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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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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7-12-10 08:48:03
7플에 관련해서, 정보의 기록과 전승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쉽게 없어지고 잃어버리게 됩니다.
당장 주변을 둘러보면, 중요한 기록이라고 생각되는 일기는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지만, 중학교 2학년때 필기하던 수학노트같은걸 가지고있는 분은 거의 없을겁니다. 같은 시기에 작성한 기록이라도 그 중요도에 따라 보존노력 여부가 달라지며, 보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기록은 쉽게 사라지게 되는거죠.
중요한 일기라고 하더라도, 할머니나 증조할아버지대의 기록만 되어도 거의 보존되지 않지요. 조선처럼 '이 역사를 꼭 후대에 남겨야 한다'라는 인식이 없다면, 중요한 기록이라도 시간이 지나며 보존필요성이 떨어지고, 쉽게 상하거나 잃어버리게 됩니다.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가 진실을 은폐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만, 사실은 조선 초의 기록이 지금까지 내려온다는게 훨씬 더 이상한 일입니다. 국가에서 관리한 실록 외에, 장영실이 그렸던 도면이나 업무관련 문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대에는 중요한 문서로 취급되었을 확률이 낮기 때문에 금세 잃어버렸을테고, 설령 잘 남아있었다 하더라도 양대 전란을 거치며 유실되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조선이 워낙 기록과 보존에 국가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던 탓에, 기록을 보관하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 감 잡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천출인 장영실의 집에서, 당대에 갑자기 사대부가의 기록 전승 문화를 갖기는 어려웠을거고, 개인기록이 남기는 더 어려운 환경이었을 겁니다. 또한 출신 뿐 아니라, 종사하던 분야도 천하게 취급되던 분야라 당대의 인식은 지금처럼 '대단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되고요. 거기에 기록이 현재까지 남아있기 어렵다는 점까지 생각해보면, '누군가 장영실을 미워해서 기록이 없어졌다'라는 추측보다 '그 당시 공학이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해서, 당대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장영실의 기록마저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 라는 추측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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