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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익명
2024-04-22 12:50:02
15/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해결되지 않고 방치된 채로 끝나는 것과, 해결을 위해 여러 사람이 노력했다 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모두 다 그렇진 않지만,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거나 바로잡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결과들은 무시한 채,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만 초점을 맞추면 사건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지나가는 여자 도왔는데 그 여자가 도망가서 남자만 맞고 병신됌 ㄷㄷ"과, "근데 주변에 목격자 또 있어서 누명 풀리고 성금 모아서 도와드리고 지금은 잘 계심" 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유사한 문제 사례(남 돕다가 다쳤는데 장애 입었다, 여자 돕다가 공범으로 몰렸다 등)들의 본질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였을 때 공동체가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거나 오히려 더욱 큰 불이익을 받았다 입니다. 이런 사례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개인들은 대한민국이 이른바 "중국식" 사회가 될 거라고 개탄하는 동시에 나 또한 절대 남을 돕지 않을 것이라 결심하죠.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모든 의인들이 피해만 입은 채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주변의 도움으로 피해를 회복하거나 재기에 성공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모든 사례를 다 조사한 것이 아니니 정확한 비율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당장 이 글의 주인공 분도 짤방처럼 직장을 잃은 채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지 않으셨어요. 몇년 전 낙성대 칼부림 사건도, LG에서 그룹차원으로 도와드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고파스 포함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국까 짤방들을 보면서, 마치 소설의 기승전결 중 전개 까지만 보여주고 "아 주인공 망함ㅋㅋ"라며 책을 덮는 것과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근황 ㄷㄷ" 이지랄 하면서 최근의 일인 것 마냥 몇 년 지난 사건을 편향적인 캡션과 함께 재조명하고, 정작 잘 해결된 좋은 결과는 의도적으로 숨긴 채 패배주의와 남녀 갈등만 조장하는 듯한 저의가 매우 불편합니다. 저는 모교인 고려대학교를 사랑하고, 후배님들이 패배주의와 혐오감에 찌들기 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살아가길 바라서 쓸데없이 길게 댓글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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