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대 고파스 여러분?
오늘 고려대 안암역에 있는 베라레스에 갔다가 좀 황당한 일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처음 쓰는 글이네요.

벌써 이 학교에 발 붙인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공대 대학원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 입니다.
대학원에 다니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이 많아서 일요일이지만 학교에 나왔습니다.
일이 대충 끝나고 맛있는 밥 먹으려고 베나레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맛이 있는 음식점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30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지 않길래 일하시는 분을 불렀지요.
저희 주문 들어갔나요?
일하시는 분이 대답도 안 하시더니 저희에게 와서는
주문하시겠어요? 라고 합니다.

대충 이쯤 되니 황당해서
저희 주문한지 30분이 넘었는데 주문한 음식이 하도 안 나온다고 하니
다른 일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주문했어 라고 묻고 다닙니다.
그때서야 착오가 있었다며
다시 주문하시겠어요? 라고 합니다.
충분한 사과도 없이요

그러더니 죄송하니까 난을 저희가 서비스로 드릴께요 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처음 주문 받으시던 분이
저에게 일요일은 난은 서비스니 고르세요 라고 말했었는데 (그리고 저도 일요일에는 난이 제공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죄송해서 난을 서비스로 드린다고 하니
그냥 이 상황을 대충 넘어 가려는 게 너무 눈에 보였습니다.

결국은 음식을 안 먹고 나왔습니다.

위에 제가 10년을 넘게 다녔다는 말을 쓴 것은
10년 사이에 고대 주위의 음식점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질적으로 많이 좋아졌고 선택할 수 있는 음식도 엄청 많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예전에는 잘 기대 안 하던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고요.
물론 예전 생각하고 그냥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문화도 많이 바뀌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을 이용하고 싶어하고
일하시는 분들이 친절하길 바라는 것이 요즘 학생들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후배, 동기, 선배님
학교 앞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 아등바등 해서는 안되겠지만
모두 이런 일이 생길 때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표현한다면
앞으로 모두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에게도 좋은 환경에서 밥, 술 등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요?

베나레스에서 주문이 안 들어가서
30분 기다리고 밥을 늦게 먹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까요?

실수를 했으면 그것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과의 마음이 전해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대 여러분 모두 새해에 좋은 일만 생기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