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는 다른데다 쓴거 옮겨붙인거라 ㅡㅠ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던 돼지고기집.

일단 사람이 많다. 나는 분점으로 갔었는데, 본점에서 자리가 모자라면 분점으로 보내면서 대기번호도 함께 주는 시스템인 모양..

분점 1순위였는데, 본점 4순위한테 밀렸었다 ㅡㅠ

아무튼 웨이팅은 필수적일 거라고 예상된다. 화요일 저녁 7시 30분에 웨이팅을 20분 가량했으니...

아무튼 들어서면 메뉴를 고르게 되는데, 친구의 추천대로 목살 주문

150그람에 120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밑반찬은 무청 장아찌, 대파김치, 양파 장아찌, 채소무침, 동치미 정도가 나왔던 기억이고, 쌈채소는 따로없다.

곁들이 장류는 쌈장, 소금, 생선젓갈(아마 믹서로 갈아서 나온 것 같다).

밑반찬 맛은 전체적으로 새콤한 편이라, 느끼할때마다 한번씩 먹어주면 좋고, 다들 무난 무난하다. 약간 특이한점을 찾자면 대파 김치의 층지고, 밀도있는(뻣뻣한?) 식감(맛은 잘숙성된 김치맛) 과 무청 장아찌에서 느껴지는 약간은 아릿한 향 정도이다. 무청 장아찌도 맛은 그냥 장아찌 맛인데 향이 독특.

여기에 된장찌개를 추가 주문했는데, 표고버섯이 들어가서 버섯향이 좋았다. 근데 여기서도 가격이 좀 아쉬운건, 공기밥 따로 찌개 따로 주문해야 한다는 점... 보통 고깃집에 대한 인식은 공깃밥 시키면 된장찌개가 따라나오는 느낌이까.. 뭐 그래도 먹을만한 된장찌개가 나와주니, 크게 불만은 없다. 가격은 공깃밥 천원, 된장찌개 3천원. 아 그리고 공깃밥의 경우, 바로 공기에 떠서 주는 점이 장점.

아무튼 밑반찬 좀 집어먹다 보면, 고기를 가져다주는데, 고기는 한돈을 쓴다. 목살 2인분, 그러니까 300그람짜리 한덩이를 가져다 주는데, 이게 2.5~3센치 정도 두께로 한덩어리가 나온다. 아, 숯얘기를 안했는데, 참숯을 쓰는것 같았다. 두툼한 참숯은 아니지만, 그래도 숯이라고 불릴만한 것을 가져다 쓴다. 이 숯 위에 불판을 얹는데, 이게 가생이에는 구멍이 뚫려있고, 가운데 부분은 막혀있는 형태이다. 이 불판이 충분히 달궈진 후에 고기를 굽기 시작하는데, 고기를 굽는 전 과정은 직원이 담당한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인듯... 사실 나는 고기를 엄청 잘 굽는 편도 아니고, 굽다보면 귀찮기도 하니까....

고기 얹는 순간 치이익 하는 소리가 난다. 잘 달궈졌다는 소리다. 몇분 가량 방치 시켜준 후, 다시한번 이걸 뒤집어 준다. 그다음 또 방치...

다음 단계는 널찍한 양면에 크러스트가 생긴 두툼한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는 동시에 덜 익어진 안쪽 부분을 익히는 건데, 이때에는 불판의 가생이를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고온에서만 돼지를 구우면, 지나치게 쫄깃한? 맛이 난다고 생각하는데,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좀 약한 불을 찾아가는 목적과 숯의 향을 고기에 배이게하려는 목적도 같이 가지는 것 같다. 아무튼 가생이에 얹은 고기는 두세차례 정도 뒤집어서 골고루 잘 익힌 뒤, 보란듯이 직원이 개인접시에 고기를 한점씩 얹어준다. 그리고 다른 불판위의 고기들은 더 익혀지지않도록 다른 접시위에 얹어진다. (금속으로 된 이 접시는 고기의 온도유지를 위해서 접시째로 불판위에 얹어지므로 고기가 식진 않는다.)

왠지 이부분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최상의 맛이 나는 시점이니까 드셔보시죠? 라고 말하는 느낌.. 이걸 소금에 찍어서 먹었는데, 사실 첫 한점은 실망이 앞섯다. 고기가 부드럽긴한데, 약간 물기가 적은 스펀지 같은 느낌... 하필 목살에서 가장 기름기가 적은 부분을 먹어서 그런 것일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신 다음점 부터는 아주 만족스럽다. 고기는 한입에 가득찰만한 크기( 카드 반장정도의 크기에 1.5 센치 정도의 두께)에 겉면은 바삭하게 구워져있고, 속살은 아주 촉촉하고 부드럽다. (역시 기름이 어느정도 있어야 맛있다.) 생각해보면,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조리사가 구워내는 소고기나, 이 가게의 숙련된 직원이 구워주는 질좋은 돼지고기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150그람에 12000원의 가격은 납득이 간다.  

아 고기를 다 굽고 나면 대파김치도 불판에 얹어주는데, 익힌 대파김치 맛은 그냥저냥.. 위에서 말한 식감과 맛에 따듯함이 더해지는 정도로.. 신박하게 맛있진 않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나왔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삼겹살을 시식해볼까 생각중인데... 역시 느끼하겠지 이건...목살이 딱 좋은 것 같다..

아, 효제금마루랑 여기랑 비교하면...

잘익힌 두툼한 고기한점을 먹고싶을 땐 육전식당.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리고 아주 두툼하진 않더라도, 적당한 크기의 돼지고기(아마 삼겹살은 금마루가 더 맛있을 거다.. 삼겹살은 두툼하면 느끼해질 수 밖에 없는데, 금마루의 두께는 삼겹살을 위해 적당한 두께가 제공된다)를 먹고싶으면 금마루. 다만, 역시 직접 굽는다는 것은 불편하다. 그래도 육회와 게장, 먹을만한 찌개가 무료로 제공되는 점은 훌륭한 장점이다.

길게 썼지만, 결론은 두툼한 고기 한점이 땡기는 날은 육전, 그렇지 않은 날은 금마루에 가는 게 나아보인다.

두서 없는 글은 여기까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23:3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