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장사는 하고 있는지 의심이 되고있던 '화로'라는 꼬치구이 술집이 없어지고 뭔가 공사를 하고있더군요.
근데 공사하던 가게 외장이 꼭 카페같이 보여서 '아 앙대 안암에 천지삐까리로 널린게 카페인데 제기동마저 카페라니' 하고 생각했었습니당.
근데 며칠 후에 일본어로 쓰여진 천막이 달리고
뭔가 큰 주방기구들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니까
카페 공사하는게 맞나 싶더니
주말에 보니까 덮밥집이 오픈준비를 하더라구요.
어제는 준비중이었고 오늘은 오픈을 한다고 그래서
그럼 친구들 데리고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늘 밥 같이 먹던 친구 두 명중
한 명은 밥약을 선배랑 잡았고
한 명은 나중에 알아보니
술먹고 뻗어서 2시에 일어났더군요
암튼 밖에서 보기엔 외장도 그럴듯 하고
가츠동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혼자서 갔습니다.
좀 충격이었던 것은
분명히 오늘이 개장이었을텐데,
이 집은 개점버프도 안 받나
사람들이 한창 점심먹을 때인 한시 반에 왔는데
세상에나 손님이 저 혼자뿐인 겁니다.
조금 불안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에 앉아서 가츠동을 하나 시켰습니다.
바? 같이 주방이랑 바로 마주보는 자리에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고
일행손님을 위해 테이블도 4갠가 있더군요.
혼자와서 할 이야기도 없고 기다리긴 심심했는데
테이블 위에 '심야식당' 만화책이 5권까지 있어서 그거 읽으면서 기다렸습니다. 재밌더군요.
우려와는 달리 돈까스도 정말 두껍고 하나도 눅눅하지 않았습니다.
양파랑 츠유도 정말 적절한 양이더군요.
저는 그런거 크게 신경안씁니다만 가게에 고양이 장식도 있고 (주루룩 있어서 좀 귀여웠음)
김치랑 단무지 통도 예쁘고 아기자기해서 좋아하실 분들은 많을거 같습니다.
잔잔한 일본팝이 계속 나와서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순간 제가 제기동에 있다는 걸 잊을 정도로)
밥도 필요하면 더 달라고 하시라고 말씀해주시고
김치 단무지 어디 들어있는지도 직접 말씀해 주셔실만큼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손님이 없어서 그러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물론 맛도 있었구요. 이 집의 유일한 단점은 위치였던거 같습니다.
아 오랜만에 분위기 좋고 맛있는 밥집이 생겼나 싶더니 손님이 없네요.
위치는 광주식당 골목에 있는 형제슈퍼 바로 옆입니다.
제기동 조개구이집 '바다이야기' 맞은 편이라고 하시면 아실 분들 있을지 모르겠네요.
가격은 한끼 치곤 좀 비싸다 하실 분들이 있을거 같던데
돈부리치고는 적절한 가격이었던거 같습니다.
메뉴 전부 기억은 못하지만
오야코동-4900원
가츠동-5400원
가츠에비동-5900원
생맥주;;, 콜라, 사이다 -1500원 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큰 칠판에 메뉴 적혀있고
그 옆에 뭐뭐들어가는지 전부 써있어서
돈부리 잘 안드시거나 일본어 모르시는 분들도 쉽게 알수 있을 거 같아서 좋았어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08:29: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