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7월이고 여름인데 혹시 봉사활동에 관심있는 학우들 계시면 좋은 봉사활동기관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 씁니다. 개운사 근처에 있는 승가원이라는 곳인데요, 제가 여기 무슨 직원도 아니고 돈 받고 쓰는 것도 아니고 저는 그냥 일개 봉사자입니당. 사실 글을 쓰게 된 계기는요 제가 이제 봉사한지 딱 1년이 되기도 했고.. 또 요새 승가원에 봉사자가 조금 모자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려대 학우분들 중 혹시 관심 있으신 분 계시면..!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승가원은 장애아동복지시설이고요, 미성년자의 장애아들이 사는 곳이에요. mbc 다큐 "승가원의 천사들"의 승가원이 이 승가원이고요, 고펑님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셨던 곳이기도 합니다. (주방아주머니들이 "우리 종찬이"하시면서 기억하시더라고요 ㅎㅎ) 위치는 개운사 바로 옆이에요! 학교에 붙어있어요. 학교에서 거리상으로는 아주아주 가까워요.
승가원 봉사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노력봉사밖에 안 해봐서 노력봉사에 대해서만 쓰겠습니다. 교육봉사 같은 건 잘 몰라요 ㅎㅎ
<봉사 가능 시간>
개인봉사자는 평일에만 받는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단체봉사가 있거나 프로그램이 짜이거나 하는 것 같아요. 현재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3시즈음부터 6시쯤까지 봉사를 할 수 있어요. 그 전에는 승가원에 오셔도 아이들이 없어서 딱히 할 일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이 7월 말에 방학을 하면 오전봉사도 가능합니다. 7월 22일부터 방학이랬나..? 아이가 얘길 해줬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제가 처음에 들어갈 때 최소 1~2주에 한번 봉사 가능하시고 최소 6개월 이상 봉사 가능하신 분만 받는다고 그러시긴 했는데, 보면 더 짧게 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집이 지방이라 몇달 쉬어야 하고 그런 건 다 이해하시고요.
<봉사 대상 아이들>
승가원에는 남자아이들이 거주하는 햇님실, 여자아이들이 거주하는 달님실, 그리고 보통 봉사자들께서 봉사활동을 하시게되는 별님실이 있습니다. 햇님실과 달님실 아이들은 혼자 걷고 뛰고 잘 하기 때문에 딱히 봉사자가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별님실 아이들은 혼자 걷지 못하는, 장애정도가 가장 큰 아이들이에요. 대부분 지적능력이 낮은 아이들인데요,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손으로 잘 표현하는 아이들, 말을 하면 잘 알아듣고 반응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는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반응을 적게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보통 요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구요, 별님실에는 남녀 합해서 열다섯명정도의 아이들이 있어요.
<봉사 활동>
3시 15분~30분 쯤 정민학교 스쿨버스가 개운사 운동장에 아이들을 내려주면 휠체어를 끌고 승가원으로 올라옵니다. 들어오면 바로 아이들을 여자방 남자방 쪽으로 옮겨서 옷을 벗기고 씻길 준비를 합니다! 여자 봉사자는 여아들을, 남자 봉사자들은 남아들 목욕을 돕기 때문에 아청아청한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끔 똥귀저기같은 걸 마주하게 되기는 하는데요, 귀저기는 선생님들께서 갈아주십니다. 아이들을 벗기고 옮기고 씻기고 옮기고 입히고 옮기고 앉히고 머리 말리고 하다보면 한시간이 훌딱 지나갑니다.
5시 25분쯤부터 밥을 먹기 때문에 5시부터 저녁 먹을 준비를 합니다. 밥은 지하 주방에서 받아오고요, 아이들 목에 턱받이도 걸어주고 아이들 식판도 옮기고 씹기 쉽게 반찬을 잘게 자르기도 합니다. 아이들 밥을 먹여주고 물 주고 양치 해주고 하면 대충 일이 끝납니다. 선생님들께서 방 청소/걸레질을 부탁하실 때도 있고 설거지를 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6시 ~ 6시반쯤에 일이 끝납니다.
<장단점>
●장점
- 봉사하면 보람차고 뿌듯하고.. 이런건 당연한 얘기니까 생략할게요^_^
-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동안 실내용 휠체어같은 이너체어에 앉아있기 때문에 아이들 뛰어다니고 정신없고 이러진 않아요
- 아이들이 착하고.. 또 거의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라 "누나 왜이렇게 못생겼어 저 누나가 더 예뻐" 이런 말 듣고 상처받는 일은 없어요. 아이들 정말 착해요 진짜 예뻐요.
- 학교에서 정말 가까워요! 저는 수업끝나고 바로 갔다가 다시 끝나고 학교에서 놀고 그랬어요
- 봉사 동아리나 단체 소속으로 봉사를 하시기는 꺼려지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 봉사하기 딱 좋은 것 같아요.
- 봉사시간을 vms.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 봉사 시작할 때 아이디를 만들라고 하시더라구요. 작년에는 봉사시간이 한달에 한번씩 몰아서 업데이트가 되었는데 이번에 담당자분이 바뀌시고는 바로바로 업뎃해주시더라고요. 첨부파일 보시면 어제 봉사한 시간이 바로 올라와 있는 게 보입니당! 승가원 들어가면서 사무실에 들려서 직접 이름과 봉사 시작시간을 쓰면서 체크인하고, 나올 때 또 사무실에 들려서 종료시간을 쓰면서 체크아웃하는데 이 시간이 그대로 vms에 반영이 됩니다.
- 가끔 빠져도 괜찮습니다. 사무실에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하기는 하는데.. 가끔 시험 때문에 혹은 몸이 안 좋아서 무단으로 빠지거나, 그냥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원래 가기로 한 날이 아닌 날에 가기도 했는데 뭐라 하지는 않으시더라고요~ 오히려 시험기간에 가면 가끔 "봉사자님은 시험 안보세요?"하시더라고요. (첨부파일 보시면 저 기말기간에 거의 한달 안나간거 보여요ㅠㅠ)
- 3시~6시를 다 채우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학기중에는 수업 때문에 5교시 끝나고 후다닥 가서 3시 40분부터 하고 그랬어요. 중간에 일이 있으셔서 5시쯤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단점
-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인맥을 넓힐 수 있는 봉사를 하시고 싶으시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ㅠㅠ 보통 다른 봉사자분들하고 말을 나누긴 해도 번호를 교환하거나 승가원 밖에서 만나는 일은 없었어요.
- 힘을 좀 쓰셔야 합니다. 20~40kg대 아이들을 번쩍번쩍 들어 옮겨야 하거든요. 보통 아이 한명을 둘이 나눠 들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진 않습니다. 저 체력저질인 여학생인데요 제가 할 수 있으니까 다들 잘 하실거에요.
- 침을 흘리는 아이들, 밥 먹을 때 흘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끔 똥귀저기 냄새도 맡아야 합니다. 심하게 비위가 안 좋으신 분들은 힘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목욕하고 옷도 매일 빨아입기 때문에 위생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바닥도 소독용 알콜로 닦아요.
- 단점인지는 모르겠는데 승가원이 불교재단(?) 소속이에요. 여기 원장님이 스님이시고요. 그렇다고 봉사자나 아이들에게 불교적인 것을 강요하는 것은 본 적이 없고요, 승가원에서 "부처님"이라는 단어 자체를 딱 한번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게 걸리시는 분들은 유의하세용...
- 아이들 저녁이 진짜 맛있어보이는데 저희는 못 먹어요..... ㅠㅠㅠㅠㅠㅠㅠ
<봉사 시작은 어떻게..?>
전화하셔서 봉사하고 싶다고 하시면 아마 방문 시간을 예약을 하도록 해주실거에요. 그냥 방문을 하시면 봉사자 담당쌤이 안 계실 수 있으니 미리 전화를 하고 가시는게 좋아요. 전화번호는 02-921-6410 입니다.
쓰다보니까 글이 너무너무 길어졌네요!ㅠㅠ
승가원이 방송에도 나온 시설이고 그래서 여기는 봉사 하고싶어도 안받아주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으시기도 하던데요 (제가 그랬어요ㅠㅠ)봉사자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요!! 요새 특히 남자 봉사자가 부족하시대요ㅠㅠ 남자아이들 목욕은 여자 봉사자가 도울 수가 없거든요..그렇다고 여자 봉사자가 풍족한 것도 아니구요.. 작년에는 이맘때 봉사자 많았던것 같은데 요새는 없네요ㅠㅠㅠ
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쪽지나 댓글 주셔도 되구요! 봉사를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저는 그냥 일개 봉사자니까 저 말고 승가원에 한번 전화 걸어주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3:55: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