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의 글을 쓰다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다 지워지고 다시 쓰는 슬픈마음..)

안녕하세요~ 고대 학우 여러분.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03학번으로 아직은 나도 20대이고 싶다..라고 말하고 싶은 호랭이입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답이 안나오는 학점을 조금이라도 올리고자 하나스퀘어에서 공부하며 아둥바둥 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밤늦게까지 취업 준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걱정으로 가득한 마음을 안암동 별빛으로 달래기도 했죠..
편의점에서 산 맥주 한 병에 외로움과 불면증을 달랬던 시간과 공간의 기억이 아련하네요.

어렵게 취업한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IT 벤처기업 창업도 해보고..짝 남자2호로 방송에 출연도 해보았네요.
나름 치열하게 살다가 오랜만에 안암동에 돌아와보니 대학시절 때 방황과 혼란으로 점철되었던 제 자신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더군요.
후회가 남는다거나 하는 감정보다는 그냥 그 시절이 그립네요..
해가 바뀌어 곧 개강을 앞둔 신입생들이 선배들 따라 참살이길을 오가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요즘은 신입생들의 출석율이 상당히 높다고 하던데 진짜 사실인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고파스에 들어와 몇몇 글을 보다보니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몇 번을 망설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군요..

사실 Ranchos7을 상암동에서 오픈하려고 했지만 너무나 값비싼 초기투자비용 때문에 절망하며 여기저기 헤메이다 이 가게자리를 발견하고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가게의 히스토리를 알게되어 모든 것을 리뉴얼하고 싶었지만 저와 친구들이 결혼자금으로 세이브한 돈을 십시일반해서 모은 자금으로는 보증금과 권리금 내기도 빠듯하더군요. .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려고 하다보니 간판만 바꾼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부스도 다 뜯어내고 평면을 다시 그려내고 싶지만 아직은 쉽지 않네요...그나마 간판이라도 제대로 된 것을 달고 싶어서 부족한 자금에 LED 간판으로 만들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더군요..사실 이전 가게의 이미지를 지우고자 한정된 자금 안에서 리뉴얼 할 부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정말 많은 토론과 논의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음식 종류도 멕시칸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심적으로 상당히 부담되더군요..이탈리안 음식점도 고려했지만 요즘 워낙 맛이 평준화 되어 있는데다 차별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탈락시켰습니다..ㅠ 혹시나 F&B 프로젝트 하시려는 분이 있으실지도 몰라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이탈리안 음식 같은 경우 쉐프를 컨트롤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대부분의 음식점들이 힘들어하는 이유가 바로 쉐프 리스크..많이 다툰답니다..

멕시칸 음식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은 초심자도 짧은 시간에 숙달하기에 난이도가 높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전통 재료와도 Collaboration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김치 퀘사디아나 고추장으로 버무린 버리또 같은 것들은 아직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습니다..저희끼리 먹어보고 맛 없으면 안할게요..ㅎㅎ 멕시칸 음식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며 많은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태원의 바토스나 씨릴로가 벤치마킹 대상이였지만..(그들은 멕시칸 음식점의 대부) 아직 저희는 갈 길이 정말 멀군요..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아직 내부가 좀 썰렁한 란초스이지만 저와 친구들이 다녀온 여행지 사진이나 좋아하는 영화 스틸샷으로 벽에 덕지덕지 붙여나갈 생각입니다. 여행이나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함께 공유하고 싶으신 추억이 있다면 벽 어디에나 붙이셔도 됩니다. 아, 다른 취미도 대환영이구요. 애정애정하시는 취미나 관심사가 있으시다면 언제나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관심사와 철학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는 공간을 같이 만들어가고 싶어요.

란초스 프로젝트의 철학은 각자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관심사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서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같이 만들어가자입니다. 서로 밍글링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주말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재미있게 일하는 친구들을 불러 버리또 하나 먹이고 본인이 하는 일 PT 좀 해달라고 부탁할 예정입니다...ㅎㅎ 또 다른 세계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특히 오후 2~5시 사이는 상당히 한가한 시간이니 팀플이나 동아리 회의를 좀 더 신선한 공간과 분위기에서 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빔 프로젝터도 있으니 다용도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들고오셔서 드셔도 됩니다~

가게를 오픈하면서 그랜드 오픈이나 신장개업 이런 진부한 단어를 넣은 재미없는 현수막은 만들기 싫어서 나름 색다른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현수막을 걸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좋은 캐치프레이즈 있으시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뭔가 재미있고 색다른 영감을 던져주는 문구였으면 해요. 고백이나 이벤트 기획하시는 분들도 대환영입니다. 사랑 앞에 용감하신 분들은 언제나 밀어드리고 싶어요. 진.짜.로!

안타깝게도 저는 지금 회사에 묶여있는 몸이라 부장님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평일 저녁에 최대한 자주 나타날 예정이며 주말에는 더욱 자주 출현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제 둘도 없는 친구들이 매우 훌륭하게(?) 란초스의 영혼을 숙성시키고 있습니다. 점심시간 때 오시면 피크타임의 긴박함과 스릴넘치는 분위기에 정신없는 제 친구들을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구박하지는 말아주세요..타코만 던지지 말아주시길..ㅎㅎ

란초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친구들과 약속한 것이 하나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은 꼭 착한 일을 하자입니다. 우선은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착한 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성북구 소재 공부방 어린이들을 위해 주말에 파티를 열어주거나 독거노인 분들에게 테이크 아웃 버리또를 전달하는 등의 지역 나눔실천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제가 안암동을 떠난 지 오래되서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져있는 상태이니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스크롤의 압박 죄송합니다..(^ ^);;
결론은 고대 학우 분들에게 뭔가 새로운 영감과 철학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제 이메일은 radiojk33@gmail.com 입니다. 란초스 뿐만 아니라 취업, 창업, 연애(?) 등등의 분야에 대해서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는 매우 성실히 답장하겠습니다. 제가 답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른 전문가 분들에게 연결시켜 드릴게요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