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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오랜 기간 살았습니다. 08년부터 기숙사 한학기, 군입대 기간, 휴학 한 학기을 제외하고 살았으니 4년 정도 살았습니다.
제가 살았던 방은 창문이 없고 작은 사이즈 방이었습니다.
방 사이즈는 작은 방과 큰 방으로 나뉘는데 큰 방은 작은 방 두개를 합친 크기입니다.
작은 방은 창문이 없으면 월 20만원, 창문이 있으면 25만원이고 큰 방은 안 살아 봐서 잘 모르겠는데 40만원 이상(창문 유무에 따라 달라짐)으로 알고 있습니다.(가격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나갈 것을 우려해서 처음 들어 갔을 때의 가격으로 계속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가급적 주거에 돈을 덜 쓰려고 작은 방을 썼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각각 1층에 두 개 2층에 두 개씩 있습니다. 한 층당 거주 인원은 9~1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방은 더 많은데 사람들이 빠져 나가서..) 화장실은 좌변기가 하나가 있는 방을 뜻합니다.(집 화장실처럼 욕조/세면대 없습니다) 남녀 구분하여 사용하라고 되어 있지만 급하면 그냥 구분 없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샤워실은 샤워기와 양치 세면대가 있는 방으로 남녀 구분 없이 쓰고 있습니다.
서술형으로 쓰면 가독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약술형으로 장/단점을 쓰겠습니다.
장점을 열거하면
1. 학교에서 가까움. 정문 대학식당 맞은편. 걸어서 5분 안에 중앙광장 열람실에 도착할 수 있음.
2. 저렴함 : 창문 없는 작은 방 사용시 20만 원에 숙식 해결(밥/김치/단무지 제공, 반찬은 본가에서 조달하여 공용 냉장고에 보관하며 먹었음). 수도세, 전기세 등의 공과금 없음. 샤워를 마음껏 할 수 있음. 세탁기도 매일 돌릴 수 있음.
3. 통금 시간 같은 것 없음. 자유로움
단점
1. 원장이 너무 자주 바뀜 : 6개월~18개월 간격으로 원장이 바뀜.
08년 1학기, 09년 1학기 원장 ≠ 11년 2학기~12년 1학기 원장 ≠ 12년 2학기 ~ 13년 1학기 원장 ≠ 13년 2학기 ≠ 14년 1학기~ 원장
원장이 자주 바뀌면 생활 환경도 자주 바뀜. 원장마다 에어컨, 온수, 밥 방식이 달라짐.
2. 방음 문제 : 방이 석고벽. 대화/통화시 옆 방에 들림.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로 고시원 들어 오는 이들이 새벽에 통화. 문을 크게 소리나게 닫을 때 잠에서 깰 수 있음. 특히 1층 철문을 세개 닫으면 2층으로 진동 전달. 방 안에서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기도 뭐함.
3. 에어컨/환기 문제 : 개별 냉/난방이 아니라 중앙 냉/난방입니다.
고시원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여름철(7~9월)에 에어컨을 잘 틀어주냐, 입니다.
4. 남녀 혼층
5. 공동체 생활(군생활이라든지)을 적게 한 사람의 테러
(e.g. 변기 커버에 소변 테러, 응아 테러; 도대체 어떻게 앉아야 커버에 그걸 묻힐 수 있지? 공중부양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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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고려할 때 고대생이 많교 교환학생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이는 뭐 국적 인종 차별하는 것이 아니구요.
고대생 중 학교 근처에 살아야 하는 학생들은 2~4년 정도 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활의 질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대생이나 장기 거주자가 많다는 것은 살만하다는 것을 반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자들 중에는 미필/공익보다 군필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내무생활을 한 사람일수록 밤에 소음을 덜 만들고, 모기장 문도 철저하게 닫더라구요)
반대로 교환학생이 많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살기 부적합해서 고대생들이 빠져 나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일종의 시그널)
교환학생이야 뭐 6개월이나 길어야 1년 정도만 버티면 되기 때문에 생활의 질보다는 비용을 고려하는 측면이 더 큰 것 같습니다.
12년 2학기부터 13년 1학기까지 고시원을 운영했던 원장님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하셨고, 이때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식당의 대형냉장고도 신형으로 모두 바꾸었고, 밥솥도 08년도부터 쓰였던 구식 밥솥은 그냥 밥 보관용으로 쓰시고 밥 짓는 용으로 쿡 밥솥을 새로 사 놓으셨고, 김치도 품질 좋은 김치로 바꾸셨을 뿐만 아니라 김치 냉장고도 두 대나 구매하셨구요.
이때부터 단무지도 사다 놓으셨습니다. 생활 환경이 좋다 보니 오래 거주하는 고대생 비중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장기 거주자가 많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동 등을 조심하게 되고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합니다.
원래 주인이 어떻게든 방 채우려고 남녀 혼층으로 만든 것을 서서히 남자 2층 여자 1층으로 층을 분리하려 하셨습니다.(새로 들어오는 여학생은 1층으로, 남학생은 2층으로만 받는 방식으로 서서히) 확실히 남녀 혼층이 되어야 남자도 편하고 여자도 편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앙 관리 에어컨을 여름 내내 틀어주셨습니다. 에어컨을 끄는 경우는 너무 틀어서 에어컨이 과부하 날까봐 끄셨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고시원이 풀방이었습니다. 거의다 고대생들이었구요.
원래 이불 장사를 하셨던 분이었고, 장사를 했던 경험때문인지 무언가 운영/관리하고 인심을 끄는 방법을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원장님께서 1년만 하시고 그만 두셨습니다. 좀 적당히 몸을 사려 가면서 하셨어야 했는데, 매일 혼자서 고시원 전체를 깨끗이 청소하시고, 밤에 잠들었다가 새벽 1~2시에 다시 일어나 중앙 에어컨을 끄고(24시간 켜 놓으면 불이 날 수 있다고 이때 끄셨습니다) 오전 8시쯤 일어나서 다시 에어컨 트시고, 그러다 보니 힘드셔서 금방 그만 두셨네요.
13년 2학기 딱 6개월만 운영하신 원장님은 직전 원장님께서 이렇게 잘 관리해 놓으셔서 뭐 많이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때부터 다시 남녀 혼층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업자랑 잘 안 맞아서 한 학기만 하고 그만 두셨습니다.
14년 1학기부터 바뀐 원장때문에 상황이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차라리 방세를 올리고 에어컨을 더 틀어주던가... 에어컨을 하루에 2~3시간 정도밖에(피크 시간대) 안 틀어줍니다.(그것도 7,8월에!)
그리고 엄한 온수를 차단했습니다. 온수가 바닥에 돌면 방 온도가 더 올라가서 더워진다는 이유로요. 뭔가 머리를 거꾸로 쓰는 원장입니다.
무슨 훈련소도 아니고. 온수를 차단하면 차단한다는 내용과 이유라도 공지해야지 아무런 공지도 없이 차단을 해버리니, 고장난 줄 알고 며칠동안 찬물로 샤워했습니다.(훈련소에서도 온수 시간은 공지를 해줬는데!) 뭐 군대에서 찬물로 샤워 많이 해봤지만 굳이 돈내고 살면서 찬물로 씻을 이유는 없잖아요. 며칠동안 계속 찬물만 나와서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이유를 얘기해주고, 남자가 찬물로 샤워도 못하냐는 얘기를 듣고 나서 1층에서 온수로 샤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낮에 더우면 그냥 학교 열람실 가서 공부하면 되니깐 그러려니 하겠는데, 밤에 더우면 진짜 환장합니다. 잠을 자도 제대로 자는 것 같지도 않고, 더우니깐 도중에 깨고, 숙면을 못 취하니깐 조는 횟수도 증가하고.. 그래서 방문을 좀 열어 두고 잤습니다. 남자니깐 그냥 방문 좀 열어 놓고 자도 큰 일 없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결국 여학생들도 방문 열고 자더라구요.(그러다가 결국 방 빼더라구요) 창문방이었으면 창문~방문 이렇게 바깥 공기라도 좀 들어왔을텐데, 창문방 쓰던 학생들도 나가는 걸 봐서는 그닥인 것 같습니다.
환기라도 제대로 시켜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방 안에 오래 있으면 산소가 부족하다는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숨이 가빠져서 폐에 이상이 생겼나, 병에 걸렸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더라구요.
환경이 안 좋아지다보니 그 전부터 오랫동안 살아 오던 학생들이 다 빠져 나갔습니다. 지금 2층은 방이 절반 정도는 비어 있는데, 사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입니다. 중국인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새로 사는 사람들의 비중이 많아지면(특히 다른 문화권의 비중이 많아지면) 기존에 살던 사람이 피해를 입습니다. 새벽에 서로 방을 오다니는 건 문제가 없는데, 방음이 되는 줄 아는건지 높은 성조로 얘기를 합니다. 한 두명이면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이라도 할텐데, 이번에 중국인들도 단체로 들어 와서 너무 많아요. 일본인 여학생은 조용히 잘 살던데, 중국인 학생들은 정말 사교적인 것 같아요.
저렴하게 중국어 회화 연습하고 싶은 학우분들에겐 좋은 기회일 것 같습니다. 중국 여학생 두 명 이뻐요. 이번 9월에 들어 왔으니 적어도 12월까지는 살 겁니다.
이번 원장이 6개월만 하고 다른 분으로 바뀌길 바랐으나, 아예 고시원 위 옥탑집으로 이사해서 사는 것을 보니 계속 운영할 것 같네요
단기 거주자가 많아지고, 공실이 많아지면 당연히 수입이 줄어들텐데, 수입이 줄어들면 줄어들었다고 에어컨을 덜 틀어줄테고, 그러면 빈 방이 더 늘어날테고, 악순환이 뻔히 보입니다. 틀어줘야 할 땐 틀어줘야 하는데 뭔 온도를 내리기 위해 온수를 차단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취업할 때까지 좀 더 살려고 했는데, 원장과 몇 번 얘기해 보니 개선의 여지가 안 보여서 저도 방 뺐습니다.
뭐 슬슬 여름이 끝나기에 내년 봄까지만 사실 분이라면 가을에 들어가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방 크기가 작다 보니, 겨울에는 전기요 틀고 그 위에 이불만 덮어 놓아도 방이 따뜻해집니다.(창문 없는 방의 경우에만 해당. 창문방은 오히려 겨울에 웃풍, 외풍이 많이 들어와요. 여름에는 창문방, 겨울에는 非창문방이 좋습니다)
아무튼 저는 지금 바뀐 원장의 운영 방식이나 태도 등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방을 빼게 되었습니다.
아이비즈 고시원뿐만 아니라 고시원 거주를 고려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p.s. 제기동 시장 쪽에 '세계로 고시원'이라고 있습니다. 가격이 진짜 저렴해서(12만원짜리 방은 그냥 홍보용이고 거의 다 17만원 방입니다) 한 번 가보았는데, 괜히 싼게 아닙니다. 노동하시는 아저씨들이 많이 살았고, 이 분들은 흡연/비흡연 공간에 대해 인지를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 보았던 건 2011년 2학기입니다. 그 사이에 실내 흡연 관련법이 바뀌었긴 했지만, 지금도 별반 차이는 없을 것 같네요.
마무리
꼭 확인할 사항.
1. 냉/난방이 중앙인지 개별인지(신림동 고시촌은 개별 에어컨 고시원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2. 중앙일 경우 어떻게 틀어주는지(이는 사는 사람들에게 문 앞에서 붙잡고 물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3. 밥솥에 밥이 항상은 아니더라도 거의 있는지( 이 또한 사는 사람들에게)
4. 산소가 충분한지, 즉 환풍기를 돌리는지( 이 또한 사는 사람들에게)
5.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고대생이 많을수록 좋음. 고시원 둘러볼 때 확인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좋음)
6. 남녀 층 분리하는지 아닌지.
7. 화장실, 샤워실 개수
8. 원장의 성향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2 04: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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