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가쪽은 비오면 도시 하천에서만 나는 비릿한 냄새가 나요. 그래도 날씨 좋으면 나름 리버뷰라 좋음.
남자친구는 강 건너 사는데 저희 둘다 야식을 즐겨서 가끔 추레한 몰골로 슬리퍼를 질질 끌고 야순네식당에 가요.
저희는 제육볶음, 된장찌개, 알탕만 시켜먹어요.
제육+된장이나 제육+알탕의 조합으로 시켜서 찌개는 너 한숟갈 나 한숟갈 비위생적으로 막 떠먹고 고기는 상추나 양배추에 싸서 냠냠우걱우걱 먹어요.
사실 그 주변에는 밤늦게까지 하는 저렴한 국밥집이 두 개나 더 있지만 저희가 야순네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당
그 이유는 첫째로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고, 둘째로 메뉴가 다양하며, 셋째로 이모님이 매우 친절하고 세심하셔서입니다.
저는 막입이라서 음식은 하루 필요 열량만 섭취하면 된다는 주의지만 남자친구는 좋은걸 먹고 자라서 그런지 음식의 재료를 자꾸 따지는데요...
5천원짜리 된장찌개에 다슬기가 들어가있는걸 보고 감탄했다고 합니당.
게다가 밥도 일반 공기밥이 아니구요 약간 찰지고 윤기나는 회색 밥(이름이 있었는데 까먹었어요)이라서 먹고나면 같은 한그릇이라도 꽤 배불러요.
학식에 나오는 하얀 찐밥은 먹고나면 금방 배고픈데 이 밥은 먹고나면 한참동안 배가 부릅니다.
메뉴 두개를 시켜서 같이 먹으면 항상 밥 두공기로는 살짝 아쉽고 세공기쯤 먹어야 시킨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둘이서 세공기 먹고 나면 배가 빵빵해서 밤에 잠이 안 오는 건 단점..
아 또 남자친구 위장이 좀 예민해서 밖에서 안좋은 음식 먹으면 맨날 소화 안되고 화장실 들락거리고 그렇거든요..
근데 야순네 먹으면 배는 부를망정 속이 아프지는 않대요!!ㅋㅋ
저는 뭐든지 소화 잘시켜서 상관없지만요..
메뉴는 다른 소포게 글을 참고하시면 될것같구요(사실 맨날 똑같은 것만 시켜먹어서 잘 모름ㅠ)
제가 소포게에 후기를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모님의 세심함이었습니다.
이모님은 항상 저희 둘이 가면 밥을 한그릇 더 갖다 주세요.
원래 밥 무한리필인데 저희가 항상 리필해 먹으니까 아예 기억하고 갖다 주시는듯ㅋㅋ
항상 둘이서 세그릇을 먹다가 딱 한번 두그릇만 먹고,
요저번에도 시험기간이라 밥하기 귀찮아서 야순네에 갔는데 이모님이 원래 세 그릇 가져오시던 밥을 딱 두그릇만 갖고 오시는 거예요.
그리고 원래 제육볶음에 상추를 같이 갖다 주면 상추는 안먹는 편식쟁이들이 많아서 물어보고 갖다주시는데
딱 한번 상추 달라고 하니깐 귀신같이 기억하시고는 그다음부터 아예 제육이랑 상추 같이 딱 가지고 와주시더라구요.. 이런게 이모님들의 연륜인가 싶었어요!ㅎㅎ
참고로 상추도 무한리필 가능함ㅋㅋㅋ 쫌만 더달라고 해도 수북하게 담아주심..
가끔 학생들한테는 떡볶이도 서비스로 주시고요 (완전 운좋아야함) 밥 먹고 있으면 갑자기 주방에서 양배추도 피부에 좋으니까 많이 먹으라는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려요..!
학생들이 이렇게 몸에 좋은 양배추를 편식해서 많이 속상하시다며...
이것저것 세심하게 기억해주시고 챙겨주려고 하시는 모습이 좋아서 후기를 남기게 되었네요!!
요즘은 많이 입소문을 타서 아주머니가 되게 바빠보이긴 하지만...
그래서 이런 칭찬후기를 써봤자 음...아주머니가 너무 바빠질거 같아서 걱정되긴 하지만ㅠㅠ
꽤 자주 다니는? 제기동 자취생으로서 후기를 안 남길 수가 없어서, 식상하실 수도 있는 야순네식당 후기 올려봅니당..ㅎㅎ
시험 막바지인데 다들 건강한 밥 드시고 시험잘보세용!!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16:3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