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2에 새로운 맥주가 들어왔다고 해서 첫빠따로 다녀왔습니다!

음... 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 초반에 월드컵 바람을 타고 한국에 하우스맥주 열풍이 불었었죠.
플래티넘이라고, 압구정과 강남에 가게를 낼 정도로 규모가 있는 맥주집이 있었더랍니다.
그러나 하우스맥주 대다수가 그랬다시피... 열풍이 오래가지 못하고 수요가 시들시들해짐에 따라 플래티넘도 잠시 접었다가,
최근에 새롭게 중국에 연대 공장을 설립하고, 국내로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중국에 공장을 낸 국산맥주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플래티넘은 총 5종류의 맥주를 취급하고 있고, 이번에 주유소2에 새로 들어온 맥주는 골든에일, 페일에일, 스트롱페일에일의 3종입니다.

일단 홈페이지의 맥주 스펙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Platinum Pale Ale
Style(스타일) : American-Style Pale Ale(미국식 페일에일)
Alcohol Content (ABV, 도수): 5.1%
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IBU, 쓴맛의 정도): 33
Color (SRM, 색깔의 정도): 6.5
Original Gravity (OG, 비중): 11.7 Plato
Yeast(효모) : Top-Fermenting Ale Yeast
Bittering Hops(비터링 홉) : Magnum & German Perle
Aroma Hops & Dry Hops(아로마 홉, 드라이 홉) : Cascade, Northern Brewer, Falconer Flight-7c’s, Chinook & Citra
Malts(몰트) : Premium Pilsner Malt, Caramel Malt, Vienna Malt, Munich Malt

2) Platinum Strong Pale Ale
Style: American-Style Pale Ale
Alcohol Content (ABV): 5.6 %
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IBU): 44
Color (SRM): 10.5
Original Gravity (OG): 13.2 Plato
Yeast: Top-Fermenting Ale Yeast
Bittering Hops: Falconer Flight-7c’s & German Perle
Aroma Hops & Dry Hops: Cascade, Northern Brewer, Falconer Flight-7c’s & Citra
Malts: Premium Pilsner Malt, Caramel Malt, Vienna Malt, Munich Malt

3) Platinum Gold
Style: Golden Ale
Alcohol Content (ABV): 5.0%
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IBU): 15
Color (SRM): 3.5
Original Gravity (OG): 11.85 Plato
Yeast: Top-Fermenting Ale Yeast
Bittering Hops: Magnum, German Hallertau & Cascade
Aroma Hops: German Hallertau & Cascade
Malts: Premium Pilsner Malt, Vienna Malt, Munich Malt

일단 레시피만 좀 살펴보면... 옴마... 재료가 예사롭지 않네요. 프리미엄 필스너, 비엔나, 뮈닉 몰트 등이 들어간 게 보이고, 홉질을 할 때 빠짐없이 맛있는 미국홉들이 포함되어 있네요. 다양한 홉들을 써서 맛을 낸 것 같습니다. 페일에일 계열에는 드라이호핑도 했을 테니 더욱 즐거운 홉덕홉덕한 맥주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 비중이나 도수를 봤을 때 몰트를 꽉꽉 때려박은 건 아니네요. IBU를 봤을 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레시피만 보고 전반적으로 평해보면,
1. 좋은 몰트로 몰트감을 잡고
2. 무게감 있는 독일홉들(저먼 펄, 할러타우 등), 시트러시한 미국홉들(캐스캐이드라든지, 치눅이라든지, 시트라라든지...)로 풍미를 살린
3. 과하게 쓰거나, 과하게 강하지 않은 맥주
정도로 평해볼 수 있겠습니다.
네, 솔직히 말하자면 맥덕맥덕한 맥주는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요즘 나오는 맥덕용 맥주가 어디 맥줍니까. 맥주라는 이름을 붙인 다른 술이지. 그린불릿 같은 트리플IPA 같은 거 드셔보세요. 알콜도수 10% 넘고 막 한 모금만 먹어도 홉돼지 될 것 같이 대놓고 홉질해놓은 것들... 물론 맛있지만...
플래티넘 맥주들은 맥덕들도 아주 좋아할만한 좋은 재료들을 대중적인 눈높이에 맞춰서 만든 맥주라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인 짤막한 시음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플래티넘 골든에일 - 까칠한 탄산감. 감칠맛과 녹는듯한 뉘앙스가 있어서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시트러시한 캐릭터가 있다. 범용성이 좋은 맥주.
2. 플래티넘 페일에일 - 뚜렷하게 드러나는 미국홉 특성. 상당히 화사하며, 입안에 남는 몰트감도 충실하다. 많이 쓰거나 하지 않아서 대중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3. 플래티넘 스트롱페일에일 - 페일에일의 강화판이라는 느낌. 알콜감이 살짝 느껴지는 것도 같고? 페일에일하고 전반적으로 캐릭터가 겹치지만 좀 더 진하고(몰트를 더 때려박았으니까), 좀 더 쓰다(홉을 더 때려박았으니까). 수요가 페일에일하고 겹칠 것 같은데, 이건 좀 더 근육근육한 남성들이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미를 어필하기 위해 난 스트롱페일에일! 이라고 외치도록.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 맥주들은 맥덕과 비맥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동안 IPA 계열의 맥주를 드시고 아 슈발 써! 했던 분들, 도대체 홉맛이 왜 좋은지 모르겠다! 했던 분들은 여기로 모여서 이 맥주에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하나 빠질 것 없이 꼼꼼하게 잘 만든 맥주니까요.

가격은 골든에일이 6천원, 페일에일과 스트롱페일에일은 6500원이었습니다. 가성비가 좋네요.
오늘 개봉해서 당연한 얘기지만, 홍대에 있는 직영점보다 관리상태도 좋습니다. 홍대 플래티넘 직영점에서는 탭관리 문제인지, 뭐가 문젠지 잘 모르겠는데 맥주 마실 때마다 쇠비린내 같은 게 나서 좀 그랬어요. 여기서 마셨던 것은 깨끗했습니다.

한 사람의 맥주 소비자로서, 안암에 새로운 맥주가 들어온 것을 환영합니다!


덧. 개강날을 전후해서 주유소 병맥주도 일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브루독 5 A.M., 펑크 IPA
밸러스트 포인트 스컬핀 IPA, 빅아이 IPA
그린플래쉬 웨스트코스트 IPA, 홉헤드레드
코나 빅웨이브, 코코 브라운
노스코스트 레드씰에일, 올드라스푸틴
로스트코스트 인디카 IPA, 텐저린 위트
브루클린 라거, East IPA
로그 헤이즐럿 브라운 넥타
칼데라 IPA

등등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 시음회 때 나눠마셨던 맥주도 많이 포함되어 있네요 ㅋㅋ
남은 문제는 가격이겠죠.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음주생활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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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3줄 요약

1. 맛있다.
2. 가성비 좋다.
3. 마시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10: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