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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익명
2025-11-02 15:41:28
소현세자가 급사하였다면 응당 그 다음 왕위 계승권은 소현세자의 아들에게 돌아가는게 종법에 합당했습니다. 소현세자는 아들이 3명이나 있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는 명분 없이 봉림대군을 세자로 삼으려고 밀어붙였죠. 그럼 다음 스텝으로 뭐가 필요할까요? 명분이 없으면 만들어내야죠...
결국 세자빈을 억지로 엮어서 역모에 가담한 대역죄인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봉림대군이 왕이 되더라도 소현세자의 아들들이 왕위에 엄청난 위협이 될테니까요. 결국 세자빈을 반강제로 죽여놓은 후, 소현세자의 세 아들들 모두 유배를 보냅니다. 첫째와 둘째는 돌림병에 걸려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지만 셋째 아들이 대를 이어 지금의 소현세자파를 이루게 됩니다.
효종이 즉위한 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세자빈 강씨를 띄워주거나 재평가하는 것 같으면 발작하듯이 문책했습니다. 세자빈 강씨가 억울하다는 것은 곧 효종의 정통성이 개판이라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소현세자가 갑자기 죽어버리고, 인조가 명분없이 소현세자 다음 타자로 봉림대군을 세자로 세울 때부터 세자빈 강씨와 그 아들들의 비극은 정해져 있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예종의 급작스러운 서거 이후 예종의 적장자인 제안대군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예종의 조카(즉 예종의 형인 의경세자의 아들)인 성종이 즉위한 선례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1) 세자, 세손 책봉이 아니라 당장 왕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었고 (2) 제안대군은 당시 2살이었고 소현세자의 큰아들은 10살이었으며 (3) 세조가 어린 왕 단종을 몰아내고 즉위했었던 시대적 배경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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