘T머니 결제 서비스’가 할인 혜택을 적용하기 힘든 점을 보완하기 위해 ‘1000원 무료 충전 카드 배포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박종찬 학생회장은 “스폰서 유치를 통해 카드 제작 비용을 처리하는 대신 업체의 광고를 카드에 삽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문채석 기자 hot@
사진｜정태산 기자 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