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저녁에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 자연스레 근처에서 밥을 먹게 되는데
중광이나 하스 등에서 주로 공부를 하므로 밥 역시 그 근처에서 보통 먹습니다.
어제는 정문에서 코케코코 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에서 전주비빔밥인가 뭔가 하는 식당 맞은 편
골목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 '현진이네 빈대떡'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골목 초입에 입간판이 없었다면 그저 정말 막걸리와 함께 하는 빈대떡집일 것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예 못 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간판에 '식사됩니다'라는 글귀에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함께 있던 사람과 같이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50미터 가량)

깔끔한 내부에는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 내외분 외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사실 두려웠습니다 )
빈대떡 8,000원, 김치찌개 5,000원, 순두부찌개 5,000원 등의 메뉴판을 보며 김치찌개를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침 백반도 된다고 하셔서 백반을 주문했습니다. 먹는 동안 생긴지 1달이 되고,
하숙을 겸하고 있는데 아직 소개가 많이 안 되었다며 소개를 부탁하셔서
정보제공의 글에 대해서는 좀 냉정한 편이고 독설도 서슴지 않는 편이라 맛이 없으면 비추천을 하느니
소개를 하지 않으리라...라고 마음을 먹고 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찬은 김치, 시금치나물, 콩나물, 버섯볶음과 김, 큼지막한 꽁치 너댓 조각과 잘 익은 무가 먹음직스러운 꽁치조림,
그리고 약간의 불고기가 뒤이어 나왔습니다. 국은 슴슴한 순두부 국이었고 간이 잘 맞았습니다.
밥과 반찬은 모두 사기 그릇에 나와서 집밥의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나물은 시금치나물이 좀 짰으나 콩나물은 괜찮았던 것으로 보아 아마 시금치나물만 간을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물은 모두 상태가 아삭아삭하니 괜찮았습니다. 밥은 압력솥에 하고 보온 밥통에 옮겨서 맛도 괜찮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재료는 모두 괜찮아 보였습니다.(꽁치도 통조림 꽁치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꽁치까지가 원래 백반에 포함되어 있는지, 불고기까지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것저것을 계속 갖다 주시면서 밥 먹는 중간에 계란후라이를 2명인데 3개를 구워주셨습니다.
그러니 정형화된 이 집의 백반 매뉴얼을 알 수 없는 제 판단으로는
기본반찬(김치+나물3개+김 등)에 국, 생선ㆍ고기류, 그리고 간혹 스페셜 서비스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름 가짓수가 많았고 메뉴판에 백반 가격이 없길래 반찬의 양이나 종류로 미루어
김치찌개와 비슷한 5000원선의 가격을 예상하였으나 4000원이었습니다.
고대 앞에 있는 다른 유명 밥집들처럼 초장부터 양으로 압도하는 매우 박력 있는 모습은 분명 아니었으나
반찬과 밥이 정갈하게 나오고 리필도 충분히 가능하여 양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금치와 불고기는 확실히 짠 편이었으나 다른 음식은 간이 잘 맞는 편이었고 조미료 맛이 나지 않아 좋았습니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집밥 같은 평범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밥한끼가 그리운 분들은 종종 가보실만 합니다.
고대 앞 식당 특유의 박력과 맵고 짜고 고기는 많이, 햄, 오뎅 같은 반찬이 좋으신 분들은 감흥이 없으실 수도 있습니다.

사진은 입간판과 불고기, 국, 계란후라이가 나오기 전의 밥상입니다.

p.s 서비스는...저희에게 매우 친절하셨으나 테이블이 저희밖에 없었던고로,
바빠지시면 어떻게 변할지는 확실히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그런 집을 많이 보아왔기에)
그러나 한테이블에도 친절하지 못한 주인분들은 백프로의 확률로 더 많은 손님에는 더 서비스가 불친절하므로
그 점에 비추어서는 기대해볼만 하다 하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1 19:3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