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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로 보자하면 이공냉면 옆이요 다정문화사 건너편인 '유* 문화사'에 대한 글입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1월 마지막주 금요일이었습니다.
책 한권을 제본하려고 이곳에 맡겼습니다.
총 2권을 요청했고,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 늦으면 설 이후의 2월 7일에 받아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는 선배의 실험실에서 단골로 다닌다고 좋다고 추천해주신 곳이었습니다.
늦어지는 이유는 사장님 내외가 해외로 여행을 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려니 했습니다.
급하지도 않았고 어련히 알아서 하겠거니 했었습니다.
7일에 전화를 했습니다.
미안하답니다. 사장님이 출근을 안해서 모르겠다고
수요일정도에 다시 전화해달랍니다.
9일에 전화를 했습니다.
미안하답니다. 전화번호를 다시 묻습니다. 전화번호를 다시 불러줬습니다.
11일에 전화를 했습니다.
성질이 나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스캔은 다 해뒀는데 갑자기 하드가 날아가서 지연된답니다.
왜 이제와서 하드가 날아간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잘도 받는가본데, 제가 맡긴 부분만 콕 찝어서 하드가 날아간 모양입니다.
자기도 빨리 주고 싶은데 어쩔 수가 없답니다. 5분동안 변명을 하길래 듣기가 싫어서 그냥 알았다고 했습니다.
주말에는 쉬어야하니 월요일에 연락을 주겠답니다.
완성된 제본을 찾아가는게 아니라 언제까지 다 되는지 월요일에 얘기해주는거랍니다.
14일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스캔을해서 지금 옆에서 제본을 하고 있었는데 스캔한것 중에 두어장이 거뭇하게 나와서
다시 해야 할 것 같답니다.
더러운 채로 가져가려면 지금 가져가도 되고, 아니면 다시 스캔을 해서 주겠답니다.
짜증이 솟구치는데 변명이 끊이질 않아서 귀가 아픕니다.
그래도 깨끗한것 받으려고 그냥 알았다고 다시 해달라고 했습니다.
오늘 가서 드디어 받았습니다.
심지어 복사집 들어가는데 인사 한마디가 없습니다. 인사한 내가 뻘쭘해집니다.
전화로만 얘기했으니 당연히 얼굴은 기억 못합니다. 원래 인사를 잘 못하는 수줍음쟁이인가봅니다.
책을 달라고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웃으며 책을 가져다주십니다.
변명을 쩔게 하시며 시간을 안줬다고, 천재지변을 어쩌냐며 미안하다고 (전화로만)이야기하던 사장님은 유체이탈 중인가봅니다.
컴퓨터만 인상을 쓰며 노려보고 있는 사장님은 계산을 하고 나갈 때까지 한번 쳐다보면서 말한마디 붙이는 법도 모르나봅니다.
이상 500페이지짜리 책 두권 제본하는데 걸린 4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안갈거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뜯어말릴겁니다.
만칠천원나왔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07: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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