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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군 목부 초창기 시절, 개꿀잼 여름캠프 논산 훈련을 끝마치고 난 후에 기다린 것은 더 신나는 미군 기초 훈련소인 캠프 잭슨이였다.
닭장우리처럼 내무반에 갇혀서 팔다리를 같이 흔들어대며 걸어다니거나 아침 운동시간과 훈련시간을 빼면 얌전히 앉아있어야 했던 논산과는 달리, 캠프 잭슨에서는 항상 뛰어다녀야 했고, 호스가 달린 등에 매는 물통인 카멜백(위 첨부한 사진)이란 것을 주고 물 먹는 하마마냥 미친듯이 물을 빨아마시게 하는 등 많은 것들을 미군식으로 다시 배워야 했다. 이로 본인과 동기들은 꽤나 곤혹스러워하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것들은 곧 적응이 되었다.
물론 적응이 되지 않은 것들도 상당부분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당 섭취 금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식사시간에 섭취하는 음식물에서의 당분을 제외하면 단 것을 강제적으로 먹지 못했는데, 논산에서는 식사 일부에 아이스크림이 포함되어 나오거나, 종교 활동, 및 PX에서의 단체주문을 통해 10만원대의 월급에서 자동 차감되는 형식으로 과자를 구매 가능했으나, 캠프 잭슨은 그런 것을 허용치 않았다.그 이유는 자세히 기억이 안나는데, 낡은 막사에서 벌레가 나오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였나 그럴 것이다.
물론, 식당에는 미군 교관들을 디저트나 탄산음료 기계가 구비되어 있었지만, 훈련병들은 사용 금지였고, 훈련병들은 점점 더 단맛의 갈증이 났다. 단맛을 느껴보려 밥도 더 오래 씹어보고, 케찹을 쪽쪽 빨아먹는 등의 엽기정인 행위도 일삼았지만, 원초적인 당분, 설탕에 대한 갈망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였다.
그나마 설탕에 가장 근접한 것들 중에서 우리들이 먹을 수 있던 것은 빵에 발라먹으라고 구비되어 있는 젤리형 잼이였다. 물론 약을대로 약은 훈련병들은 있기 마련이기에 몇몇 이들이 이 잼을 주머니나 다른 공간에 숨겨 자기 전에 쪽쪽 빨아먹거나 했는데, 그 모습은 흡사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였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 어느 날 교관들은 터무니없이 빠르게 줄어든 잼들의 행방을 캐묻기 위해 우리를 식사 시간 이후에 집합시켰고, 한명 한명 소지품 검사를 진행했다.
무더운 더위 속에서 각자가 흘리는 땀이 더위때문이였는지, 혹은 바싹바싹 쫄리는 마음때문이였는지는 교관들이 하나하나 밝혀내었고, 이내 당분 밀수꾼들은 대열의 앞에 나가 우리가 엎드려 뻗쳐있는 동안 열심히 땅과 밀당을 해야만 했다.
놀랍지 않게도 매 기수마다 이런 밀수꾼들이 나왔고,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교관들은 군복 깊숙히 숨겨 둔 젤리들을 꿀벌마냥 다 속속히 찾아내었다. 그 중에서 한 명은 유난히 통통한 한 동기 앞에 서더니 주머니를 다 까 뒤집고 모자까지 확인하여 나오지 않았는데도, 만족하지 못한 듯 하였다. 마치 젤리가 없다면 자기가 심어서라도 체벌을 줄 것이라는 마인드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동기의 카멜백을 벗겨내는 것이였다. 물주머니를 위 아래로 흔들어도 젤리가 나오지 않자 물 뚜껑을 열어 안에 들은 내용물을 다 쏟아내었는데, 메마른 아스팔트 위로 떨어진 것은 열기에 따끈히 데워진 물 이외에도 "투둑"하고 떨어진 젤리들이였다.
아직도 그 만족스런 표정의 교관과 완전범죄의 자신감이 무너져버린 동기가 서로 마주보던 눈빛이 잊히지가 않는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6 20: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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