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구환경개선투쟁>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 설문조사를 시작합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우 여러분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 설문기간
① 오프라인 설문조사 : 4월 5일 ~ 30일
② 온라인(인터넷) 설문조사
-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 2014년 4월 5일 ~ 14일
- 고려대학교 포함 전 대학원 : 2014년 4월 15일 ~ 30일



설문참여주소 : http://goo.gl/xLY9F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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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환경개선투쟁을 시작하며 - 우리는 연구노동자입니다>

2010년 ‘반값등록금’ 이슈가 대학가를 뜨겁게 불태우면서 대학문제가 국민적인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진행된 대학의 신자유주의화, 대학 자체의 자본화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사립대학은 ‘등록금 장사’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등록금은 2000년에서 10년간 2배 가까이 상승하였으며, 국공립/사립대의 이월/적립금은 5배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대학들은 예산을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 한국대학은 명실상부 ‘대학자본’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학들의 치부행위가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생들의 처우, 특히 시간강사 문제 등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지닌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등록금이 ‘비싸다’는 현상 밑의 대학의 본질적인 문제(대학소유구조 및 운영구조)에 대한 접근은 외면받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원우들이 당사자로서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요원한 문제들입니다. 최근 고려대를 비롯하여 다수의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분을 대학원에 전가함으로써 대학원생들을 ‘봉’으로 취급하는 현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연구실과 지도교수와의 도제식 관계에 매여 있는 대학원생들이 학부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력과 이익협상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이용한 것입니다.

저희들이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문제는 대학원 자신의 처우문제와 인권문제입니다. 2012년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대학원생 13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원생들이 논문대필, 성폭력, 폭언 및 폭력, 개인업무 동원 등 교육권과 기본적인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현실이 폭로되자 일부 교수와 원우들은 전체의 문제로 매도하지 말라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대학원의 부조리 사건은 일부의 문제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문제는 언제나 공동체 ‘일부’의 구성원에 대한 차별, 폭력, 배제로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국 일부에서 일어난 인권침해는 ‘전체’ 원우들과 대학사회의 인권 및 윤리문제입니다.

다행히 연구 참여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일부나마 확산되었습니다. 또한 연구자 자신의 연구윤리와 인권의식을 함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2년의 문제제기 이후 연구공간 내의 인권문제가 상당부분 개선되었으리라 저희들은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학의 연구공간에서 발생하는 부조리가 단순히 개개인의 ‘의식함양’만으로 일소될 수 있을까요? 연구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건들은 언제나 ‘일부’의 사건으로 수면 위에 떠오르곤 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사건 이면에는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연구노동관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의 상당수는 조교 등 다양한 신분으로 교수와 대학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대학원생 등 연구보조인력의 노동에 상당부분 의존해야 합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 외에도 기업체 연구수주 등 연구실적을 쌓기 위해서도 대학원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학원생의 논문 게재 실적도 대학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은 이미 그 자체로 ‘연구노동자’입니다. 대학원생이 멈추면 대학과 대학의 돈벌이도 멈춥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원우들은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운 좋게 장학금을 받아도 직접 나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것이 대다수 원우들의 현실입니다. 교수의 개인적인 채근에 시달리는 경우에는 이마저도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환경개선 사업에서는 연구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중심으로 원우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자 합니다. 원우들에게도 근로자에 준하는 권리들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연구공간과 휴식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명확한 업무기준 없이 시간외 근무에 시달리는 관행을 멈춰야 합니다. 대학원생은 연구공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학비는 물론이고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근로에 대한 대가성 장학금'은 장학금 명목이 아닌 임금으로 지급되어야 하고, 대학은 고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연구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받지 않는 한,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원우들은 원자화-파편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문제의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모아내지 못한다면 대학문제 해결은 요원합니다.

올해 5월 1일 메이데이를 기해 연구노동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메이데이 전까지 원우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겠습니다. 노동자의 날인 메이데이는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휴일입니다. '우리는 연구노동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메이데이 하루 연구실, 과사무실, 실험실을 떠나 쉴 것을 제안합니다. 원우 아니, 연구노동자 여러분들과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09:11:13: