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서 점심 먹고 왔습니다.

처음에 형제집 골목인 것만 알고 무작정 그 골목 들어가서 직진하는데, 사장님께서 나와서 근처 가게 분이랑 이야기 보따리 풀고 계셔서 근처인가보다 하고 직진했더니 알고보니 대성집2 자리더군요. 사장님을 발견하는 순간 주위를 둘러봤어야 하는건데...

암튼 가서 뼈해장국 먹고 왔는데, 사장님께서 자부심에 가득해서 여러 가지 준비하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오늘 들은 이야기만 해도, 점심 뼈해장국에 당면을 넣을까 말까하는 고민과 (주방 이모님이 넣으면 이상할 것 같다고 그러시니까 '그런가?' 하면서 갸웃갸웃 하시던데, 그래서 제가 얼른 넣으면 맛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뼈는 간이 살짝 덜 배어있던 상태였긴 했는데 국물이 칼칼하고 걸쭉~하니 진국이더라고요. 해장에 제대로일 듯. 계속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찾아다니시면서 부족한 거 없는지 챙기시는건 여전하셨고요. 학생들 밥이나 해장국 국물 같은건 부족하면 더 주시기도 하시더라고요. 얼마든지, 양 찰 때까지 먹으라고 그러시면서... "내가 니네 나이 때는 혼자서 라면 7~8개씩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팠는데 고거 먹고 되겠냐?"고...ㄷㄷㄷ

현재 계획은 1호점에서는 서비스로 제공하시는 수제비는 2호점에서 점심메뉴로 돌릴 생각 하시는 것 같았고요. 만둣국도 점심메뉴로 하실 생각이시래요. "너네 우리집 만둣국 못 먹어봤지? 김치만두가 아주 죽이거던?" 하시는 거 보면 옛날짜장집의 그 실하디 실한 푸짐해서 왕 왕김치만둣국을 하실 생각이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전 당분간 점심은 빈이네 제기시장점일 듯 하네요.

그 외에도 점심에는 등갈비찜을 인당 5천원에 점심특선으로 하신다고, 끊임없이 주방 이모님들이랑, 또는 밥 먹으러 온 손님들이랑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한테 뭐라도 하나 더 챙겨줄까 고민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일각에서는 빈이네 사장님 왜 그러느냐, 너무 오지랖퍼가 아니냐, 양푼이네 못지 않은 설레발러이신 것 같다... 뭐 이런 말도 나오는 것 같은데, 그래도 같은 돈 받고 장사할 거면 학생들한테 뭐 하나라도 더 챙겨줘야지 싶어서 이래저래 좋은 방향으로 신경 많이 써 주시는 가게가 있다는 건 학생 입장에서 참 감사한 노릇입니다.

밥 먹으면서 기분 좋았던게 좋아하는 뼈해장국을 단돈 2500원에 먹어서만은 아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