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절기에 갑자기 감기로 고생해서..
밥이 보약이라는 핑계하에 집에서 밥 안 해먹고 여기저기 평소 눈 여겨봐둔 밥집들을 돌아다녔습니다 ㅋ

밤에 할 일도 없고 식당들 얘기나 해 보렵니다.

1. 라이스스토리

안암역 출구에 바로 붙어있는 Show 대리점 2층에 새로 생긴 식당.
예전에는 무슨 해물떡찜이 있었는데.. 영 허름해보이고 시원찮아보이다가 새로 개장했길래 가봤습니다.
맨날 밖에서 창가만 보고, 안쪽 인테리어는 어떨까.. 했는데 들어가보니 그냥 창가로 보이던게 전부 ㅋㅋ

내부가 상당히 좁아서.. 뭐랄까.. 새마을호 식당칸 같은 느낌.

볶음밥이 주력 메뉴인듯 하고, 돈까스덮밥이니 하는 퓨전일식스런 메뉴들이 조금 더 보였습니다.

여친이랑 가서 저는 칠리새우볶음밥? 뭐 그런거 하고 여친은 데리야끼볶음밥을 시켰는데
메인 메뉴 자체는 괜찮습니다만, 제게는 조금 적은 양 ㅜ
그래도 칠리 볶음밥의 매콤달콤한 맛은 좋았습니다.

아쉬운 건 떠먹으라고 준 국물이 너무 싱거움.. 

2. 가정식당

동명의 불고기백반을 주력으로 하던 식당이 이공계 후문쪽 황소식당 주변에 있어서 혹시 이리로 옮긴것인가 .. 했는데
이미 수년은 넘은 듯한 입구의 허름함 등으로 볼때 그냥 동명일 뿐인듯..

주변에 자취하면서 가끔 지나가면서 청국장 냄새가 좋아서 (필자가 좋아함) 끌렸던 곳인데
가정집을 개조한 약간 폐쇄적 구조의 식당이라 뭔가 혼자 들어가기 애매한 느낌이라 꺼리다가 한번 가 봤습니다.

(역시나.. 안내받은 방에는 이미 고기를 구워먹던 2인이 있는데.. 그 옆에서 혼자 앉아 청국장을 시키고 기다리려니 참.. -_-)

청국장을 시켰는데 공기밥 대신 보리밥과 잘게 썬 상추를 비벼먹으라고 주는 당황스러운 푸짐함이 인상적이었고..
밑반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손 안가는 반찬이 없이 전부 맛있었습니다.

워낙 백반 취향이라 멸치고추조림의 고추만 빼고 반찬, 밥, 청국장 남김없이 다 먹었네요 ㅎㅎ

다만 기본적인 밥 메뉴도 6000원이라는 조금 높은 가격이 단점..

저는 청국장을 먹었지만, 삼겹살, 오리훈제 같은 구이류와 도가니탕, 설렁탕 등의 탕류도 있더군요.

3. 싱싱식당

예전에 친구 통해 알고나서는 종종 남자후배 밥사줄때마다 갑니다. ㅋㅋ

왠지 옛날에 있던 풍년식당 느낌인데..
(풍년식당도 좋았었는데..ㅠ 지금은 그 아저씨 그 자리에서 철물점하고 계시는.. ㅋㅋ)

이것저것 맛있는데 전 여기에서 삼치구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가본 학교 주변에서 삼치구이백반 하는집중에 거의 유일하게, 구워져나온 삼치가 바삭한 집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누나네 삼치에서 삼치구이를 먹었을때의 충격과 공포는 거의 이공냉면에서 냉면을 먹었을때와 버금갔던 기억..)

배달이 좀 더 주력인 집.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나름 인기라서 붐빌때 가면 앉아서 먹기 힘들때도 있습니다.

4. 누나손식당

사실 이건.. 그냥 동네 밥집이긴 한데.. 근처 사시는 분들 참고하라고 올립니다.

로터리쪽에 종암초등학교가 있는데 그 서편에 돌담길이 있습니다. 그 끝자락 즈음에 부동산 같은게 있고 그 옆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간판이 아예 없는데, 예전에 명함 받기로 "누나손식당" 이었습니다. ㅋ

요즘은 모르겠는데 밖에 냉장고 두고 밑반찬도 조금씩 포장해 팔곤 하는데요.
제가 경험한 학교 주변 식당 중에는 반찬 순환도 빠르고 (금방 반찬 다 팔고 새로운 반찬을 만드심)
반찬마다 정말 맛있습니다.

주로 주변 상권(주변에 공업사나 뭐 그런게 많지요)에 배달하거나 근처 인부들이 밥먹으러 오는 식당인데,
그래서인지 양도 많은 편이구요.

사실 이런 식당은 좀 지저분해서 학생들이 선뜻 가기엔 꺼려지는 경우도 있는데 (전 사실 그런 분위기를 더 좋아하지만..)
여기는 분위기도 깔끔한 편입니다.

그냥 기본적인 밥집 메뉴인데, (제육볶음, 청국장, 김치찌개 등등) 뭘 시키건 맛있고
특이한 점은 랜덤으로 그날 아주머니가 정한 반찬이 하나 더 나옵니다.
(어떤날은 계란후라이가 나오고, 어떤날은 임연수 구이가 나오고, 어떤날은 고등어구이, 예전에 한여름엔 닭죽이 나온적도..'ㅁ')

학교에서 멀다는게 단점

5. 옛날국밥

학교 주변은 아니지만, 괜찮은 국밥집 같아서 올립니다.

거의 신설동 다 가서 있는 집입니다. 대성집 가는 길로 쭉 가서 네거리 나오면 신설동쪽으로 우회전해서 다리건너기 직전에 있는 국밥집인데, 순대국밥이 주력입니다.

워낙 로타리쪽의 병천순대도 좋아했었는데,
여기 순대는 진짜 내장에 넣어서 만든거 같더군요. (순대피에서 곱창맛이 납니다 '-'?!)

옆에서 와글와글 밥먹고 있던 아저씨들의 대화로는 직접 가게에서 만드는 순대라고 하더군요.

국물도 시원하고 좋습니다.

밑반찬이 마늘짱아찌와 잔뜩 묵은 파김치, 배추김치, 깎두기 정도로 간단합니다만 맛있더군요.

다만 학교 자취생이 오려면 자전거 정도는 있어줘야 할듯 ㅋ

6. 플로라 & 헨리

맨날 헨리 앤 플로라 인지 이름의 순서가 헷갈리는 집.

2층에 있던 어게인과 왠지 데자뷰 느낌..

그 정도로 음식은 늦게 나오지만, 비슷하게 대화하기 좋은 분위기와 음식의 질도 좋습니다.

볶음밥류는 오븐에 구워서 나온듯한 꼬들꼬들함과 독특한 향신료 내음이 납니다.

한번은 밤에 가서 에델바이스 맥주에 카나페를 시켰는데

카나페가 좀 비싸다고 느껴지긴 했는데 나름 열심히 만든 카나페와 곁들여나온 수많은 종류의 치즈에 흡족했던 기억..

밤에 카나페 하나쯤 시켜놓고 4명이서 안주 살짝 먹으면서 병맥주나 하우스와인 한잔 해도 괜찮겠더군요. ㅎ

7. 오뚜기 분식

1학년때 처음 가보고 이런 허름한 분위기, 이런 가격에 돈까스 먹기전에 스프가 나오다니!!! 하며 놀란 식당.

왠지 돈까스 외엔 먹어본 기억이 없는 식당입니다 ㅋ

어찌보면 좀 저렴한 맛이 나기도 하는데..

왠지 어릴적 같은 맛의 돈까스를 양복 차려입은 웨이터들이 서빙하던 레스토랑에 가던 기억이 납니다 ㅎ

8. 가림분식

돈까스를 뚝배기에 넣는다는.. 거의 을지당의 돈까스탕에 버금가는 독특한 발상의 주력메뉴가 인상적인 식당입니다.

달달한 소스에 바삭한 돈까스.. 거기 섞인 계란과 치즈들이 참 절묘히 섞인 돈까스뚝배기가 맛나긴 한데..

다른 메뉴는 다 그냥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주문이

"난 돈까스뚝배기. 나도. 나도. 나도. 나도 ... x n "  으로 끝나게 됩니다.

9. ?? 칼국수

이름도 까먹었습니다. 법후쪽 서울식당과 무슨 가스통 잔뜩 있는 집 사이에 있는 새로생긴 칼국수 집입니다.

칼국수도 좋아하는 편이라 눈여겨보다가 몸보신(?) 좀 하려고 가봤는데..

바지락은 열심히 넣었는데 국물도 별로 안시원하고.. 순 조미료맛만 나고.. 맛이 없는건 아닌데 5천원을 쓰기엔 아까웠던 집.. ㅜ

어쩐지 주변 사람들은 다들 비빔밥 같은거 먹고 있다 했더니..

다른게 맛있다라고 한다면 왠지 이 집도 냉면 빼고 다 맛있는 이공냉면처럼 될 느낌.. ㅋ

10. 전주잔치날

솔직히 전주가서 먹은 전주비빔밥보다 여기서 먹은 육회비빔밥이 더 맛있었습니다. -ㅅ- ㅋ

개업했을 즈음엔 없었는데 새로 생겨난 떡갈비 정식도 맛있음!

밤에는 술집으로 변신하는지 부대찌개, 쏘야 등등.. 뭔가 일관성 없는 메뉴가 수상하지만 비빔밥이랑 떡갈비는 맛있는듯.

헐 쓰고 보니 요새 엄청 밥집 돌아다녔네요. (내 밥값 ;ㅁ;)

그냥 써 봤습니다.

심심하면 자전거타고 동네 돌아다니는게 취미인데..
뭔가 허름하고 왠지 노가다 뛰는 느낌의 아저씨들 많이 보이는 구수한 느낌의 밥집만 보면 자꾸 가보게 되네요.. -ㅅ- ㅎ

여기 안 쓴 밥집들도 많은데.. 정말 간판도 없고 어디라고 설명하기도 애매한 골목에 들어앉아서.. 패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