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가 열리는 동안에, 총학생회에는 한 장의 투서가 날아왔다. 학교가 술과 음악 속의 열광의 현장에 빠져 있을 동안 우리학교로 날아온 투서의 내용은 놀랍게도 아이스하키부 폭력사태에 관련한 것이었다. 투서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떠올랐던 것은 2009년 농구부에서 있었던 감독의 선수폭행 논란사건이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이게도 투서는 김광환 전 5개부 총감독이 선수에게 청부폭행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Q : 김광환 전 총감독이 연세대학교 에에스 선수인 박태환을 정기전에 뛰지 못하도록 두들겨 패라고 지시했다는데,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A :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고려대학 진학이 확정됐던 2학기 때 어느 날 일이다. 정확하게 최태호 코치가 전화를 해 장난식으로 "너"연대 박태환과 싸우면 누가 이기냐? 라고 물었다. 1m 78cm, 90kg인 아들은 “싸워보진 않았지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최 코치가 잠깐만 기다리라더니 김광환 총감독을 바꿔줬다. 김광환 총 감독은 당시 합숙장소였던 목동 인근 나이아가라호텔로 아이를 불러서 연세대학교 에이스인 박태환을 정기전에 뛰지 못하도록 두들겨 패라고 지시했다.

Q : 따르지 않았을 시 “불이익이 많았나?” 추가적인 요구는?

A : 아이가 선배들과 상의를 해보더니 지시에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지금까지 정기전은 물론이거니와 단 한 번도 유니폼을 제대로 입을 수 없었다. 더욱 더 화가 나는 것은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년 정기전(2011년)이 있기 전에도 김광환 전 총감독을 주차장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 때에도 김 전 총감독이 어떻게 안되겠냐며 또 아이에게 같은 기억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사실들이 너무 화나서 견딜 수 가 없다. 코치진으로부터 온갖 욕설과 비아냥을 견뎌야 했던 문제도 너무 힘들다.

Q : “지금 김광환 관장이 고려대학에 버티고 있는 한 그 꿈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까지 김광환 전 아이스하키 감독이 고려대학교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가?

A : 현재 김광환 씨가 5개부 총감독 직에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아직도 ‘관장’이라는 직위로 우리학교 내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게 틀림없다. 아들이 김 전 총감독에게 상담을 요청했을 때 녹취한 파일이 있다. 보내드린 파일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나와 아들에게 사과의 편지를 써오면 정기전을 뛰게 해주고, 운동을 시켜주겠다는 등의 협박을 했다. 학교에 영향력이 없고서야 이러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할 수 없지 않겠나?

Q : 투서에 따르면 “감독 코치에게 돈을 주면 정기전을 뛸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이 공공연하게 합니다. 저도 김광환씨와 약속한 오토바이를 선물했습니다” 는 내용의 이야기 가있다. 실제 아이스하키부에 이러한 돈거래가 빈번히 일어나나?(꼭 본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A : 나의 경우 부끄럽게도 그런 적이 있다. 아이가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부모가 되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입학한 뒤 김광환씨와 약속한 오토바이를 선물했다. 입학하고 너무나 운동을 시키지 않으니 너무 답답해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 보약이나 해드세요 라고 하면서 500만원을 갖다 바쳤다. 그러니까 정기전 전에 아이한테 전화가 오더라. “엄마 정기전 뛰게 됐어요, 열심히 할게요” 기가 막힌 노릇이다. 더 슬픈 건 코치진이 정기전 전에 갑자기 정기전을 뛰지 말라고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나머지는 직접 내가 확인한 적은 없다. 그러나 실력이 부족한 선수는 입학할 때 몇 억씩 바치고 들어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고대는 실력이 좋거나 돈이 많으면 된다”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

Q : 피해선수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운동만 하다가 학업으로 전향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A : 앞으로 운동을 계속해야할지 반신반의한 상태다. 아이가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 앞서 말했듯이 코치진으로부터 온갖 욕설과 비아냥을 견뎌야 했다.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고 내린 결론지만 최근에는 심지어 정신과 치료까지 병행하고 있다. 워낙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아이라 더욱 상처가 크다. 지난번에 전국 대학부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서 우리학교가 우승하고 다른 선수들이 상을 받으러 갈 때에는 혼지 집에 와서 통곡을 하면서 울더라.

Q : 학교 측에 바라는 점 있나? 학교 측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 한 때, 문익수 전 체육위원장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고자 했었다. 그러나 2011년 정기전이 끝나고 퇴임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우리학교 아이스하키 OB모임인 호빙회 역시 관련해서 총장실을 방문했다고 알고 있다.

바라는 점은 크게 많지 않다. 아이가 스케이트를 처음 신을 때부터 고려대학교를 오고 싶어 했다고 한다. 이런 사건에 휘말리는 본인의 심정은 오죽하겠나? 아이가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고대 아이스링크장이 일부 부도덕한 선생님들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

Q :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A : 진짜 고대 학생들은 다 자식 같은 학생들이다. 자식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배움의 터가 됐으면 좋겠다. 운동이든 학업이든 간에, 어른들이 학생들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 그런 환경에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 양 쪽 입장을 들어봤어야 하지만, 당사자들 모두가 대부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물론 정확한 사건의 전말은 양측 입장을 모두 들어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러한 의혹만으로도 자유, 정의, 진리를 표방하는 우리학교가 참 민망하기 그지없다. 고연전 역시 지나치게 승패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제라도 학교 측은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조속히 아이스하키부가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작성자 : 정우식, jws2530@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