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철학 07) 본교 응원단장 인터뷰, “4.5보다는 36.5도의 사람이 되었으면” 

The HOANS (이하 ‘호’) :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응원단장이 된 소감을 듣고 싶다.

이태훈 응원단장 (이하 ‘이’) :무엇보다도 많은 책임감이 느껴진다. 학교생활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행사가 응원을 배우는 3월 응원 오리엔테이션과 곧 있을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 아닌가. 이렇게 중요한 행사를 이끄는 응원단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이니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응원단 내에서 단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책임감이 큰 만큼 보람도 매우 큰 것 같다.

이 : 사실 일반 학생들은 응원단의 조직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응원단이라고 하면 보통 응원복을 입고 앞에서 응원 동작을 이끄는 사람들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렇지만 우리 응원단은 이보다 더 넓은 의미이다. 기수부인 영 타이거즈(YT)와 음악부인 엘리제가 모두 응원단에 소속되어 있다. 전국 대학의 응원단 중 이런 규모의 응원단이 없다. 이렇게 매우 큰 조직이다 보니 전체를 총괄하는 단장의 입장에서 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장들에게 위임할 것은 위임하기도 하면서 잘 이끌어가고 있다.

호 : 단장으로서 만들어가고 싶은 응원단의 모습이 있는가.

이 : 올해 단장으로 취임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조직 내부에 대한 것이다. 훈련을 통해서 응원 단원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학생으로서의 본분 역시 다하도록 하고 있다. 응원단을 하면서 학점도 챙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 외적으로는 일반 학생들과의 소통을 이전보다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전까지 학생들과 약간 소통이 부족했다. 응원단에 대한 몇몇 안 좋은 소문들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에 전혀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일반 학생들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최대한 소통을 해보려고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 곧 있을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이 끝나면 이러한 소통을 훨씬 늘릴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학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응할 예정이다.

이 : 응원단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진 것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파스’(www.koreapas.net)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응원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특히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응원단이 불투명하게 예산을 운영한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의혹들은 모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응원단 자체가 그렇게 예산을 우리 입맛에 맞게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또 얼마 전에는 황당하게도 응원단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학점 포기 각서’를 써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웃음)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 이러한 근거 없는 소문들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들과의 소통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이 : 학기 초에 신입 단원 선발을 위한 리크루팅 설명회를 열었다. 아쉽게도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서 참여는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참여했던 학생들은 모두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응원단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도 풀리고 준비한 여러 영상들을 보면서 응원단의 전반적 활동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홈페이지를 개편해서 인터넷 공간에서의 소통 역시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 고려대학교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응원단에 가입해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응원단에 지원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주변에 있는 선배들에게 풍문으로만 듣다보니 정말로 응원단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훈련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학업적인 측면에서 공부만 하는 다른 일반 학생들을 따라가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 생활 전체를 놓고 보면 1,2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헛된 시간은 결코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응원단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장학금까지 받는 학생들도 있다. 다시 말해 성적은 결국 자기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응원단 활동을 하는 1,2년 동안 평범한 대학생으로는 느낄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요즘 대학생들은 대부분 너무 취업을 위한 학점이나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에 매몰되어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멘트가 있다. ‘4.5보다는 36.5도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해 4.5의 학점을 받는 학생보다는 36.5도의 지성인․야성인으로서의 고려대 학생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 : 물론이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연예인 위주의 콘서트 형 축제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행사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이 어디까지나 대학생들의 축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연예인이 아닌 대학생이 주인공인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학교는 응원이 고대만의 문화로 자리 잡아 학생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 중이다. 오며 가며 보셨을지 모르겠는데 ‘고대한 탄생’이라고 이름붙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핸드폰을 통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축제가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이 ‘이번 입실렌티는 이전과 달랐다. 우리가 주인공이었던 행사였다.’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예인이 별로였다는 말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라인업은 좋다. (웃음)

이 : 개인적으로 정경대 부근을 많이 지나친다. 정경대와 정대 후문을 지나다니며 느낀 점은 정경대 학우 여러분들이 대학생으로서의 사회 참여에 활발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정말 고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 같았다. 이렇게 고대의 정신, 지성과 야성을 겸비하신 정경대 학우분들이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에 많은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오셔서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우리 고려대 응원단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원우현 편집국장 happywwh@korea.ac.kr
최정호 기자 chjho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