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사 세미나 제안서                                                                                                                                    

                                                                  무엇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인가, 그 최종적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위 물음에 대한 답은 결국 각자의 의식이 부여하는 것이겠으나 여럿이서 함께, 역사 속에 존재했던 사유모형들과 그 사회경제적 배경을 찬찬히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미)의식이 발 딛고 있는 맥락에 대하여 보다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참으로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각자의 답을 내리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제되지도 이해되지도 않은 개념을 남발하는 시대, 아름다움에 대한 몰역사적 헛소리들을 감별해낼 수 있는 시야를 기르는 것은 덤이겠습니다. 이것이 이 세미나의 목표입니다.

   방법은 표준도서 읽기입니다. 책이라는 물건은 1차 저작 - 2차 저작 - 3차 저작으로 나뉩니다. 저는 이것을 표준도서 – 원리서 – 세부서라고 배웠습니다. 표준도서는 그 영역의 전반을 아우르는 책, 원리서는 이론적인 내용을 담은 책, 세부서는 상세한 영역을 다룬 책입니다. 예컨대 자신이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 나타난 정치철학’을 주제로 정했다면, <<맥베스>>를 원전으로 두고 표준도서로서 프랭크 커모드의 <<셰익스피어의 시대>>(http://goo.gl/gYAgW )를 먼저 읽고, 원리서로서 앨런 블룸의 <<셰익스피어의 정치철학>>(http://goo.gl/SFzaT )을 읽은 다음, 세부서로서 논문집인 <<Shakespeare as Political Thinker>>(http://goo.gl/mSZq3 )를 주문하여 필요한 논문만 골라 읽는 것입니다. 이것이 올바른 공부의 순서이나, 표준도서부터 차근차근 읽고 정리해나가는 작업은 진득함을 필요로 할 뿐더러 섹시한 제목의 아주 세부적인 책들에 끌리기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한 가지 방법만이 있는 것은 아니나 표준도서와 원리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읽는 세부서는 읽었다는 사실 이외에 별다른 것을 남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가령 철학사와 니체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알지 못한 채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http://goo.gl/EmIKj )와 같은 책에 먼저 손을 대는 것은 멋있어 보이고 편한 일이겠으나, 그 책이 저자의 니체 해석일 뿐이라는 점을 잊게 되거나 그리하여 과신 또는 광신하게 되는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함께 읽으려 하는 책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http://goo.gl/GLa4r )입니다. 아시다시피 문학과 예술의 역사를 사회경제적 배경과 함께 다룬 표준도서로서 어려운 책이 아니고 긴 책일 뿐입니다. 혼자 읽어도 될 책을 함께 읽고자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진득하게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에 서로에게 공부하기를 공표함으로써 스스로에게 공부를 강제하여 끝까지 읽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2.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다른 (미)의식을 겸손한 자세로 공유함으로써 자신과 비교해보기 위함입니다. 참고도서로는 강유원/김용섭의 <<삶은 늘 우리를 배반한다>>(http://goo.gl/MZIua )가 있습니다. 이 책은 두 저자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공부한 결과물로서 각 시대의 예술을 철학의 관점에서 서술한 책으로, 각각의 예술이 기반을 두고 있는 사유모형들을 보다 명확하게 잡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매주 100여 쪽의 텍스트를 읽는 노력을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중언부언하자면 어려운 책이 아니고 긴 책입니다. 안암에서 주 1회 모임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의 진행방식에 대해서 생각한 바가 있으나 인원수에 따라 달라질 듯하여 준비모임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매 세미나 후에는 ‘신이 내린 음료’, 술을 마시긴 할 겁니다. 9월 초순에 준비모임을 한 번 가진 뒤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참여를 희망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늦어도 9월 2일까지 제게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 structuralize@gmail.com
  

- 세미나 순서 -

00주: 준비모임

1권 -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01주: 제1장 선사시대, 제2장 고대 오리엔트의 도시문화
02주: 제3장 고대 그리스와 로마
03주: 제4장 중세 (1/2)
04주: 제4장 중세 (2/2)

2권 - 르네쌍스·매너리즘·바로끄

05주: 제1장 르네쌍스
06주: 제2장 매너리즘
07주: 제3장 바로끄

3권 - 로꼬꼬·고전주의·낭만주의

08주: 제1장 로꼬꼬와 새로운 예술의 태동
09주: 제2장 계몽시대의 예술
10주: 제3장 낭만주의

4권 - 자연주의·인상주의·영화의 시대

11주: 제1장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1/2)
12주: 제1장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2/2)
13주: 제2장 영화의 시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21: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