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부터 학교와 집을 오가며 <코케코코>가 단장되어가는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던 차,
오늘 낮 오픈된 것을 확인하고는 저녁밥을 먹으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가 첫번째로 올려보려 했는데 벌써 아랫분이 후기를 남기셨군요^^;)
저녁 다섯시 반쯤에 도착하였는데 손님 한분이 계시더라구요.
가게 내부는 아랫분이 써주신 것처럼 고양이 장식물과 만화책 및 잡지로 데코가 되어있었습니다.
옆살이길의 오니기리 세모네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꽤 흡사한 구조랍니다.
기존 자재를 다 뜯어내고 새로 가게를 단장했음에도 새집냄새는 나지 않았구요,
전기식 히터가 양 벽에 달려있어 매우 훈훈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먼지 등의 문제로 온풍식 난방을 좋아하지 않기에 참 맘에 들었습니다.
세명이 가서 오야꼬동 하나, 에비가쯔동 둘을 시켰습니다.
생맥을 한잔씩 시키려고 하니 사장님께서 안그래도 원래 오픈기념으로 한 잔 씩 무료로 드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어요(정보)
그런데 오늘 기계를 공수해와서 아직 냉각이 되질 않았다며 양해를 구하시고는, 대신 콜라와 스프라이트 한 캔씩을 주셔서 컵에 따라 마셨습니다.
여기서 가게의 유의사항 체크! (벽면에 쓰여 있습니다)
1. 계산은 선불입니다.
2. 주류는 1인당 1잔만 주문가능합니다(주류는 카스 생맥 하나입니다. 그럼...아니...왜?)
3. 자리가 협소하여 5인 이상 단체는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제 생각엔 붙여앉으면 될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 점심시간, 저녁시간을 지정하여 운영하시는 듯합니다. 즉 3~5시경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확실하진 않네요...
+ 혼자 먹기에 적절한 구조가 형성되어있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립니다.
잘게 썬 김치와 단무지를 덜어서 반찬으로 먹을 수 있네요. 맛은 평범합니다.
물은 셀프입니다. 물컵이 성의없는 플라스틱컵이 아니라 예쁜 사기그릇이라 맘에 들었습니다.
미소장국을 내와주십니다. 평범한 맛입니다. 더 달라면 친절히 더 주십니다.
10분 남짓 기다리니 메뉴가 나옵니다.
싱거우면 옆의 간장소스를 적절히 부으라는 사장님의 말씀이 있으십니다.
그냥 간장소스는 아니고 심심하게 간을 새로이 한 소스입니다.
에비가쯔동을 시킨 저는 기존 소스로는 퍽퍽한 감이 있어 꽤 많이 부어먹었네요.
에비가쯔동에는 돈까스와 대하 한마리가 올려져 나옵니다.
돈까스는 고기에 계란물을 입혀서 튀긴 듯했고요, 튀김의 식감은 보들보들하되 축축하지 않아 먹기에 좋았습니다.
돈까스 자체의 맛은 그냥저냥 평범했고요, 대하가 싱싱했는지 씹을 때마다 살이 톡톡 터지는 느낌이라 후한 인상을 남기게 해주었네요.
맛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점심시간에 먹을만한 맛입니다.
특별히 맛있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았다는 뜻이에요.
그럼에도 왜 제가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써서 <코케코코>를 소개하느냐면,
이 집이 정문앞에 생겼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어서입니다.
올해로 3년째 정문앞에 살고있는 저에게 정문앞은 꽤 애정이 깊은 공간인데요,
몇년 전부터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자꾸만 휑하게 느껴지는 것이 마음이 좋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요새 대형 카페도 하나 생길 준비를 하고 있고, <바글바글 돈까스>란 집도 확장공사를 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 추세를 보여 혼자서 흐뭇해하고 있었답니다. 몇십년동안 동고동락해온 동네와 학생들이 상생하는 모습이란 건 참 보기 좋지 않나요.(참살이길의 카페화와는 달리 이번 정문앞의 새로운 카페는 정문 앞 상권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자꾸 새 가게가 생긴다는 건 정문 앞이 무지막지하게 불도저로 쓸리고 그자리에 대형아파트가 세워지진 않을 징조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구요.
이런 생각에, 저는 혼자 집에 있다가 배고플때면 종종 들리게 될 듯하네요.
여러분들도 <코케코코>에 한번쯤 가셔서 음식을 한번 맛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의 판단은 각자에게 맡길게요^ㅅ^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03:4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