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오후 4시 30분에 민주광장에서 본교 민주동우회 시국선언 및 고대 시국대회가 열렸다.

총학생회는 내일(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6.10 범국민대회 참여에 앞서 오늘 오후 ‘6.9 반민생! 반민주! MB 정권 규탄 민족고대 시국대회’를 열고, ‘고려대 학생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민주화 운동 선배들의 숭고한 정신과 열정을 이어받아 시대의 부름 앞에 당당히 나서고자 한다.”며 “제 2의 민주화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시국선언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성 수사에 대해 사과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며 서민경제 정책을 실시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한편 집회 시작 전에는 약 15분가량 본교 민주동우회에서 시국선언을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내일 5시 민주광장에서 6.10 범국민대회 참가자 결의대회를 갖고 서울광장으로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자료별첨※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 시국선언문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 시국선언문

 
우리들은 얼마 전 청천벽력과 같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접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전대미문의 전국적이고 국민적 애도의 물결 속에서 슬픔조차 느낄 겨를도 없이 며칠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사태를 초래한 시대착오적인 세력들은 아직도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를 왜곡하고 서투른 변호에 급급하고 있다. 지난 통치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유지수단으로 사용해왔던 검찰권력을 스스로 해방시켜준 개혁조치가 부메랑이 되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등 뒤에서 칼을 꼽는 격이 되고 말았다. 출범에서부터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던 살아있는 권력이 도덕적 가치를 존중하고 도덕적 자부심으로 뭉친 지난 권력을 유린하였다. 정치검찰의 무책임하고 고의적인 피의사실 공포와 황색언론의 의도적이고 선정적인 보도경쟁이 빚어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1960년 4·19혁명, 1964년 6․3한일회담반대투쟁, 1972 유신반대민주화운동,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10항쟁으로 이어져 온 피나는 투쟁에 의해서 이룩한 민주주의가 지금 전면적으로 유린되고 있다. 그것도 이른바 6․3한일회담반대투쟁의 주역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하는 현 대통령 치하에서 말이다.

지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하고 출발한 현 정부는 다시 군사독재시절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 무분별한 쇠고기수입이라는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개방압력에 굴복하여 자국국민들의 건강주권이 위협받고 있는데, 그것을 정부가 지켜주기는 커녕 오히려 촛불투쟁에 나선 선량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였다.

또한 747(7%성장, 국민소득4만달러, 7대강국)공약으로 탄생했던 현 정부는 경제성장은 커녕, 미국발 세계경제위기에 좌충우돌식 경제조치와 처방으로 말미암아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일찌감치 잃어버리고 말았다. 경제위기에 대한 순수한 문제제기를 한 것에 불과한 ‘미네르바’에 구속이라는 재갈을 물리는가 하면, 날로 악화되는 서민경제는 외면하고, ‘4대강살리기’를 통하여 토목공화국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삶의 벼랑 끝에서 마지막으로 생존의 터전을 지키려는 용산철거민들의 몸부림을 보호하기는커녕 경찰특공대를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진압함으로써 5명의 철거민이 목숨을 잃어버린 용산사태는 아직도 장례조차 치루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실용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는 실용을 취하기는 커녕, 아집과 독선으로 허영정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각종규제완화와 감세정책 등을 통하여 재벌공화국 만들기에 여념이 없으며, 경제위기에서 회생의 기미가 보이기도 전에 먼저 부동산폭등의 기미까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국민의 정부 6․15선언, 참여정부 10․4선언을 통해 이룩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정책의 소중한 성과였던 금강산관광의 중단에 이어서, 개성공단사업조차 중단위기에 몰려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무려 오백만이 넘는 국민들의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물결, 그 밑바탕의 한편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주의, 서민, 지역균등,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펼쳤던 가치와 정책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회한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분노가 보다 분명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명명백백하게 드러낸 민심에 대통령이 응답을 해야 할 때이다. 국가와 국민을 분열과 고통의 나락에 떨어트린 국정운영의 동맹세력들이 응답을 해야 할 때이다. 먼저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검찰의 사병화와 정치보복적 수사에 의해 야기된 불행한 사태가 대하여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며, 책임 있는 후속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책임 있는 후속조치는 먼저 내각총사퇴와 사법독립이다.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중수부장 등의 해임과 교체 등으로 난국을 모면하려 들면 더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그러나 보다 책임 있는 후속조치는 국정운영의 기조와 방향이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특정한 지역, 계급, 종교, 언론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동맹에서 벗어나 사회 전 구성원과 소통하고 통합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극소수 기득권세력의 이해증대를 위한 미디어관련법제정, 각종규제완화조치, 4대강개발사업 등을 중지하고,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서민대중을 위한 획기적인 보호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비핵개방3000,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라는 시대착오적인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선언’의 전면적인 이행을 약속함으로써 긴장관계에 돌입한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개성공단을 활성화하고 중단된 금강산관광을 하루빨리 재개시켜야 한다. 개성공단활성화는 당면한 경제위기의 타개책의 지렛대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라는 외우(外憂),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라는 내환(內患), 국난이 아닐 수 없다. 국난의 극복은 국민통합이라는 단합된 힘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라는 통일정책기조처럼 겉으로는 상생․공영이지만 안으로는 일방적인 대결과 흡수의 정책과 기조라면 결코 상생․공영이 이루어질 수 없다. 현 정부가 그렇게 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미국에서조차 새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정당에서 후보경합을 벌였던 인물은 물론이고, 선거과정에서 적대했던 공화당출신까지 유임시키거나 기용하는 인사탕평책을 펼쳤다. 이렇듯 인사는 만사라고 했지만 현 정부의 인사는 논공행상에 의거한 ‘고소영정권’으로 국민적 조롱거리가 되었다. 게다가 승리한 권력은 모두 선이고, 패배한 권력은 모두 악으로 매도하는 승자독식의 분위기는 소통과 대화의 부재로 인한 민심의 대대적인 이반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더 이상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고, 경제위기 속에서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는 민생경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하여, 유가족과 국민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검찰․경찰․국세청 등 통한 공안탄압과 언론통제로 국민을 억압하는 귄위주의적 통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검찰의 기소독점폐지, 잘못된 사법관행청산, 공직부패수사처신설 등의 사법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2. 이명박 대통령은 내각총사퇴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하여, 특정한 기득권층만을 배타적으로 대변해 온 잘못된 편향을 타파해야 하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시민사회와 대화하며, 제정파와 협력하는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한다. 

3. 이명박 정부는 토목공화국․재벌공화국으로 상징되는 왜곡된 국정운영과 반민주적이고 반민생적인 국정기조의 오류를 인정하고, 국정운영․기조․정책을 드러난 민심에 기초하여 전면적으로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용산참사 사건의 조속한 해결, 미디어관련악법 제정철회 등과 같은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4.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통일정책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통일정책과 ‘PSI'가입으로 한반도를 긴장과 전쟁의 위험 속으로 몰아가는 수구냉전적인 대북대응전략을 즉각 중단하고, 6․15공동선과 10․4남북선언을 조약에 준하여 성실히 이해해 나갈 것을 밝혀야 한다.

2009년 6월 9일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