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덕계기
20살 새내기 때 우연히 친해진 애주가분께 이끌려 처음 방문했던 곳입니다
처음에는 홍대 이태원처럼 세련되거나 힙한 곳도 아닌데
술과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적극추천하시나 의문이 들었어요
가보고 나서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2. 평생 본 사장님 중에 제일 정직하신 분 + 외국인에게 들은 썰
처음 갔던 날 테이블이 아니라 바에 앉았는데 옆자리에 있던 두바이 손님이랑 말을 텄어요
오직 그 가게의 분위기와 사장님이 그리워서 두바이에서 한국까지 가끔 온다 함
왜 그렇게까지 여기를 좋아하냐 하니, 처음 왔던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3명이서 우연히 지나가다 들어와봤다 함
이미 친구 두 명은 만취했고, 본인만 멀쩡한 상태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대요
그러다 취한 친구들이 양주와 칵테일을 더 시키길래 실눈을 뜨고 사장님을 지켜봤대요
두바이에서도 한국에서도 술집을 꽤 갔는데 손님이 취한 것 같으면 주문한 술 제대로 안 넣어주고
술알못 같으면 제대로 제조 안 해주고 이런 경우를 많이 봐서 일부러 지켜보고 있었는데
정말 정직하게 정석대로 주문한 술을 제조해주시더랍니다.
(다른 가게에서 뭘 어떻게 제대로 안 넣어주는지는 저도 그 분이 하던 영어를 완벽히는 못 알아듣고 술알못이라 잘 모르겠어요ㅠㅠ)
더 감동이었던 건 다 마시고 나가서 거리에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데 뒤에서 누가 턱 잡더래요
지갑을 두고 갔다고. 지갑에 현금이 엄청 많았는데 사장님이 지갑 두고 간 걸 보고
직접 달려나와서 찾아가지고 지갑을 쥐어줬대요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는 많이 취한 것 같다고 택시까지 잡아주고 가셨대요 크으으으으bbbb

그 이후로 거의 매년 한 번씩은 한국에 오고 있답니다 힘들고 적적할 때 오면 고향에 온 것 같대요
한 번 한국 오면 일주일동안 매일 사장님 보러 출근도장 찍는답니다ㅋㅋㅋㅋ
뭐 저 사건 말고도 그 외국인은 제가 모르는 여러 일들이 더 있어서 저렇게까지 오는 거긴 하겠지만
외국인에게 낯선 타국에서 고향의 느낌을 주며 외로움을 달래주는 가게라.... 참 신기했습니다 

근데 이 사장님의 정직함은 정말 갈 때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제 평생에 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선하고 정직하신 분 top 3에 드시는 것 같아요

3. 취중당구, 내기당구 개꿀
포켓볼 칠 수 있는 당구대도 있어요 
친구들끼리나 연인끼리 치고싶으면 그냥 사장님한테 말씀드리고 공짜로 치면 됩니다
아니면 사장님하고 내기당구 칠 수도 있어요ㅋㅋㅋ 단골들은 보통 양주내기를 많이 치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랑 안 친해도 그냥 내기당구 한 판 하실 수 있냐고 공손하게 여쭤보시면 됩니다
내기는 손님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맥주 내기하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내기 당구 아니어도 심심하면 손님 별로 없을 때 그냥 같이 쳐달라고 해보세요
사장님 당구 꽤 잘 치시는 것 같아요 당구 잘 치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시길ㅋㅋㅋㅋ

4. 외부음식(간단한 안주류, 케이크 등) 반입 가능
저는 주로 근처에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밥 먹고 2차로 방문합니다
가게에 특별히 화려한 안주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따로 좋아하는 안주가 있으면 사가서 사장님한테 여쭤보고 먹어도 됩니다
케이크 사와서 드시는 분들은 자주 봤어요
저는 친구들이랑 집에서 양주 까고 싶을 때도 미리 여기 가서 양주 몇 병 사오곤 합니다

5. 파도파도 나오는 사장님 미담
여기는 오랜 단골들이 엄청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5년째 단골이지만 10년 20년 이상된 단골들이 수두룩합니다
저도 그런 단골분들이랑 가끔 술기운에 친해져서 이야기 나눠보면
고파스에 전부 썰풀기 힘들 정도로 미담이 파도파도 나옵니다... 놀라운 분이세요
단골들 뿐만이 아니라 처음 오시는 분들한테도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술 취해서 진상짓만 안 부리면 모두에게 친절하셔요ㅋㅋㅋㅋ

쓰다 보니 광고 같은데, 저는 이런 정직하고 인성 좋은 분은 정말 정말 잘 되셨으면 합니다 
많은 학우분들이 방문해주시고 사장님이 잘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하는 글입니다.
요새 경기가 경기인지라 예전에 비해 가게가 한산한 것 같은데
블로그나 인스타 이런거 홍보도 전혀 안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쓰는 글입니다ㅠㅠ
제 마음의 고향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그 자리에 남아있었으면 합니다
가게는 영등포역 5번출구쪽에 있는 '데킬라 BAR' 입니다
영업시간은 확실하진 않은데 보통 저녁 6시 반쯤에 가면 열려있었던 것 같아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는 답변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