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일입니다. 아침부터 연달아 시험이라 끼니를 대충 떼운 상태였어요. 날씨가 정말 추웠는데 시험도 끝나고 해서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더라구요. 저는 정문쪽이 멀어 코케코코를 가보진 않았는데 즐겨 찾는 친구가 5시까지 기다려야한다해서 배고픔을 참으면서 기다렸어요.



중간에 브레이크타임 있으면 음식이나 서비스 질이 높아져서 좋게 받아들이는데,
5시부터 저녁타임 오픈을 한다고해서 5시가 좀 지난 상태에서 갔습니다.



보통 바깥이 비춰지는 문에서 문 앞에 손님 서 있고 눈 마주치면 설명이라도 해줄텐데
문 열려고 해도 잠겨있고 바로 앞에서 김치며 단무지 담으면서도 그냥 자기 할일들만 하시길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얼굴만 내밀고 30분 뒤에 열어요-라고 하시는데, 제가 시간을 잘못 알았나하고 다시 확인해보니 오픈시간은 5시입니다.



그래도 2시간 넘게 기다렸고, 이왕 온 김에 먹고 가자 하고 기다리다가
날씨도 너무 추워서 어디 다른 데 들어가서 기다려야될 듯 싶었어요.
일에 방해가 안 되신다면 가게 한쪽에 들어가서 앉아있어도 될 지 여쭤보려고 문을 두드렸는데요.
처음엔 문 두드린거 모르시나.. 일에 집중해서 그러신가 했는데
문 바로 옆에서 반찬 담으시면서 모르시는 것 같지 않고 한번더 두드리고 저기요-, 저기 죄송한데요-라고 얘기까지 했습니다.
그냥 무시하시고 씹으시더라구요.



기다리는거야 지금껏 기다렸으니 더 기다리는 거 어렵지 않은데, 그 태도가 너무 기분 나빠서 옆의 다른 식당으로 옮겼고
식당 주인아저씨께서 날씨 추운데, 시험 끝나고 오시나봐요 라면서 맞아주시는데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받았던 친절이나 호의가 안 그런 가게도 있구나 라는 생각에 유독 감사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디어브레드나 샐러데이에서 받았던 친절이나 상냥한 말투, 설명들이 어떻게 보면 제가 내는 음식값의 일부이면서 소비자의 권리의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날은 기분이 나빴어요. 정말로.
날씨가 정말 추웠고 평소에 정해진 저녁 오픈시간보다 30분 넘게 늦어진 것은 가게의 잘못이라서
알아보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죄송합니다. 라던지 저희가 준비가 좀 늦어졌네요 라고 말이라도 좀 할 수 있고
추우신데 들어와서 기다리시겠어요?라든지, 들어와서 기다리시면 좋은데 저희가 영업준비에 집중하고 싶어서요 라고 한마디 덧붙여주면 어디 편의점 들어가서 있던지 했을텐데.
문 두드리고 있는데 눈 마주쳐도 문 안 열어주시고 그냥 무시하시는 건..;





친구는 2시간 넘게 기다리게해서 데리고 온 게 미안해서인지 여기가 원래 그런다. 엄청 도도해.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저도 그 자리에선 그냥 조금 당황하면서 친구가 미안할까봐
여기 컨셉이야?ㅋㅋ 막 이러고 뭐야.. 왜 우리 무시하지.. 막 이러고 웃으면서 넘겼는데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납니다ㅠㅠㅠ;
근데 원래 그런다, 와줘서 감사하다, 뭐 인사나 상냥한 말투나 친절은 없다, 이렇게 생각하다니..
저야 코케코코를 몰랐지만 친구는 자주 들렸고, 들렸다가 안 열거나 메뉴가 안 되거나 늦게 열어서 기다리거나 못 먹거나 한 적도 많은데 그냥 여기는 원래 이런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황준호베이커리에서도 저녁 타임대에 빵 많이 사면 한두개씩 넣어주시는 친절을 베푸시고
다른 가게에서도 저정도로 대놓고 씹지는 않으시는 것 같은데 정말 황당하고 불쾌합니다.
말로 들을 때는 별 게 아닌데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뭔가 그 입장에 그 상황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데 그렇게 무시하면..;;;

엄청 추운 날 미즈타코에서 포장 기다릴 때는 앉아서 기다리세요~ 따뜻한 물 마시면서 기다리세요. 이러시고
샐러데이에서 메뉴 고민할 때도 오늘 훈제오리 좋은거 있어요~라든지 우롱차 드세요 이러시는데..
정문 가게는 맛은 더 있을지라도 모든 가게가 제가 생각했던 정문 특유의
아주머니아저씨가 하시는 친근하고 손맛나는 음식점 느낌이 나는건 아니네요..


하지만 친절한 설쌈을 가느니 불친절한 코케코코에 오겠다는 친구의 말에서.........역시 맛이 중요한건가.........라는 생각이..........



평소에 친절하고 깔끔하던 음식점들이 새삼 감사해지는 순간..ㅋㅋ
pancake house 현죽 자리에 있던 토스트집도 아저씨 손 조금 느리지만 1800원짜리 토스트 하나도 깔끔하게 열심히 만들고 매번 친절하심..ㅋ 예전에 핫케이크 먹고 가려다가 늦게 나와서 그냥 포장해주세요~라고 했는데 포장비 500원인데 드리려고 했거든요
근데 끝까지 안 받으신다고.. 집에 와서 포장한 거 열어보건데 엄청 꼼꼼하고 포장에 들어가는 게 많아서 500원 받을 법도 했다는 생각하는데...




글이 길어졌습니다ㅠㅠ 암튼 기분 나빠요_ 아무도 기분 나쁘다고 얘기 안 하고 내가 예민한가 하고 넘어가면 계속 저럴 것 같은데 제발 이 글 좀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맛있다고 들었는데 맛이 전부는 아닙니다ㅠㅠㅠ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06:3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