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야구부이야기를 읽으니 93년 고연전 야구 이야기가 생각됩니다.
손민한 진갑용 조성민 심재학 등 인터뷰를 한 것을 봤는데 공교롭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93년도 고연전이더군요.
승리후에 고 최남수 감독의 영정에 절하는 모습은 정말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하드 구석에 있는 고연전 관련 글이 있어서
올립니다.
출처는 잘모르겠고 (아마도 나우누리나 하이텔 으로 추측)
글쓴이도 잘모르겠네요.
번 호 : 1511
게시자 : 조** (EPIPHANY)
등록일 : 1998-02-07 03:55
제 목 : [에피파니] 9년간의 고연전 회상 2,,
농구 고연전이 항상 극적이었지만 이번에 회상하는
1993년의 야구 정기 고연전은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 였다
아마야구계에 유명한 감독이 4분 계셨는데
그중 한분이 당시 고대 감독이던 최남수 (작고) 감독
연세대 김충남, 인하대 주성노 경성대 도성세 감독이 바로 그들이다
국가 대표 감독을 서로 사이좋게 나눠먹을 정도로
아마 야구계에서는 알아주는 대학 감독이었다
1993년 감동의 고연전 야구경기는 하나의 슬픔으로 부터 시작된다
바로 고려대 최남수 감독이 정기전을 앞두고
작고하게 된것이다
본인은 그 당시 최감독의 마지막 경기장에서 그 경기를 지켜본
100명이 안되는 관중중의 한사람이었다
정기 고연전 바로 전주에는 가을철 대학연맹전이 열린다 (야구)
매년 겹치게 되는데 고대와 연대는 정기전으로 인해 이때는
합숙을 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예선에서 서로 먼저 탈락하고
합숙을 하려하기 때문에
매년 가을이면 스포츠 뉴스나 신문에서 꼭 한방씩 욕을 먹는게 하나의
관례가 되어왔다
하지만 93년도 만은 예외였는지 고대는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당시 고대의 멤버는
투수에 이상훈 조성민
포수 진갑룡
1루수 강상수 (롯데) 2루수 김선섭 (쌍방울) 3루수 홍원기 (한화)
유격수 김종국 (해태)
외야수에 심재학(LG) 조경환(롯데 입단예정) 김경하 (전 LG)
,,,,,등의 화려한 멤버였다,,,이중 김선섭만이 국가대표를 못해보았고
나머지 9명은 모두 국가대표를 했었으니 정말 호화멤버라 할수 있었다
당시 준결승전이었다 (대학연맹전)
상대는 경성대 였는데 선발 조성민이 8회 2사까지 노히트 노런으로 가고 있었다
원래 7회에 점수차가 8점?인가 나면 콜드게임인데 기록을 의식했는지
고대는 6점인가에서 더 점수를 안내주는 자비?를 베풀고 있었다
8회 선두타자를 볼넷,,도루허용,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투아웃에 주자는 3루,,,
여기서 조성민은 경성대의 허문회(현LG)에게 투수 옆을 스치는 내야안타를
허용해서 득점을 허용 노히트 노런을 놓치게 된다
타구는 강한 타구가 아니었으나 키가큰 조성민의 다리 옆을스쳐,,,김종국이
잡았으나 도 펌볼,,,내야안타가 된것이다,,,
여기서 갑자기 무엇인가 어수선하더니 조성민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손민한이 그냥 걸어나오더군요,,,
(정정:이상훈이 아니고 손민한이었고 외야수 하나도 김경하가 아니라 다른선수
이름이 헷갈리네요,,,나이가 들어서인가,,,,둘은 89니깐,,,,)
원래 투수 교체하면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는데 안올라 오더라구요
그리고 주장이던 강상수가 덕아웃에 들어오더니,,,,모 이상했어요
시끌벅적 하더니만,,우리 선수들은 9회에 다 세번 휘두르고 아웃되고
금방 경기 끝나데요,,,
저녁에 뉴스를 보니 최남수 감독이 ,,
마지막에 조성민이 안타를 맞는 순간에 쓰러져서 병원에 뇌졸증인가로
입원했다는 것이었다,,게다가 중태라 생명까지 위험하다고 했다,,
고연전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는데
최남수 전 감독님은 고연전 이틀전에 결국
"투스트라이크 쓰리볼,,"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의 야구 인생을
끝마쳤다,,,
이 "투스트라이크 쓰리볼",,,은 다음날 온 신문을 한 토막씩 장식했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 되었었다,,,
그의 야구 인생과 야구 사랑을 보여준것이다
야구장에서 생을 마감한 어쩌면 뜻깊은 죽음이었으리라,,(죄송합니다)
이틀뒤 정기전은 시작되었고 첫경기 야구,,,
고대 선수들은 모두 검은색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었다
선발투수는 조성민
당시 연대의 투수는 문동환 임선동이있었고 문동환은 당시 3년간 아마야구
공식경기 무패였었다,,비록 그전해 정기전서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연대에는 안희봉 박재홍 장성국(삼성) 강필선 장재명 등이 주축이었다
경기 시작후 고대는 연대에게 2;0으로 리드를 당했다
그것이 7회까지 이어졌다
연대 에이스 문동환의 볼에 고대는 겨우 안타를 두개쳤을정도였으니,,,
이때 고대 유격수 김종국은 2번이나 9번타자 ,,우리는 종국이를
꾸러기 카메라,,라고 불렀었다,,,타격은 영 아니었다
타율이 1할대였으니 말이다,,7회 투아웃에 나온 김종국
분위기는 연대 분위기였고 우린 당연히 8회를 기대할 그런 상황이었었다
김종국은 그정도로 당시 물방망이었다,,(불쌍했던 종국이)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그가 당시 국가 대표 에이스인 문동환의 공을
친것이다,,공은 좌측외야로 한참을 날라갔다,,,맞는순간 홈런,,이런볼이 아니고
천천히 모두의 시선을 모으며 서서히 좌측 스탠드를 살짝 넘어갔다,,
"어,,엉,,어,,,넘,,어,,,,간,,,,,갔,,,당,,,,,효?,,,,"
모 이런 분위기였다,,
세상에 김종국이가,,,,,,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8회가 되어 고대는 1번 강상수 4번 심재학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주자 2루(심재학)에 타자는 조경환,,,,투아웃,,,투수는 임선동으로 교체가 되었다
당시 고대는 우익수 쪽(1루쪽 응원단),,,나는 외야에 있었다,,바로 선안쪽에
그렇게 밀려오다가 안타하나면 드디어 역전이 되는 순간이었다,,
'깡"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이 외야로 왔다,,,순간 이공은 확실한 안타였는데
문제는 이 공이 우익수와 라인 사이로 계속 휘어 스탠드 쪽으로쭉 날라오는것이었다
파울이냐 페어냐,,,,우아,,,,,
공은 라인 1미터 정도 안쪽에 떨어졌고 2루타였다,,
역전이 된것이다,,,모두들 난리가 났다,,,뱃노래 부르고,,,
조경환은 고대 응원석을 향해 두손을 올렸으며,,,,??완전 캡이였다,,
3;2로앞선 상황에서 9회말 연대 공격은 투아웃에 주자 3루였다
9회초,,,
안타하나면 다시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연대 타자가 친볼은 유격수 김종국이 다이빙캐취,,(아 살떨렸음 이때,,)
1루에 송구,,쓰리아웃,,,경기끝,,,,,
감동은 여기부터다,,,
대분분 고연전에서 승리하면 선수들이 감독을 마운드로 끌고가서
헹가레를 치고 승리투수 등에게 헹가레를 친다,,,
그러나,,
고대엔 당시 감독이 부재중이었다,,,
(조두복 부산고 감독,,,현 고대감독,,,,,,,,,이 벤치에 앉아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후배 선수들의 안정을 위해서 였지 작전지시등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쓰리아웃되는 순간 송구를 받은 주장 1루수 강상수는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1루에 주저 앉았고,,마운드에 모인 나인들은 덕아웃으로 뛰어갔다
응원단은 고대,,고대,하는 소리로 메아리 쳤고,,,,,
그들은 덕아웃에서 무엇인가를 가져나오더니,,,뒤늦게 계속 감격과 눈물을
흘리고 있던 주장 강상수마져 마운드로 데려오더니
둥그렇게 원을 그렸다,,,,순간,,,
그들은 그 마운드에 최남수 전 감독의 영정을 놓고 큰절을 올렸다
아,,,,,,
기쁨의 순간도 잠시,,
모두들 그 장면을보고,,,
숙연했을것이다,,,,
응원단장이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학우들조차 그때서야 우리팀이 감독이 없이
경기를 치렀고 감독이 이틀전에 작고한것을 알고 놀라는듯했다
잠시후 선수들이 단상에 올라왔고,,,
주장 강상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울먹이는 목소리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죽어서도 고대를 사랑합니다. 저는 영원히 고대를 사랑합니다,,
이 승리의 영광을 하늘에 계신 감독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아,,,,
시꺼멓게 탄 얼굴의 강상수,,,
나는 그의 목소리를, 땀과 눈물로 얼룩진 그 얼굴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93년도의 정기 고연전은 감동이었다
다음날 신문에는 이렇게 났다
까만 박스속에 흰글씨체로,,
"이 승리의 영광을 감독님의 영정에 바침니다"
고대 야구의 승리소식과 함게,,,,
고연전이 끝나면 지건 이기건 간에
꼭 교가는 부르는 착한 고대생이 되길 바라는
에피파니
승리의 축포와 함께 터진 눈물 "최남수 감독님..."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10357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0 11:1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