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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목요일에 겪은 일인데 이래저래 일도 있고 성질 좀 죽이느라 이제 글 씁니다... -ㅅ=
작년에 이 곳을 처음 알고나서부터, 종로 3가 유진식당 못지 않게 쩌는 가성비를 보여주는 곳인지라 종종 찾았던 곳입니다. 4천원에서 5천원으로 올랐어도 여전히 싼 가격이니까요.(제가 제일 좋아하는 을밀대가 9000원;;;) 그래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갔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제가 집이 안양인데, 땡기는 날에는 일부러 제기동역에서 내려서 먹으러 갔다가 학교로 갈만큼 말이죠.
근데 훌륭한 맛과 쩌는 가성비 그리고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의 인자하신 성품 등 여러가지 좋지만 단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서빙하는 아줌마... -ㅅ= 이전부터 서비스도 잘해야 평타 칠 만큼 별로 맘에 안 들었네요. 예전에 후배 데리고 갔다가 육수 좀 더 달라고 하니까 원래는 그냥 안 준다면서 꼭 적선하는 것 마냥 별 생색을 내는 게 아주... 그래요 뭐 그 정도까지는 그러려니 했어요.
문제는 저번 주 목요일입니다. 제가 청량리 역 쪽에서 일이 있어서 갔다가, 6교시 수업 전에 먹고 가려고 들렀습니다. 2시가 넘은 시간대라 점심 먹으러 온 손님은 저밖에 없었구요. 약간 덥게 입고 나와서 땀 좀 흘린 관계로 물냉면 하나 달라는 말을 좀 힘 빠진 말투로 얘기했더니, 배가 고파서 힘이 없냐고 이죽이죽... 아놔 이 아줌마 진짜 뭐야 하면서 그냥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나서 할머니께서 직접 가져다 주셨는데요, 좀 양이 많은데 괜찮겠어요? 라고 할머니께서 물어보시더라구요. 원래 곱배기 먹어도 그렇게 배가 많이 부르지는 않은 배니까 괜찮아요 라고 하면서 고맙게 받았습니다.(근데 사실 평소에 먹던 보통량하고 거의 차이가 없었답니다.) 근데 면이 약간 덜 익어있었어요 ㅠㅠ 그 날 밤부터 다음 날까지 설사 몇 번 했었음 ㅠㅠ 그래도 먹을 때는 그냥 맛있게 먹었는데...
먹는 중에 1차 사건이 터졌습니다. 서빙하는 아줌마가 자기 폰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언쟁이 심해지더니 막 싸우더라구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고, 그 아줌마 아들이 친구랑 싸워서 상처를 냈는데 그 친구 엄마 되는 사람이 전화로 당장 와서 사과하고 치료비 달라는? 그런 것 같았어요... 당연히 서빙 아줌마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식으로 명령조 얘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나빴겠죠.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더라구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손님인 제가 지금 식사하고 있는 면전에서 큰 소리치고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면서 역시 저 아줌마 진짜 서비스 정신 알아줘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어른이니까 참았습니다.
그.런.데.
다 먹고 계산하려고 가서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현금이 3천원밖에 없더라구요. 그런데 맛있게 먹었냐고 친한 척하면서 물어보던 이 아줌마가 急정색을 하면서,
아줌마 : 뭐에요? 현금 없어요?
나 : 네, 오늘은 그렇게 됐네요.
아줌마 : 아니, 5천원짜리 냉면 한 그릇 먹으면서 무슨 카드로 계산을 해요?!
나 : -ㅅ=?
아줌마 : 할머니께서 양도 많이 주시고 그랬는데, 5천원짜리 냉면 한 그릇에서 수수료 빠지고 하면 뭐가 남아요~?!
나 : 저기요, 제가 여기 한 두번 온 것도 아니고, 이전에도 똑같이 먹고 카드 드렸을 때는 아무 얘기도 안 하셨으면서 왜 그러세요?
아줌마 : 그럼 알아서 미리 돈을 준비 해 와야지. 이게 뭐야. 이럴 거면 안 왔으면 좋겠어요.
나 : (뭐? 이 아줌마 봐라?) 아니 현금으로 내느냐 카드로 내느냐는 손님 맘인데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아줌마 : 아무튼 이럴거면 오지 마세요. 5천원짜리 냉면 하나 먹으면서 무슨...
나 : (아놔 ㅅㅂ) 예~ 알겠습니다, 이제 안 올게요 나 원 참...
아줌마 : 네, 그러세요~
나 : -ㅅ=;;;
대화의 문장들을 정확히 적진 못 했지만, 저런 대화가 오갔답니다.
그래요 뭐, 카드 수수료가 걸리니까 가게 입장에서는 되도록 현금을 받고 싶어는 하겠죠. 수수료 떼는 게 그렇게 싫으면 아예 원천적으로 카드를 받지를 말던가... 그리고 내가 많이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나한테 많이 준 것도 아니면서 엄청 생색내고... 면 덜 익었어도 그냥 맛있게 먹었는데 꼭 저렇게 얘기를 해야 할까요? 중간에 전화 통화로 싸워서 자기 스트레스 쌓인 거 저한테 화풀이한 걸로 밖에 안 보이더라구요, 진심으로.
좋게 얘기 할 수도 있는 거자나요? "학생, 미안한데 다음부터는 웬만하면 현금으로 계산해줬음 좋겠어요. 5천원짜리 냉면 하나 먹는데 카드로 계산하면 좀 그렇자나요."라고는 말 못 하나? 이렇게 얘기했으면 저 스스로도 속으로 그래 뭐 어려운 거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기라도 할텐데, 이건 뭐 그냥 다음부터 오지 말라니... 진짜 서비스 진상이네요 아오 정말...
이 집은 편육이 오돌뼈 많고 퍽퍽해서 별로인 거 빼고는 전체적으로 다 꽤 좋았는데, 이런 식으로 괜찮은 냉면을 못 먹게 되니까 정말 짜증나고 화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어른인데 뭐라고 하긴 그렇고... 주인 할머니도 계신데 말이죠. 이 아줌마한테 욕 한 바가지로 해주고, 친구랑 싸워서 상처까지 내서 전화오게 만드는 아들새끼 욕도 한 바가지 해 주고 싶은 걸 참느라 아주... ㅠㅠ
정말 그 아줌마만 거기서 일 못 하게 할 순 없나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저만 이런거면 더 억울할 것 같지만 ㅠㅠ 맛나게 밥 먹으러 갔다가 불쾌하게 나오는 일은 없어야겠죠... 제가 이렇게 글 쓴다고 그 곳을 찾는 학우분들이 줄어들거나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기 학우분들이 저런 말도 안 되는 대접은 안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길어서 죄송합니다 -ㅅ=ㅋ)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07: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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