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두서가 없음을 밝힙니다.



평소에 여기 파스타가 입에 맞아서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맨 인 나폴리에 가는 학생입니다.

이틀 전에 이쁘고 착하면서도 똑똑한 제 여자친구와 오랜만에 맨 인 나폴리에 들렀습니다.

메뉴 중에 가장 좋아라하는 모짜렐라 로지 펜네를 하나 시키고 파스타의 느끼함을 잡아줄 피자를 찾다가 디아볼라 피자가 매콤하다고해서 같이 주문했습니다.

전 맨 인 나폴리에서 나오는 식전빵을 매우 좋아합니다. 공갈빵처럼 안이 뻥 비어있으면서도 바삭바삭한 맛도 있어 보통 두 개 많으면 세 개까지 먹습니다.

밑에 비추글에선 떡져있다고 하셨는데 식전빵 만드시는 분이 컨디션이 안좋은 날이였길 바랍니다. 제가 갔을 땐 여느 때처럼 맛있었습니다.



여튼 공갈빵을 다 먹고 디아볼라 피자가 나왔는데 한 입 베어물자마자 이마와 목덜이에서 식은땀이 솟아올랐습니다.

저한테는 매워도 너무 매웠습니다. 제가 매운걸 많이 못먹는 편이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도 디아볼라 피자는 꽤나 맵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친구와 제가 각자 한 조각씩 먹고 더는 먹지 못했습니다. 시험 삼아 콧구멍 하나를 막고 콧김을 불었는데 뜨거운 김이 나왔습니다.

음식 남기는걸 싫어하는 편이고 돈도 아까워서 웬만하면 다 먹을려고 했지만 한 조각 먹고는 도저히 못 먹을 정도로 저한테는 매웠습니다.



사실 이렇게 매운 피자를 먹게된건 매운 정도를 알지 못하고, 또 얼마나 매운지 종업원에게 묻지도 않고 시킨 100퍼센트 저의 선택 실패였습니다. 제가 멍청했던 탓이죠.

저도 그걸 잘 알고있지만 매운걸 빼면 피자가 상당히 맛있기도 해서 아쉬운 마음에 지나가는 사장님을 붙잡고 여쭤봤습니다.

원래 디아볼라 피자가 이렇게 맵냐고 여쭤보니 좀 매운 편이라고 하시면서 광수를 닮은 사장님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다른 피자로 바꿔드릴까요? 아니면 이 피자를 좀 덜 맵게 해서 드릴까요?"



이미 먹은 음식을 새 음식으로 바꿔줄 정도의 서비스는 사실 학교 주변 음식점에선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감동은 더 컸습니다.

연신 고맙다고하며 되는대로 해달라고 말씀드리니 몇 분 안되서 훨씬 덜 매운 새 디아볼라 피자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잘 먹고 계산할 때 광수 형님에게 디아볼라 피자 두 개 값을 드릴려고 하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저희가 먹다 남은건 자기가 먹어도 된답니다.

결국 파스타 하나와 피자 두 개 먹고 피자 하나 값은 안내고 나왔네요.

피자 한 판 원가가 사실 그렇게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맨 인 나폴리 측에서 저희에게 새 피자 하나를 더 만들어주어도 금전적 손해는 크게 안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매운걸 못 먹는 저에게 흔쾌히 새 피자를 기분 좋게 내주신 서비스 정신은 정말 칭찬할만하다 생각합니다.

특히 학교 주변 음식점에서 이 정도 서비스는 기대하지도 않았기에 더욱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통 장사가 잘되면 서비스 질이 낮아지기 쉬운데 맨 인 나폴리는 개업 후부터 꾸준히 인기가 많으면서도 서비스도 좋네요.




원래는 여자친구와 둘이서만 기분 좋게 알고있을려고 했지만 밑에 비추글 보고 마음이 아파서 이렇게 추천글을 올립니다.

물론 음식의 맛이 간혹 기대 이하라면 아무리 서비스가 좋다해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이런 일을 경험하고나니 맨 인 나폴리가 예전같지 않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그리고 사실 제가 광수 상당히 싫어합니다만 맨 인 나폴리의 광수 닮은 형님 때문에 지금부터는 광수까지 좋아질려고 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15:5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