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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내가 이등병 개말년일때였음. 훗... 시발

하루는 갑자기 동쪽에서 빛이 번쩍 일어나더니, 신병들이 더플백을 매고 들어옴.

군필자 게이들은 잘 알겠지만, 짬 없을때 신병 들어오면 진짜 좆같음

더플백 정리부터 시작해서 신병 밥먹이고 군화 닦이고 샤워 시키는것까지 전부 짬 얼마 차이안나는 선임들이 해야했음.

암튼 신병들이 들어오는데 왜 갑자기 동쪽에서 빛이 일어났을까? 했더니 신병중에는 서울대생이 있었음.

그 빛은 샤대생의 위엄이었음.

암튼 샤대생이고 나발이고 이등병 빵모자 눌러쓰고 보니까 존나 불쌍하게 보였음.ㅋㅋ

군대에서는 샤대생이고 나발이고 다 똑같다라고 생각이 들었음.

그때까지는...




그로부터 정신없이 1달정도? 시간이 지났음.

근데 바로 옆 분대였던 그 샤대후임은 점점 갈수록 이미지가 고문관으로 잡혀가는 것이었음.

상병장들은 말할것도 없고, 특히나 일병들이 존나 싫어했음. (원래 이등병 고문관이 있으면 가장 고통받는게 일병임.. ㅂㅂㅅ 미필)

\"저놈이 공부 잘한다고 어릴때부터 대접받고 자라서 개념이 좀 없나? 이등병때 확실히 개념을 잡아야지!\"  

나도 이렇게 생각을 함.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의문이 들었던게, 그 샤대 후임은 고문관이라고 할 만큼 찐따 기질이 있는것도 아니었음.

눈치보고 요령 피우거나 그런것도 아니었음.

다른 이등병이랑 마찬가지로 모든지 발견하면 먼저 뛰어나가려고 하고, 딱히 큰 실수라고는 없엇음.

근데 왜 이미지가 그럴까?

모든 의문이 내가 상병이 되어서야 그때 풀렸음.




샤대후임을 주로 갈구던 병장들이 전역을 하고, 당시 실세였던 상병들이 병장을 달음.

그리고 샤대후임은 일병 담.

과거의 이미지 때문에 한동안 여전히 상병장들이 그 후임을 싫어했음

근데 어느날 실세중의 가장 실세였던 상말중 한명이 (앞으로 A라고 부르겠음) 그 샤대랑 작업을 한번 나가더니, 그때부터 그 샤대후임을 막 챙겨주기 시작함.

자유시간때도 맨날 PX데려가고, 선임들 모여서 웃고 떠들때도 항상 데리고 같이 놀기 시작함.




그 샤대후임은 A가 간부에게 추천해서 행정병으로 보직을 변경했음.

이때부터가 시작이었음.

부대마다 행정병에 대한 생각이 다르겠지만, 우리 부대는 인원수가 좀 적은 편이라 행정병은 최악의 보직이었음.

일은 일대로 하고 큰 작업이 있을때는 작업도 예외없이 참여함. 무엇보다 경계근무도 행정병은 예외가 없음 ㅋㅋㅋ

그러면서 쉬는 시간에 행정일은 존나게 해야함 ㅋㅋ 한마디로 식사시간이랑 잠잘때 빼고는 자유시간이 없는 보직.

샤대후임을 그동안 그렇게 아끼던 A가 왜 행정병으로 추천을 했지?

한번 좆되어 보라고 행정병으로 추천한걸까?





그때부터 샤대 후임은 날라다니기 시작함.

정말 불평불만없이 중대내에서 가장 힘들다는 그 보직을 정말 잘 수행함.

우리 중대에는 존나 무능한 지잡대 출신 여군장교가 한명 있었는데, 걔가 배려놓은 일을 샤대후임이 직접 군무원이랑 쇼부쳐서 말끔히 해결하는것은 기본이고,

전우들이 일하기 효율적이고 편한쪽으로 행정일을 처리한 후 그걸 소대장이나 중대장한테 승인 받아서 작업병들의 작업은 기존보다 훨씬 수월해졌음.

특별한 일 없을때 간부들은 5시 ~ 6시 사이에 퇴근을 하는데,

그 간부들 일까지 그 샤대후임이 전부 처리함. 그리고 다른 행정병 선임말로는 간부들보다 일병인 그 샤대후임이 일 더잘한다고 했음 ㅋㅋㅋㅋㅋㅋ

아직 대학도 졸업 못했고, 사회에서 직장 경험도 없는 22살짜리 애가, 어쩜 그렇게 일을 잘할까 의문이 들만큼 일을 잘했다.

그 후임을 보면서, 이런 인재를 시급 200원도 안주고 부리는 이 현실이 처음으로 좆같다고 진심으로 느꼈다.

암튼 그 샤대 후임의 이미지는 점점 올라가서 선임들도 점점 좋아하고, 후임들도 많이 따랐음.

그리고 이미지가 좋아지다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많아짐.

근데 알고보니 유머감각도 존나 뛰어나서 평범한 이야기 하다가도 갑자기 방심할때 터뜨리는 그런 매력이 있었음.

중대 장기자랑이나 그런 행사때도 항상 사회보면서 진행하고

중대내의 최고의 엘리트가 되었음.





나중에는 그 샤대후임이 왜 이등병때 고문관 소리를 들엇을까? 라는 의문의 실타래가 풀림.

그 당시 그 샤대후임을 고문관으로 만든 장본인들은 사회에서 나이트 삐끼나 업소에서 유흥일 하던 애들이었음.

지잡출신도 아닌 그냥 양아치 출신들.
그새끼들은 군대 오기전에 업소에서 웨이터나 삐끼 노릇이나 하면서,

명문대 출신의 소위 잘나가는 VIP 손님들에게 맨날 굽신대고 아부떠는 인생이었을테지.

그래서 서울대생이라는 타이틀에 미치도록 열받고 광기를 일으켰던 것이었음.

군대는, 아무리 정상인도 실세들이 맘만먹으면 한순간에 병신으로 만들수가 있다는 사실을 이용한것이었음.

예를들어,  그 샤대후임이 이등병 노란견장(초보운전 딱지랑 마찬가지다. 암튼 그런게있다 미필들아) 일때,

그 샤대후임이 일병 선임이랑 불침번 근무를 섰었는데 그날 정말 사소한 실수가 있었음.

당직사관 간부의 귀에 들어갈 필요도 없던 진짜 사소한 실수였는데

그 다음날 그 사소한 실수가지고 샤대후임네 분대 선임들 전부 집합시켜서 갈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상식적으로 일병 사수랑 이등병 부사수가 불침번 근무를 서다가 사소한 실수가 나면, 당직부사관 입장에서는 사수인 일병을 혼내는게 당연한거일텐데

어쩐지 아무것도 모르는 노란견장을 혼내고 자빠졌더라.

진짜 다른애 였으면 그냥 순간 갈구고 넘어갈 사소한일을 다음날 분대차원으로 갈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피해받는 다른 사람들은 샤대를 싫어할수밖에...




그렇게 성실하고, 유머감각있고, 일 잘하고 유능한 인재들도

양아치 새끼들의 열등감에 쌓인 권력남용 앞에서는 좆같은 이미지가 잡힐수 밖에 없더라 라는 진실을 깨달았음.

그 샤대후임 뿐만 아니라 내가 상병말 ~ 병장때 들어온 SKY 명문대생들도 다 까놓고보면 일 잘했음.

그 까놓고 보기전에가 힘든것이더라... 명문대니까 사람들이 조그마한 실수에도 크게 보고, 오해하고 갈구려고 들고 그러다보니까 애가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거..

게다가 명문대생은 자존감이 높아 불필요한 똥꼬빨기나 굽신거림을 안하니까, 그런걸 원하는 선임들 입장에서는 건방져 보일수밖에...



하긴 군대에서 최고의 엘리트 소리를 듣는 육사출신 장교들보다 더 높은 능력을 가진 SKY 명문대생들이

\"병사\"라는 계급장 딱지를 달고 있어서 그 능력을 발휘 못하는것이었음...  



그래서 난 전역후에 별 양아치 씹새끼들이

\"ㅋㅋ 군생활할때 나 A급이었음 ㅋㅋ 근데 명문대 씹새끼들 일도 존나 안하고 찐따에 고문관 새끼들 존나 많더라 ㅋㅋ\"

라는 말이 들리면

정말 크게 비웃어지게 돼더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09: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