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올릴지 생각하다가 병원 정보도 여기에 있는 것 같아 여기에 올립니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제대로 수업 들은 날이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약 타러 중광 보건소에 갔는데
증세를 보더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오오 졸업 전에 한 번 받아보긴 하는구나 하고 들어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거의 할아버지뻘의 연세 지긋하신 분이세요.
근데 이런 의사선생님도 처음이었어요.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
"체 기운도 있고 열도 나고 목도 아프고 코도.."
"그렇게 말고"
"네;;??"
"말귀를 못 알아듣네"
정말 더 말씀 안 하시고 딱 이렇게....ㅡㅡ....
진단(문의+이곳저곳 찌르기)을 하시면서
"어때요?"
"네?"
"아파요 안 아파요?"
"아프진 않고 좀 욱씬거리는 느낌이랑 귀가 찌릿해요"
"예스 올 노로만 대답하세요"
"예스"
"우리딸이 88학번인데 딸보다 얘기가 더 안 통하네, 학생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잖아요. 그럼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정확하게 캐치해서 말할 줄 알아야지."
당황했어요.
의사에겐 최대한 자세하게 상태를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아닌가봐요;;
진단하시고 나서 증세를 설명해주실 땐 하나하나 자세하게 원리를 설명해주시길래 오 친절하군 이랬다가...
"목감기, 코감기 이런 말을 쓰는 건 대한민국밖에 없어. 왜냐면 우리 국민들은 자기 증세를 자기가 판단하거든."
틀린 말은 아닌데 갑자기 왜...
"감기라는 말은 하나밖에 없어. 학명으로는 상기도?염. 영어로는~. 닉네임으로는 ~. 어떤 학자는 ~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시작해서 약 4분간 국민성에 대해............
손으로 쓴 처방전 들고 약 타는 곳으로 갔습니다.
알록 달록 여러 알약들 주시는데 책상에 떨어뜨린 것들 그대로 주어서 넣으시는데 좀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어떤 약이에요?" 하고 물으니까
"뭐가요? 약명 일일이 말해줘요?"
"그냥 진통제라던가..이런거요"
"학생한테 필요한 약이에요."
시간 없으시고 돈 아까우셔도 그냥 병원가세요........
약 하나 타러갔다가 병 받아 온 느낌이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0 04:25: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